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서서 처음으로 한국노총 공공노동자들의 대정부 투쟁이 막을 올렸다.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협의회(이하 ‘한공노협’)는 8월 18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반기 대정부 공동투쟁 돌입을 선언했다. 한공노협은 한국노총 산하 공공노련, 금융노조, 공공연맹 산하 약 200개 노조, 30만 공공노동자가 가입되어 있다.
한공노협은 2020년에 설립되었으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공기관위원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원활히 하고 정부의 공공부문 정책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한공노협은 정부의 일방적인 공공기관 탄압정책에 맞서기 위해 8월 12일 대표자 회의에서 공공노동자 6대 요구사항을 확정하고 하반기 투쟁계획을 결정하였다. 공공노동자 6대 요구사항은 ▲LH 혁신안 철회 ▲노동이사제 도입 ▲혁신지침 철회 ▲임금체계 개편중단 ▲경영평가제도 개선이다.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공공기관은 선심성 공약을 수행하여 왔으며, 정부정책 실패를 오롯이 공공기관 노동자가 책임져 왔다. 그 핵심에는 공공기관을 감독 관리하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있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 정상화 정책을 시행했다. 기획재정부는 전 공공기관의 복지제도를 조사 후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강제적인 노사합의를 강요하였다. 또한 언론을 활용하여 공공기관을 철밥통과 방만경영으로 모는등 전방위로 압박했다. 공공기관의 모든 복지제도는 폐지되었고 단체협상은 철저히 유린당했다.
하지만 성과연봉제 확대는 공공기관 노조의 거대한 투쟁에 결국 철회되었고 박근혜 정부는 탄핵의 길로 가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해 힘차게 시작하였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실현을 주요한 지표로 삼았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발표한 2대 지침을 철회하였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공기관위원회에서 2020년 11월에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에 노정합의를 했다.
그러나 올 3월 LH의 부동산 투기의혹 이후 기재부는 부동산정책 실패를 LH를 비롯한 공공기관에 전가하는 구태한 행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기재부는 3. 29일 LH기능 조정·축소, 민간·타기관 이양 등을 발표하였으며 정부합동으로 6.27일 LH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 혁신방안에는 부동산가격 안정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직무급제 도입과 복지축소가 포함되었다.
또한 기재부는 지난 7월 2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공공기관의 혁신지침 개정”을 통해 공공기관의 사내대출제도를 변경하였으며 8월 2일 업무협조문을 통해 9월 2일까지 사내대출제도를 개정토록 지시하고, 경영평가에 반영한다고 했다. 기재부는 6월에 2020년도 경영평가결과 오류발표에 대한 셀프처방으로 경영평가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을 발표하였지만, 사내대출제도에 대해 또 경영평가라는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이와 함께 기재부는 겉으로는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중적인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합의사항인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직무급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있지 않다. 또한 경영평가반영이라는 문구 하나로 노동 3권을 유린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사내대출제도는 총 340개 기관 중에서 66개 조직에만 있는 제도로서 기관의 재무구조, 근무형태 등을 고려하여 오랫동안 노사간 협상을 통해 만들어진 단체협약 사항이다.
따라서 단체협약의 일방적 개정지시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중 단체교섭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공정과 거버넌스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이다. 기재부는 공공기관의 자율적인 노사관계를 인정하여야 하며, 경영평가를 통해 공공기관을 통제하고 운영하겠다는 방식을 당장 버려야 한다. 공공노동자 6대 요구사항을 즉각 이행하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공노협은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하고 하반기 대정부투쟁을 시작했다. 8월 18일~19일간 국회,청와대 앞에서 회원조직 대표자들의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또한 8월 23일에는 기재부 앞에서 공공투쟁선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8월 24일부터 9월 3일까지 2주일간 매일 기재부 앞에서 공공노동자 6대요구 사항 관철을 위한 피켓시위 및 릴레이 선도투쟁 집회를 했다. 9월 초부터는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과 총력투쟁 등 단계적으로 투쟁수위를 높여 갈 계획이다. 단결!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