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했던 ‘한국노총 회원조합 정책‧국제 담당자 공동워크숍’이 방역지침을 준수한 가운데, 12월 1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시작됐다.
한국노총의 주요 정책과 국제활동 계획을 공유하고 앞으로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이번 워크숍은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 및 정책본부 간부들과 회원조합 담당간부 30여명이 참석했다.
워크숍 1일 차에는 ‘기후대응과 정의로운 전환 방안 모색 토론회’를 열고, 해외사례를 차례로 들은 후 한국의 현황과 개선 방향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제를 맡은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탄소배출이 기후 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선진국을 중심으로 탄소중립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구조 대전환은 노동의 희생이 예견될 수밖에 없다”며 “탄소 중립이 일자리 감소를 불러온다고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력을 만들 수도 있기에 노동조합은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희생자 없는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발제중인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이어진 발제에서는 영국과 독일, 캐나다, 남미, 호주의 정의로운 사례 등을 차례로 발표하며, 해외 사례의 시사점으로는 “정부의 독자적인 의지만으로는 부족하며 이해관계자 간의 투명하고 충분한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며 “형식적인 사회적 대화가 아닌 모든 수준(중앙, 산별, 기업별)에서 주제를 정해 추진하여 사회적 협약 또는 단체협약 등의 방식으로 합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위원회가 설립됐지만, 정의로운 전환의 내용을 보면 구체성이 떨어져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며 △이해관계자의 참여 확대 △최소한 전체 위원의 10%가 참여해 주요 이해관계자가 소외되지 않게 할 것 △정부가 제출한 ‘공정한 노동 전환 지원방안’ 원점 재검토 후 사회적 합의 및 지원방안의 구체적 명시 필요 △탄소중립 정책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노동자만이 아닌 지역차원의 대책도 함께 수립할 것 등을 제언했다.
△ '기후대응과 정의로운 전환 해외사례 발표 및 시사점' 발제를 듣고 있는 워크숍 참석자들
워크숍에 앞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통한 사회적 논의와 법제도 개선으로 구체적인 활동을 전개하는 선도국가가 많지만, 우리 정부는 수량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향 이외에는 산업전환시 나타날 수 있는 일자리 영향 예상과 해결 방향 등 정의로운 전환의 문제의식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 인사말 중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특히 “탄소중립위원회에 노동계 참여는 저 혼자뿐”이라며 “노동계 참여를 형식적인 것으로만 한정하는 모습과 기후위기 대응 주체로 인식하지 않고, 지원과 보상이라는 시혜적 관점에 머물러있다”며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워크숍을 계기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녹색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동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며 대안을 제시해 나갈 수 있는 의지를 표명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