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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변화와 노동조합의 대응

신세대, 여성, 다문화 노동자 친화적 활동 필요

등록일 2018년12월05일 16시11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조은정 박사 / ㈜여성신문에서 재능기부 중


우리나라는 세계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른 나라다. 1970년대에는 출산율이 높다고 가족계획을 장려하는 온갖 정책을 폈는데, 불과 50년만에 세상에서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로 변경되었다. 1970년대에는 3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이 가장 많은 가구들이었고, ‘효’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였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독립해서 부모와 같이 살지 않으며, 노인들이 양로원에서 생활하는 서양에 대해 불효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의 노인들은 자식들과 살지 않길 원하며 자식들에게 ‘효’라는 말은 매우 낯선 단어가 되었다. 

 


 

불균형의 사회

 

우리나라의 노동조합은, 한국 경제가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발생했던 여러 가지 불균형 문제 중하나인 ‘노-사’간의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큰 역할을 해 왔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열악하고 위험한 근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고, 제대로 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노동자들이 힘든 것을 참고 열심히 일한 덕분에,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을 이루어 내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우리나라는 그 동안 제대로 해소하지 못 했던 불균형에 대해서,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가속화해서 하고 있다. 노사간의 불균형,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불균형, 기업과 소비자 간의 불균형, 권력을 가진 자와 그렇지 못 한 자 간의 불균형들이 계속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본인이 경험한 불균형을 다양한 수단을 통해서 여기저기에 쏟아 내고 있다. 바로 디지털 기술로 인해 가능해진 SNS와 그로 인해 소비자가 노력하면 집단의 힘을 조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노동조합에 신고하지 않아도 본인의 SNS를 통해 자신이 경험한 불균형을 어필할 수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이에 공감하고 동조하면 그 불균형은 사회 이슈화되고 언론, 정부, 정치, 경찰 무엇보다 사람들의 노력이 힘을 합쳐 그 불균형을 해결한다. 요즘 우리에게 가장 직통인 불균형 해소법은, 디지털 신문고인 ‘청와대 청원’이다. 
 

요즘 여야가 어떻고 남북이 어떻고 국회가 어떻고 하는 이슈는, 더 이상 국민들에게 특히 젊은 층에게는 절체절명의 이슈가 아니다. 그들에게 절체절명의 이슈는, ‘취업과 알바 구하기’, ‘불수능 후 논술에 대비하기’, ‘살 집 구하기’, ‘해외여행 가서 인생 사진 찍기’, ‘블랙 프라이데이 때 해외 직구하기’, ‘음주운전 처벌’, ‘미투와 불법촬영’, ‘일베와 워마드’ 등이다. 왜냐하면 국회나 남북문제는, ‘나의 생활’과 너무도 멀리 떨어진 영역이며 내 생활의 행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대학에서는 학생회가 제대로 조직되지 못 하는 경우도 많다. 학생회가 정치적인 이슈를 주장하면, 학생들의 생활 복지와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되고, 학생들이 그런 학생회를 위해 참여하거나 회비를 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 살펴본 여러 변화들이 한국의 노동조합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양한 영향이 가능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기존의 조합원과는 스타일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을 조합원으로 유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신규 조합원의 지속적인 유입이 점점 어렵게 되고, 앞으로 노동조합의 조직력을 강화하긴 어려울 것이다.


노동조합의 기존 조합원들은 주로 한국인, 기성세대이고 남성들이었다. 앞으로 노동조합이 고려해야 할 잠재 조합원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신세대이고 여성들이다. 게다가 요즘 외국인 인력의 한국 내 취업이 많아지니, 다문화 인력도 많아질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노동조합에 대해 기대하는 것은, 기존 조합원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앞으로의 가망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이 기존과 같은 명분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본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질적인 생활 복지에 더 관심이 있다. 그들은, 최저임금이나 임금인상 외에도 ‘근로환경의 복지’, ‘인격적인 대우’ 등에 관심이 더 많다. 우리나라의 소득격차가 크긴 하지만, 취업을 한 노동자라면, 최저 임금을 보장받기 때문에 적은 금액의 임금에 목숨 걸기보다는, 인격적인 대우를 받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휴가나, ‘워라벨’, 갑질이 없는 회사, ‘꼰대가 말도 안 되는 업무 지시를 하지 않는 직장’ 등에 더 관심이 많다.

 

 

여성은 여전히 기회의 불평등과 안전의 위험에 노출

 

그렇다면 여성들은 어떨까? 한창 한국 사회에 이슈가 되고 있는 ‘성희롱 없는 사업장’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 인력들은, 채용이나 인사 고과, 승진과 연봉 책정, 나아가 업무 커리어 등에서 남성 노동자에 비해 차별 없이 평등한 기회를 부여 받는 것에 대해 매우 관심이 높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여러 가지 불균형이 존재하지만, 그 중 남성과 여성 노동자 간의 불균형은 생각보다 심한 분야이다. 이 글을 남성이 읽는다면, 여성들이 느끼는 ‘기회의 불평등’, ‘안전의 위험’ 등이 얼마나 심한지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흔히 우리나라는, ‘남편이 아내에게 꼼짝 못 하는’, ‘아내가 늘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고 야단을 치는’ 그런 나라라고 하며, 여성들이 훨씬 권력이 세다고들 한다. 가정에서는 일견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가사노동의 통계를 보면, 남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며, 게다가 ‘아내가 할 일을 도와준다’는 자랑을 하는 남편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대부분이다. 맞벌이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직장으로 가면, 그 차별은 훨씬 더 심하며, 남자 상사와 남자 동료들의 성희롱은 거의 일상이다.

 
남성 독자들에게는, 가장 간단한 질문을 해 보길 권한다. “내 딸이 요즘 같은 우리 라에서 안전하게 차별 없이 잘 살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많이 느낄 것이다.  


앞으로 한국의 노동조합이 신세대, 여성, 다문화 노동자들에게 친화적인, 그리고 명목적인 활동이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실용적인 활동을 함으로써, 남녀 차별 없이 노동자의 복지가 향상되고 노동자들이 본인의 업무에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그 결과로 한국 경제는 다시 발전 동력을 얻을 것이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남녀 차별 없이 더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현재 한국의 노동조합을 주도하고 있는 남성들이 생각에서나 행동에서 변하길 기대해 본다. 현재와 같이 딱딱하고 보수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신세대나 여성들의 노동 복지를 위해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할 때, 많은 신세대 및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의 문을 두드릴 것이다. 

조은정 박사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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