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맨위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노동자들

박희숙 <교과서 속 구석구석 세계명화> 저자, 화가

등록일 2022년03월31일 13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버스나 지하철, 철도 등 대중교통이 잘 발달한 나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에서는 정확한 시간 때문에 소득과 상관없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노동자들이나 학생들이었다. 노동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삼등 열차


1863~1865년, 캔버스에 유채, 뉴욕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 소장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노동자들을 그린 그림이 도미에의 <삼등 열차>이다.

 

작은 창문 사이로 삭막한 풍경이 보이고, 정면 긴 의자에 앉아 아이에게 열심히 젖을 먹이고 있는 젊은 엄마와 그 옆에는 노파가 있다. 노파 옆에 앉아 있는 아이는 노파에 기대어 잠들어 있다. 젊은 아이 엄마와 노파와 등을 맞대고 있는 모자 쓴 남자는 앞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고, 옆에 앉아 있는 남자는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 돔 형태의 천장과 작은 창문 그리고 긴 의자는 철도라는 것을 나타내며, 많은 사람이 타고 있는 것은 삼등 열차라는 것을 의미한다.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열차는 일등, 이등, 삼등 열차로 나누어졌으며 요금에 따라 열차 환경이 달랐다.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다는 것과 편하지 않은 의자는 가격이 싼 삼등 열차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면에 보이는 노파와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젊은 엄마 그리고 노파 옆에서 기대어 잠들어 있는 사람들은 가족들이다. 3대가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모습은 가족 간의 정을 암시한다. 노파의 표정은 어둡고 무릎 위에 놓여 있는 바구니 손잡이를 꼭 잡고 있다. 노파의 어두운 얼굴은 피곤한 삶을 의미하며, 바구니는 도시락을 나타낸다. 당시 노동자들은 점심을 사 먹을 여유가 없어 바구니에 도시락을 담아 가지고 다녔다. 젖을 물리고 있는 엄마가 아이를 바라보고 있지만 무표정한 얼굴은 아이에 대한 애정보다는 고단한 삶을 나타낸다. 노파 옆에서 졸고 있는 소년은 바지에 손을 넣고 있는데 이는 추운 날씨라는 것을 보여주며, 난방이 되지 않는 열차 환경을 드러낸다.

 

노파가 딸과 소년 사이에 앉아 있는 것은 딸이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것을 소년이 방해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마음을 암시한다. 소년 옆에 있는 커다란 상자는 무거운 짐을 가지고 열차에 탔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파 뒤에 낡은 중절모를 쓴 남자는 가난한 노동자라는 것을 나타내며, 그를 중심으로 여러 사람들이 마주 보고 있는 것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들의 웃음기 없는 얼굴들은 현실의 고단함을 더욱더 강조하고 있다. 중절모 남자 옆에 앉아 있는 소년의 가벼운 미소는 삶의 비참함과 고통을 마주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노레 도미에<1808~1879>의 이 작품에서 젊은 엄마 뒤에 실크햇을 쓴 남자는 중산층을 의미하며 도미에 자신이다. 그는 19세기를 상징하는 열차를 매우 좋아했다. 요금에 따라 구분되는 열차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을 관찰해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림으로 당시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도미에는 이 작품에서 삼등 열차의 암울한 분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갈색톤의 색조를 사용했으며, 인물들의 무표정이나 찡그린 얼굴로 도시 빈민 노동자들의 현실과 고단함을 표현했다. 도미에는 프랑스 사실주의 화가로서 판화가이자 조각가였다. 그는 19세기에 신문에 게재되었던 풍자적인 캐리커처로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버스


1929년, 캔버스에 유채, 멕시코시티 돌로레스 올메도 소장

 

철도 노선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있기 때문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어렵다. 노동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은 버스로 도시나 농촌 곳곳 어느 곳에서도 접근이 편하다.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도시 노동자들을 그린 작품이 프라다 칼로의 <버스>다.

 

긴 의자에 앉아 바구니를 팔에 낀 여자, 멜빵 청바지를 입은 남자,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인디언 여자와 옆에 어린 소년 그리고 모자를 쓴 중산층 남자와 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앉아 있다. 칸막이 뒤로 건물이 보이고 굴뚝에는 검은색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다. 건물 옆 도로 옆에는 가로수가 길게 늘어서 있다. 칸막이와 긴 의자는 버스를 나타내며, 왼쪽 여자의 옆에 문이 달려있다. 당시 버스 바닥은 나무로 되어 있었다.(우리나라도 60년대까지 버스 바닥이 나무였다.)

 

바구니를 들고 있는 여자는 가정주부를, 멜빵 청바지에 연장을 들고 있는 남자는 노동자라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여자는 인디언 전통 복장을 입고 있으며, 맨발은 가난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인디언 여자가 밖에 풍경을 보기 위해 무릎을 꿇고 있는 어린 소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두 사람이 모자 사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인디언 여자 앞에 있는 커다란 보자기는 물건을 팔기 위해 버스를 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구니를 들고 있는 여인은 시장을 가기 위해서 버스를 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른쪽 중절모를 쓴 남자는 중산층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다소곳이 앉아 있는 젊은 여성의 스카프는 멋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이 작품에서 주부, 노동자 등등 버스 의자에 앉아 있는 인물들은 멕시코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을 보여주고 있으며, 배경의 건물이나 도로, 가로수, 공장 굴뚝은 다양한 인물들의 직업을 설명한다.

박희숙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인터뷰 이슈 산별 칼럼

토크쇼

포토뉴스

인터뷰

기부뉴스

여러분들의 후원금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듭니다.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현재접속자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