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은 2016년 8월 24일 일본 교토에 위치 한 단바 망간 기념관에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를 추모하기 위해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건립했다. 단바 망간 기념관은 일본 내에 유일하게 강제징용의 역사를 기록·전시하고 있는 곳으로 강제징용 노동자 故 이정호씨가 사비로 부지를 매입하고 갱도, 함바 등을 복원해 운영했다. 현재는 아들인 이용식 관장과 가족들의 헌신으로 근근이 유지되고 있으나, 작년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방문객을 받을 수 없어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2017년 8월 12일에는 강제 동원의 상징적 공간인 한국 용산역 앞에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상이 건립되었다. 70년 만에 처음으로 노동자의 힘으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세워진 이후 인천, 부산 등 전국 곳곳에 건립되고 있다. 노동계는 강제징용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3.1절, 광복절 등에 용산역을 찾아 추모하고 있다.
△ 온라인으로 진행된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 합동 추모행사
앞서 양대노총은 2014년 강제징용 노동자의 발자취를 찾아 일본을 방문했다. 여기서 1945년 8월 24일 조선으로 향하던 강제 징용 조선인 노동자 수천 명이 탑승한 우키시마 호가 침몰했고, 인근 마이즈루에 살던 일본주민들이 ‘순난자 추모비’를 세우고 해마다 추모행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양대노총은 우키시마호 침몰 피해자들을 위해 수십 년간 추도식을 개최해온 어촌주민들을 보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후 노동계는 매년 8월 24일 마이즈루 만을 방문하여 추도식에 공식적으로 참여해 왔다. 조그만 어촌마을에서 기억과 화해, 그리고 평화의 미래를 가꾸어 온 것이다. 그 정성이 바로 호혜평등한 한일관계, 동북아시아 평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편,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2018년 한국 대법원에서 강제동원에 대한 배상을 판결 받았다. 하지만, 이 기쁨도 잠시 일본의 무역보복조치가 이어지고, 한국도 지소미아 연장 파기를 선언하는 등 한일관계는 최악의 경색 상황으로 치달았다. 얼마 전에는 법원에서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뒤집어 각하 판결을 내렸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진실한 사과와 반성 없이는, 한일관계의 경색 국면은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일본은 군사대국화를 추진중이고, 한국 또한 한미일 연합 훈련이라는 미명하에 공동훈련을 벌이고 있다. 평화를 사랑하는 한일 양국 시민 모두의 관심과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은 재일동포 지원을 위한 성금을 모금해 한국노총에 전달했다
이러한 정세속에서 무엇보다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은 재일동포들이다. 아직도 많은 재일동포들은 한글을 공부하고 한복을 입으며 조선의 문화를 지키고 있다. 미궁에 빠진 한일관계 속에서 역사 정의 실현을 위해 묵묵히 희생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재일동포에 대해 일본 정부는 차별과 소외정책을 펼치고 있다. 많은 민족학교가 비인가학교로 재정 악화와 민족적 차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제동원 사료관 등이 화재와 폭설 등으로 훼손되었지만, 비용이 없어 복구조차 더딘 상황이다. 또한 우토로 마을 등 재일동포 집단 거주지에 대한 연대도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일본방문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올해는 9월 9일 온라인으로 <일제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 합동추모행사>가 열렸다. 노동계는 추모행사를 통해 강제동원역사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지속적으로 재일동포지원사업을 할 것을 결의했다.
특히 한국노총은 ‘단바기념관을 살리자, 역사를 지키자’라는 기치로 2019년 11월 단바망간 기념관 이용식 관장 초청 후원행사를 개최하고, 강제징용의 역사를 널리 알린 바 있다. 암울한 국면에서도 노동자가 앞장서서 강제동원의 역사를 기억하고, 연대의 마음으로 평화와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