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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출범과 나아갈 길에 대해서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 통해 안타까운 죽음 막아낼 것”

등록일 2021년07월30일 08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김주철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경북본부 부위원장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전국소방안전노동조합(소방노조)이 출범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의 노조가 설립된 것이다. 지금까지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은 공무원노조법에 의해 노조 설립이나 가입이 금지되어 왔다. 다행히 작년 12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공무원노조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소방공무원도 노조가입을 할 수 있게 됐다. 한국노총 소방노조는 지난 4월 전국소방노조 설립 준비위원회 출범 이후 6월 설립총회를 실시했고, 마침내 7월 6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홍순탁 한국노총 소방노조 초대 위원장과 전국에서 온 소방공무원 동지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출범을 선포했다.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과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냈다는 자긍심으로 화재·구조·구급 등 위험한 현장에 마다하지 않고 뛰어들고 있다. 한 해 평균 10여 명의 소방공무원 순직자와 500여 명의 공무 중 부상자(공상자)가 발생하는 상황이고 현장 활동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소방공무원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 중 불의의 사고로 순직하거나 부상, 질병을 얻은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의료지원과 보상체계는 아직 미흡하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하다. 현장 활동 중 발생한 우울증, 공황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많은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병원 진료를 받는 순간 정신 건강 상 이상이 있다(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다)는 낙인이 찍힌다. 이를 우려해 제대로 된 진료조차 받지 못하다가 끝내 안타까운 선택을 하는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직무상 연관이 없다는 이유로 순직 처리되는 것조차 쉽지 않다.

 

또한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은 화재진압수당, 구조·구급대원 수당, 출동가산금 등 수당 부분, 교대근무 체계 및 일과표 등 불합리하고 부당한 행정, 그리고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소방 두드림 제도와 직장협의회를 통한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그간 법적·제도적 한계를 핑계로 묵살되기 일쑤였다.

 

이제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보장받지 못해왔던 노동기본권을 되찾을 것이다. 특히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통해 나와 동료들의 안타까운 부상과 질병, 그리고 죽음을 막아낼 것이다. 이것이 우리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이 전국소방안전노동조합을 설립한 이유이다.

 


 

한국노총 선택은 당연한 결과

 

소방노조는 출범과 동시에 한국노총 공무원노동조합연맹과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결정했다. 소방노조가 한국노총 그리고 공무원노동조합연맹과 함께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2020년 4월 소방공무원의 신분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었다. 하지만 시·도지사에게 소방공무원의 인사, 예산의 권한은 그대로 남아있다. 또한 18개 시·도 중 15개 시·도가 한국노총 공무원연맹에 속해 있다. 공무원연맹은 올해 2월 한국노총으로 가입했다. 따라서 추후 시·도지사와 교섭할 때, 공무원연맹과 연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무원연맹 역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둘째, 소방공무원들의 현안 문제 해결은 법과 제도의 개선 없이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정부·대국회 협상력이 어느 조직보다도 뛰어난 한국노총을 선택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한국노총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책협약을 체결한 국정 운영의 파트너이며, 더불어민주당과는 인간존엄과 노동가치 실현을 위한 노동존중실천단을 운영 중에 있다. 또한 한국노총은 대통령 직속기관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여 사회적 대화를 하고 있다. 소방노조도 노동존중실천단,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참여하여 소방공무원 노동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

 

구급대원 방어권 신설, 공상추정법 등 법·제도 개선활동에 우선 집중할 것


지금 소방노조 앞에는 노후장비 개선, 인력 확충, 순직공상자 예우 강화, 각종 화재·구조·구급 수당의 개선, 소방관 공상추정법 제정, 화재예방3법 제정 및 국회통과, 구급대원의 법적 방어권 신설 등 추진해야 할 여러 가지 현안 과제가 있다. 소방노조는 이 중에서 구급대원 방어권 신설, 공상추정법 등 법‧제도 개선활동에 우선 집중할 계획이다.

 

故 강연희 소방관 사건 이후에도 구급대원의 안전을 보장하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못했다. 이에 소방노조는 구급대원의 안전을 보장하고 구급대원의 현장 활동을 방해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발의를 추진할 것이다. 또한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이 현장활동 중 다치거나 질병을 얻었을 경우 지금까지는 그 입증책임이 노동자들에게 있어, 공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인정받기 어려웠다. 이에 일정 기간 근무한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의 부상 또는 질병은 공상으로 인정하는 공상추정법 제정 통과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전국소방안전공무원노동조합 내 희귀질병으로 고통받는 소방공무원 동료를 위한 상담센터를 운영하여 공상 소방공무원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정도(正道) 걷는 소방노조 될 것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처럼 침묵해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이제 소방공무원도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소방노조는 소방공무원 노동자들이 좀 더 나은 노동환경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동조합의 역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소방이 직면한 현안들을 해결 할 수 있는 당당한 소방노조! 거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소방노조! 가 될 수 있도록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화마와 싸우고,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최전방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우리 소방가족들에게 올바른 지표가 될 수 있도록 우리 소방노동조합은 정도(正道)를 걷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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