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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상반기 최저임금 관련 한국노총 대응활동 평가 및 과제 

등록일 2018년09월07일 16시37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송명진 한국노총 정책본부 기획국장 

 

작년 최저임금 16.4% 인상결정 이후 최저임금 제도개선과제와 적정 수준은 뜨거운 사회적 논쟁의 주제가 되었다. 이는 작년 7월 이후 언론 보도량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경제지를 앞세운 보수기득권세력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과장과 왜곡보도로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정책을 공격하며 최저임금을 무력화하는 제도개악을 책동했다.  


그에 따라 작년 연말부터 산입범위 확대 등 제도개선 논의가 본격화됨으로써 올해 한국노총의 최저임금 대응활동은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기간인 5~7월에 집중되었던 예년과 달리 작년 말부터 연중활동으로 쉼 없이 이어졌다.


올 상반기 최저임금 대응활동은 산입범위 개악 대응활동과 2019년 적용 최저임금 협상활동으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평가해볼 수 있다. 

 


 

<산입범위 개악 대응활동 평가>

 

작년 말 최저임금위원회에 제도개선 6대 과제에 대한 전문가 TF 권고안이 제출되면서 올 초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핵심은 산입범위 개편방안이었다. 3차례의 전원회의와 추가적인 3차례의 소위원회에서 합의를 모색했지만 결론 없이 종료되었고, 국회로 공이 넘어가 결국 지난 5월 상여금뿐만 아니라 복리후생비까지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법개정이 이루어졌다.


상반기 최저임금 제도개선 논의과정에서 한국노총은 원칙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매 국면마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협상전술을 가지고 대응하였다. 환노위 내 노사정 사회적대화기구 설치 검토, 국회논의 중단 및 최저임금위원회 재논의에 대한 양대노총-경총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순발력과 정치력을 발휘하였다.


하지만 국회에서 최저임금법이 산입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 졸속개악됨에 따라 법의 재개정과 제도보완을 위한 총력투쟁에 매진하였다. 노총은 최저임금위원 사퇴 및 대통령 거부권 행사촉구, 헌법소원청구 등 다양한 투쟁전술을 선도적으로 펼치며 정부와 여당을 압박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6월 이후 최저임금법의 즉각적 재개정을 관철하기 어려운 객관적 상황과 최저임금 협상 참여를 통한 지속적 인상의 중요성에 대한 판단에 따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책협약을 매개로 최저임금 제도개선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

 

<2019년 적용 최저임금 협상 평가>

 

한국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최저임금위원회 복귀를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계의 연대와 공조를 위해 참여시기까지 연기하였으나, 민주노총의 참여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7월 초부터 최저임금위원회 협상에 복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하였다. 


노동계 1차 요구안으로 기존 요구안인 1만 원에 산입범위 확대 영향분을 포함시킴으로써 산입범위 확대의 문제를 다시 여론화하는 한편 결정기준에 반영되어야 함을 분명히 하였다. 사용자위원들은 업종별 구분적용을 끈질기게 요구하였으나 7월 10일 부결되자 이에 반발해 퇴장하여 이후 전원회의에 불참하였고, 한국노총은 사실상 협상최종일인 7월 13일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며 최저임금 1만 원 공약 이행을 압박했다.


7월 13일 밤 10시경 사용자위원들의 최종 불참 입장을 확인한 후 본격적인 최저임금수준에 대한 심의가 시작되면서 공익위원안(인상률 10.9%)이 제출되었다. 노동자위원들은 공익위원안이 상향수정될 가능성이 없음을 확인한 후,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대한의 인상수준을 지키면서도 대통령 공약 이행에 필요한 최소 인상수준을 명확히 하기 위해 노동자위원안과 공익위원안으로 표결처리에 참여하기로 하였고, 표결결과 8:6으로 공익위원안인 시급 8,350원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었다. 비록 대통령 스스로 공약 이행이 늦춰지게 됐음을 시인하는 수준이긴 하나 10%대의 인상률을 달성함으로써 지속적인 최저임금 인상의 기반은 확보할 수 있었다.


총론적으로, 노동조합운동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반발을 넘어 경제사회개혁에 근본적으로 저항하는 기득권세력의 반격에 전략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 있어 한계를 드러냈다.


작년 최저임금 인상결정 이후 소상공인, 영세자영업자의 불만과 저항이 확대되고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불리한 여론지형이 형성된 조건에서, 최저임금 인상 요구는 산입범위를 둘러싼 ‘을과 을의 대결’ 구도에 가로막혔다. 양대노총 공히 ‘을과 을의 연대’로의 국면전환을 모색하였으나 종합적인 전략과 자원의 부족으로 구호를 넘어선 의미 있는 실천을 조직하는데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최저임금 협상직전까지 산입범위 문제에 발목잡혀 국회개악저지활동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으며, 최저임금 속도조절론도 효과적으로 방어하지 못한 채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 실현이라는 대통령공약의 사실상 파기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국회 이관시 여야합의과정에서 더 불리하게 개악될 것이 분명히 예견된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에서의 사회적 합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은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을과 을의 연대’라는 노동조합운동의 대안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확대되었고 이러한 정책방향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하반기 보다 실제적인 공조와 연대를 적극 실천해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이 기업과 보수언론에 의해 과장, 왜곡되고 최저임금인상기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대되면서 정부여당 내부에서 시장주의와 기회주의가 발호하고 ‘속도조절론’이 대두되며 ‘소득주도성장론’이 고립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수단이 동원되지 않아 최저임금 인상정책에 과도한 부하가 걸린 한편 원하청관계, 분배구조의 신속한 조정이 추진되지 않으며 혁신성장은 소득주도성장에 기반하지 않고 과거 보수정부의 규제완화와 대기업우선 정책과 차이 없는 성장정책으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영역에선 적폐청산 등 개혁기조를 취하면서도 경제영역에선 친기업주의, 자유시장주의와 같은 보수적 입장을 취하는 청와대, 정부 관료 및 여당정치인들의 한계가 최저임금 논쟁을 계기로 현 정부 경제사회정책의 우경화 경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사회개혁 위한 사회적 전선 구축해야

 

노동운동은 최저임금 논쟁을 계기로 나타난 정세와 역학관계 변화를 직시하며 운동전략과 방식을 새롭게 점검해야 한다. 제도개악에 대한 개별적이고 수세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갈등과 대결을 합리적 분배와 공정한 경제구조 실현을 위한 경제민주화투쟁으로 확전함으로써 경제사회개혁을 위한 사회적 전선을 튼튼히 구축해야 한다. 역량타산과 피아 구분 없는 관성적인 투쟁만능주의, 조직력과 대중운동에 근거하지 않는 정치의존성은 경계 대상이다. 


돌아보면 노동조합운동이 동원할 수 있는 전략적 자원은 결코 적지 않다. 양극화해소와 노동권 증진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도 크게 약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종합적 전략과 조직적 동의, 사회적 연대에 기초해 사회개혁과 경제민주화 운동을 선도할 때 노동운동은 노동존중사회와 소득주도성장을 현실화시켜낼 수 있다. 한국노총은 올 하반기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서 더 나아가 경제민주화를 위한 조직적 실천과 사회연대에 있어서도 보다 주동적인 역할을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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