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노동정책 처리 영향력이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15 오전 한국노총회관 6층 대회의실에서 ‘주요 정당의 노동정책 수렴도 및 참여구조 비교분석 토론회’를 열고, 노동정책 처리 영향력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새누리당)보다 ‘노동계가 지지하는 정책’을 처리할 수 있는 영향력 점수가 20대 국회에서는 3.6배, 21대에서는(2021년 3월30일까지의 기준) 3.2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의당은 의석수 대비 친노동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애초에 의석수에 현격한 차이가 있어 거대 양당과 비교해 노동계가 지지하는 정책을 처리할 수 있는 영향력 지수가 낮은 편으로 나왔다.
▲ '주요 정당의 노동정책 수렴도 및 참여구조 비교분석 정책토론회'가 15일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정혜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과 송태수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공동으로 20대·21대 국회의원들의 법안과 주요 3당 내 노동 지분을 분석해, 어느 당이 노동의 이해를 더 반영하고 정책을 처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는지 밝히는 연구를 진행했다.
정혜윤 연구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3당 중 입법 점수 및 중앙당 내 노동기구에서 점수가 높게 도출된 것은 상대적으로 노동계가 요구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비율이 높고, 당 내 노동지분의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적 수치로 의석수 대비 정의당에 비해 국회의원 1인이 노동계 요구를 투입하거나 반영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진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전제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 이후 산입범위 확대 법개정 사례에서 보듯이 정당 내에서 이해당사자 집단의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대안을 만들기보다, 정당이 청와대 위성조직처럼 움직이면 제대로 된 노동존중 정책을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노동입법 영향력 지수와 정책과제'를 발표중인 정혜윤 연구위원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에 비해 중앙당 노동부문 기구가 형식적인 경우가 많았다”면서 “상대적으로 환노위나 노조 출신 의원들이 괜찮은 법안을 발의해도, 아예 노동법 취지를 무시하는 법안을 발의하거나 반노조·노동배제적 법안을 발의하기 때문에 입법 점수가 의석수 대비 낮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표적으로 21대 국회에서 ▲근로시간 규정 위반 벌칙 삭제 ▲외국인노동자 최저임금 미적용 ▲공무원 정치활동의 규제와 처벌 강화 ▲노동조합 활동 사용자의 대항권 인정 및 처벌 규정 삭제 ▲쟁의사업장 파견 대체 노동 가능 ▲교원노조의 정치활동 금지 및 문제시되는 노동조합 해산 등 사실상 노동조합 활동이나 노동법의 기준 자체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지적했다.
정의당에 대해서는 “진보정당이라는 위상에 비해 당 내 ‘중앙당 노동지분 지수’가 낮아 노동의 이해를 정당으로 투입하거나 반영할 수 있는 루트 자체가 취약한 편”이라고 밝혔다.
송태수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정당별 노동지분과 노동조합의 정치활동 – 델파이조사결과를 중심으로’이라는 연구에서 주요 3당의 노동부문 공통기구와 특징적 기구의 영향력을 상대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 '정당별 노동 지분과 노동조합의 정치활동'을 발표 중인 송태수 교수
송 교수는 “노동조합이 입법 과정 개입에서 효과적으로 ‘입법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조합 스스로 대 국회 및 정치활동 관련 일관된 의사결정 체계를 수립·결정할 수 있는 정치적 리더십 형성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노동조합의 7가지 과제로 △한국노총형 의원별-정당별 평가 TF 출범 △노동조합 출신의 조직적 공직후보자 진출 △정당 내 지분 확장 △정당 간 연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주요 3당의 과제로는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위성조직이 아니라 통치정당이라는 책임성 강화’, 국민의힘은 ‘민주주의 규범에 맞지 않는 노동배제적 및 반노동 방향과 이념 변화’, 정의당은 ‘정당의 사회적 기반 강화를 위해 중앙당 노동부문 역할과 위상 강화’ 등을 제안했다.
토론회에 앞서 김동명 위원장은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수많은 노동자들과 특수고용노동자 및 자영업자 등 일하는 시민들의 삶이 위기이지만, 정작 대선에서 노동의제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정치가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제대로 다루고, 일하는 사람들을 존중받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장은 “당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전국노동위원회에서 현장의 고충을 정치의 영역에서 해결하고, 원내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과 현안을 공유해 상임위별 해결방안을 모색해왔다”며 “노동존중이 선언과 메시지만으로 끝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응호 정의당 노동위원장은 “거대 양당이 일방적으로 정의당을 배제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배제하는 결과를 야기하하고 있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 과정을 반면교사 삼아 노동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노동자와 더 연대해 국회와 거대 양당을 견인하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박상훈 한국노총 정치자문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김윤한 더불어민주당 노동대외협력국 국장, 신석호 정의당 노동사회연대본부 선임국장, 한귀영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이영주 노동문제연구소해방 연구위원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