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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의 권리 보호 방안 마련해야

26일,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불공정 사례 증언 및 제도 개선 토론회’ 개최

등록일 2024년06월26일 14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최근 몇 년 동안 산업구조 변화 및 기술발전으로 인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노동법에 적용을 받지 못해 사회안전망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이에 이들의 권리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노총과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이하 한국노동공제회)와 한국공인노무사회, 더불어민주당 이수진·김주영·이용우·임오경·박해철·박홍배 의원은 26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 불공정 사례 증언 및 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고,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다양한 불공정 사례들을 소개하며 이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많은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이 참석해 그들의 실태를 증언했다. 참석자들은 웹소설, 출판·디자인, CS강사, 스포츠강사, 마케팅, MC, 통번역 등의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로 각 업계의 ▲임금체불 ▲고용·산재보험 미보장 ▲몇 년째 바뀌지 않는 낮은 임금 ▲작가의 권익 침해 ▲중간업체의 과도한 수수료 등을 증언했다.

 

이어진 발제에서는 총 4명의 발제자가 법률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발제를 이어갔다. 먼저 박현호 프리랜서 권익센터 정책위원은 그동안 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법률상담 경과 및 분석을 발표하며, “최근 플랫폼을 통한 비정형 노동이 늘어나며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 제도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최소한 국민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정부의 전담 인력과 예산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조윤희 변호사(법무법인 이채)는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계약 관련 불공정 상담 사례와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조윤희 변호사는 “2023년 6월부터 1년간 한국노동공제회가 운영하는 프리랜서 권익센터에 접수된 법률상담 131건 중 85건(64.9%)이 불공정계약 관련 사례”임을 밝히며, “그만큼 계약 체결에 관한 문제가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불공정계약 문제 해결을 위해서 △프리랜서 계약을 서면 계약으로 체결하도록 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 및 법령, 정책도입 △계약 체결 시 해당 계약서에 근로자에 준하는 지위에 있는 프리랜서의 보호를 위한 규정 포함 △프리랜서의 노동권·건강권 보장을 위해 휴일·야간근로를 요구받지 않는 것 △정당한 사유 없는 일방적 계약해지 불가 등을 제언했다.

 

이어 김상현 변호사(법무법인 덕수)는 저작권 관련 불공정 상담 사례와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무단도용 등 저작재산권 침해 사례를 예로 들며 “현재 저작권법 제122조의2에 따라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설립되어 있으나, 개별 저작권자에 대한 단편적인 사례에 대해서는 시정권고 또는 시정명령을 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사례들도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특별사법경찰 또는 한국저작권보호원을 통해 저작권자의 신고·진정 제기만으로도 적극적으로 조사와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출판권 설정 계약 미체결 등 저작재작권 침해에 대해 “최근 문화관광부는 만화 분야 표준계약서 8종에 관한 제·개정안을 고시했지만, 만화 분야 외의 기타 창작 시장을 모두 포섭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존재한다”며 “기타 창작 계약 전반의 불공정성 역시 판단할 수 있는 더 넓은 범위의 표준계약서들이 각 유형에 따라 제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예람 변호사(법무법인 오월)는 미수금 관련 불공정 상담 사례와 제도 개선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곽예람 변호사는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프리랜서 권익센터에서 이루어진 상담 현황을 보면, 총 157건의 상담 내용 중 법률상담은 100건, 미수금 상담은 57건으로 이중 동일인을 제외한 131건의 상담이 진행됐고, 하나의 사안에 문제 유형이 중복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해보니 총 68건(전체의 51.9%)이 ‘보수 등 지급 지연’의 문제를 겪고 있다고 나타났다”며 “이는 여전히 미수금 문제가 상담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고 있음이 확인되며, 프리랜서들은 명백한 계약 관계에 따른 약속된 급여조차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미수금 문제의 특성으로 명확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거나, 계약상 대가 지급 의무의 주체가 불명확한 경우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계약서 작성의 경우, 분야별 표준계약서 및 계약서 작성 중요성에 대한 홍보와 더불어, 종속성이 강한 내용의 계약 체결 시 계약서면 작성을 의무화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것과 “대가 지급 의무의 주체가 불명확한 경우에는 최소 공공기관들의 용역 계약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불필요한 중간 업체의 개입을 방지하는 제도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또한, “사업체 폐업 시 프리랜서들의 경우, 임금체불로 인한 대지급금을 청구할 수 있는 근로자들과 달리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없어 문제가 됐다”면서 “일반적인 사업자에 비해 영세한 상황에 있고, 다른 사업체에 대한 종속성이 강한 프리랜서에 대한 입법상 보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 본부장은 “한국노총은 플랫폼·프리랜서 등 비정형 노동자들의 핵심적 보호방안으로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면서 “이와 더불어,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의 사회보험 적용, 최저임금 등 최소 노동조건 보장 등도 함께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토론 중인 류제강 한국노총 정책2본부 본부장

 

토론회에 앞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실업급여조차 받을 수 없는 플랫폼 노동자만 300만 명에 육박하고, 노동법상 계약해지로 인해 노예의 삶을 벗어나지 못하는 프리랜서는 무려 400만 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정확한 규모와 노동조건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는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노총은 그간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을 요구하며 이들의 최저 노동조건 보호를 위한 법안 마련에 주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뿐만 아니라, 사회보험 보장과 최저임금 적용 등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인사말 중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김동만 한국노동공제회 이사장은 “프리랜서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전속이 아닌 자유기고가’라고 나와 있어 언뜻 보면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인 작업단가 문제, 임금 미지급 문제 그리고 만연한 불공정 거래 관행 문제가 있다”며 “오늘 토론회가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의 고충 해소 및 권익 향상과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 인사말 중인 김동만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이사장

정예솔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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