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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자랑스럽다

박희숙 <교과서 속 구석구석 세계명화> 저자, 화가

등록일 2022년12월08일 13시16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노부모의 상경>


1894년, 캔버스에 유채, 모스크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소장

 

도시 노동자로 살면서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젊은 남자를 그린 작품이 K.V.레베데프(1852~1916)의 <노부모의 상경>이다. 화면 중앙 붉은색의 티셔츠를 입은 젊은 남자를 노부부가 바라보고 있다. 젊은 남자가 입고 있는 앞치마와 얼굴, 그리고 소매를 걷어 올린 팔에도 기름때가 묻어 있고 구두는 낡아 앞이 벌어져 있다. 젊은 남자 앞에 서 있는 늙은 남자의 가죽옷은 여러 군데를 수선해 얼룩져 있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여인의 옷 역시 때로 인해 본래의 가죽색이 보이지 않는다.

 

문 위 지붕에는 눈이 가득 쌓여 있다. 세 사람 뒤에는 구두 수선집과 레스토랑 간판이 걸려있는 건물의 입구가 보인다. 좁은 골목과 붙어 있는 건물, 그리고 간판은 그들이 서 있는 장소가 도시라는 것을 나타낸다. 낡은 가죽옷을 입은 노인들은 가난한 시골 농부 출신이라 것을 의미하며, 아들을 보기 위해 상경했다.

 

덧댄 가죽과 때로 반질반질한 옷은 오랫동안 입었던 옷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가난한 농촌의 현실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붉은색 옷은 젊은 남자의 열정을 나타내지만, 떨어진 옷은 남자의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 남자 뒤, 아귀가 맞지 않는 문은 열악한 노동 환경을 상징한다. 문 아래 작은 도랑은 남자가 일하는 곳이 작은 섬유 공장이라는 것과 남자의 직업이 직공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남자의 낡은 구두는 도시 노동자로서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부부의 옷차림과 달리 젊은 남자의 반 팔 옷차림은 열기로 가득한 작업 환경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 작품에서 아들을 바라보고 있는 아버지의 표정이 굳어 있는 것은 도시로 일하기 위해 고향을 떠난 아들에 대한 불만과 농부로서의 자부심을 나타낸다.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가 아들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도시에서 고생하고 있는 아들에 대해 안쓰러움이다. 어머니가 두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은 아들을 고향으로 데려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리킨다.

 

하지만 아들이 아버지를 가리키는 손과 얼굴은 가난한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의 표현이다. 또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노부부와 아들의 옷차림이 다른 것은 농촌과 도시의 삶의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종잣돈>


1910년, 캔버스에 유채, 뱅크오브아메리카 컬렉션

 

통장을 보는 행복한 젊은 부부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 에버트 풀러 그레이브스(1859~1936)의 <종잣돈>이다. 젊은 부부 뒤로 은행 간판이 문 앞에 걸려있고, 창구 앞에 서 있는 남자가 돈을 세고 있다. 젊은 남자와 여자가 통장을 바라보면서 웃고 있고 그들을 강아지가 바라보고 있다. 강아지는 전통적으로 부부의 충절을 상징하는 상징물로 젊은 남녀가 부부라는 것을 나타낸다. 10시 5분을 가리키고 있는 벽시계는 부부가 일찍 은행을 찾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부는 저축 액수를 확인하고 있으며, 통장을 잡은 부부의 손은 두 사람이 함께 일해서 번 돈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은행원이 세고 있는 돈은 젊은 부부가 은행에 맡긴 돈이다. 돈의 두께가 얇은 것은 부부가 적은 돈이지만 저축에 힘 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 남자의 낡은 구두와 하얀 구두코는 농부라는 것과 가난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젊은 부부 뒤 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이 들고 있는 통장은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자의 양복과 여자의 분홍색 드레스는 은행을 오기 위해 한껏 멋을 냈다는 것을 나타낸다.

 

 

<집을 떠나며>


1954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힘들게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자식이 대학을 갈 때다. 대학 학비가 무리일지라도 자식을 대학에 보낸다는 것은 부모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먼 곳에 있는 대학에 자식을 보내는 부모의 마음을 그린 작품이 노먼 록웰(1894~1978)의 <집을 떠나며>이다.

 

청재킷과 청바지를 입은 늙은 남자가 입에 담배를 문 채 땅을 바라보고 있다. 옆에 앉아 있는 청년은 베이지색 양복을 단정하게 입고 먼 곳을 응시하고 있다. 청년의 다리 사이에는 여행용 가방이 놓여 있으며, 가방 위에는 몇 권이 책이 가지런히 포개져 있다.

 

철로는 늙은 남자와 청년이 앉아 있는 곳이 기차역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청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모자를 들고 있는 늙은 남자의 행색은 농부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담배를 입에 문 채 땅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평생 노동한 곳이 땅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이 작품에서 여행용 가방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책들은 청년이 대학생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소재다. 그가 아버지와 달리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은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노먼 록웰은 아들을 배웅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통해 세계 2차 대전 이후 삶의 가치를 중요시하던 미국 사회를 나타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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