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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O,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인간중심의 위기극복” 글로벌 액션 촉구

제109차 총회서 코로나 극복 결의문 채택

등록일 2021년07월30일 09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이인덕 한국노총 정책2본부 부본부장

 

“코로나 위기 중에 심화된 불평등을 철저하게 시정하지 않는다면 청년과 여성 등 코로나의 영향에 더욱 취약한 집단과 세계 대부분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는 중소영세기업에게 장기적인 상처를 남길 위험이 있다.” - 가이 라이더(ILO 사무총장)

 


▲ 온라인으로 진행 된 제109차 ILO 총회(사진 출처 = ILO)

 

‘인간 중심의 위기 극복’ 글로벌 대응 결의

 

2년 전, 창립 백주년을 맞이해 ‘일의 미래를 위한 백주년 선언’을 채택하고 앞으로의 백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던 ILO(국제노동기구)가 1년 만에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작년에는 ILO총회가 개최되지 못했고, 올해에도 화상회의로 진행되는 데 그쳤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개최된 이번 총회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글로벌 대응이었다.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총회에 제출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취약계층에 더욱 심각한 영향을 미쳐 불평등을 보다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 이주자, 저숙련 노동자와 피해업종 노동자들은 훨씬 더 많은 고통을 느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위기극복의 속도도 달라져 기존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LO는 “이를 시정하기 위한 의식적이고 결연한 정책대응이 없다면, 코로나 위기는 향후 성장과 발전에 장기적으로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이번 총회에 참석한 노사정 대표자들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회복력 있는 ‘인간 중심의 위기극복’(human-centered recovery)을 위한 글로벌 대응에 관한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여기서 중요한 로드맵이 된 것은 바로 2019년 ILO총회에서 채택된 백주년 선언이었다.

 

취약계층 보호, 노동기본권, 산업안전보건 강화 필요

 

이 결의문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더 많은 피해를 입은 취약계층에 대한 강조이다. 특히 공급사슬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 양질의 노동을 보장하기 위해 ‘기업과 인권에 관한 UN 기본원칙’과 ‘다국적 기업과 사회정책 관련 ILO 3자 선언 원칙’이 강조되었다. 또한 비공식 노동의 확산을 막기 위한 포괄적·혁신적·통합적 접근법 개발과 공식경제로의 전환, 법적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고용관계의 지속성 유지가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무엇보다 결의문에는 코로나19 위기를 빌미로 노동기본권에 대한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작업장의 기본원칙과 권리 존중, 적정 최저임금, 노동시간 상한선 등과 관련된 국제노동기준의 비준·이행·감독 노력을 배가할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국면에서 감염병과 관련된 작업장 안전보건 조치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서 노사협력을 통한 맞춤형 실무지침, 위기관리 지원, 응급대비조치 등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보편적 사회보호 확립돼야

 

코로나19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애주기에 걸쳐 기본소득과 필수 보건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한 보편적 사회보호를 확립해야 할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이를 위해 이 결의문은 모든 노동자에게 병가, 상병수당, 의료 및 돌봄서비스, 가족휴가를 제공하고, 기타 가족친화적 정책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밖에도 별도로 진행된 사회보호 분과위원회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과 일의 세계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변화에 초점을 맞춰 보편적이고 포괄적이며 지속가능한 사회보호시스템 구축을 촉구하는 결론문을 채택했다. 특히 이 위원회에서는 공식·비공식 노동과 고용형태에 관계없이 모든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호, 전 생애에 걸친 사회보장, 남녀 간 돌봄노동의 공평한 분담을 보장하는 사회보호를 실현하는 데 있어 일차적 책임은 국가에 있음을 명확히 했다. 아울러 정책입안 관련 고용, 건강, 교육, 돌봄, 거시경제, 재정정책 등 기타 사회경제정책과 사회보호정책의 일관성 및 조율도 강조되었다.

 

위기 상황에서 노동에 대한 공세 강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전세계적으로 노동기본권 탄압이 심화되는 가운데, 올해에도 기준적용위원회에서는 비준 협약 위반 여부에 대한 19개국 사례를 심의했다. 특히 단결권에 관한 협약 87호와 관련 벨라루스, 이디오피아, 콜롬비아, 캄보디아, 중국(홍콩) 등이, 단체교섭권에 관한 협약 98호와 관련해서는 루마니아 등의 심각한 사례가 주목을 끌었다.

한편, 미얀마의 강제노동 철폐와 민주주의 확립을 위해 오랜 기간 적극 개입해 왔던 ILO는 최근의 미얀마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긴급결의문을 채택했다. 이 결의문을 통해 ILO는 민주주의 회복, 민정 재확립, 임의구금과 인권침해 종식, 작업장의 기본원칙과 권리 회복을 촉구했다.

 

한국 정부·사용자, 기본협약 비준국으로 성숙된 모습 보여야

 

이번 총회는 한국에서 ILO 3개 기본협약이 비준된 후 처음으로 열리는 총회였다. 이렇게 뜻깊은 회의에서 한국 사용자대표의 발언은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바로 “충분한 사회적 합의나 균형적인 제도 개선 없이 협약이 발효될 경우 산업현장과 노사관계에 혼란과 갈등이 우려된다”며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조항 삭제가 필요하다”고 한 대목이다. 이는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을 비롯한 기본협약 상의 권리를 명시한 ‘작업장 기본원칙과 권리에 관한 ILO 선언’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이제 한국의 사용자는 기본협약 비준국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국정부 역시 비준협약 위반으로 한국사례가 심의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국내법에 협약정신을 온전히 반영하고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올해 ILO 총회는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제2차 회의는 11월 25일부터 12월 11일까지 △일의 세계에서의 불평등 △숙련 및 평생학습을 주제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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