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국장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따라, 한국 수산업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방류 결정 직후 수산물 소비가 감소한 데 이어, 사재기 현상으로 천일염 가격이 3배 가량 급등했다고 한다.
또한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전국 수산업 종사자들의 불안과 공포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지난 4월 30일 부산과 목포 등 전국 9개 주요 항·포구에서는 대규모 동시 해상 시위가 벌어졌고, 5월 13일에는 완도군 어민들의 해상시위가, 19일에는 울릉도 어민들의 해상시위가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굴 등 양식업 역시 오염수 방류 철회를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수산업 종사자들의 움직임에 제주·전남·경남·전국·충남 등 지자체까지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 출처 = 이미지투데이
한국노총 역시 수산업에 종사하는 우리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각종 실천과 연대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5월 6일 개최된 ‘제87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선원노련 등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을 비롯한 100만 수산업 종사자들의 무고한 피해를 막기 위한 전 조직적 차원의 노력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중앙집행위원회 직후부터 6월 첫주까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전 조합원 긴급 서명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오염수 방류 철회 촉구를 위한 대국회·대정부 활동과 함께 환경단체를 비롯한 다양한 시민단체들과 함께 적극적인 연대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11일에는 한국노총 주최로 일본 대사관 앞에서 <100만 수산업 종사자와 함께 하는 한국노총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국노총 허권 상임부위원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 즉각 철회를 촉구하는 한편, 일방적인 ‘일본 편들기’에 나서고 있는 미국과 IAEA를 규탄했다. 특히 오염수 방류를 철회시키기 위한 종합적 대응체계 마련 등 정부의 신속한 대책을 촉구하고, 앞으로도 100만 수산업 종사자의 위기에 함께 연대투쟁 할 것을 결의했다.
이와 함께 선원노련 정태길 위원장은 “바다에서 노동을 통해 삶을 일구는 선원들은 바다가 삶의 터전 그 자체”라며 “우리 선원들은 고용불안과 생존권마저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수협중앙회지부 이우진 위원장 역시 “수산업 종사자의 문제가 곧 수협중앙회의 문제”이라며, 전국단위의 규탄 대회를 진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환경운동연합 김춘이 사무총장과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사무총장은 “바다는 인류 공동의 자산이자 생명의 보고”이기에, 지구환경과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오염수 방류가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시기는 2022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 스가 총리는 안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방류를 고집하고 있고, 전세계 언론을 쥐락펴락하는 미국마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결정을 지지하는 모양새다. 그 사이 한국은 대통령선거를 비롯한 수많은 현안에 밀려, 정작 오염수 방류 시점에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오염수 방류만은 막아야 한다. 방사능의 위험성은 이미 체르노빌 및 도쿄 원전사고를 통해 경험한 바 있다. 심지어 35년이 지난 체르노빌 주변 도시들은 여전히 복구되지 못한 채, 각종 동식물의 유전자 변형 보고가 계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때문에 오염수 방류가 비록 긴급한 노동 현안이 아닐지라도,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 철회를 위한 줄기찬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은 자발적인 서명운동 참여로 우리의 실천을 시작해보자.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의 진실 Q&A]
Q1. 일본 정부가 바다에 버리려는 방사성 오염수란?
A.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원자로에 주입되는 냉각수+유입되는 빗물+지하수+녹아내린 핵연료가 만나 만들어진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입니다.(매일 140톤 발생 / 2021.5 기준 약 126만㎥ 보관 중)
Q2. 일본 정부가 다핵종제거시설(ALPS)로 2차 정화한다는데, 믿을 수 있나요?
A. NO! ALPS에선 이미 여러 결함이 나타났고, 방사성 물질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Q3. 후쿠시마 오염수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물과 같아 괜찮다는데요?
A. NO! 오염수와 배출수는 전혀 다릅니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냉각수가 연료봉에 직접 닿지 않지만, 후쿠시마 오염수는 녹아내린 핵연료에 직접 닿아 방사성 물질이 녹아 들어 있습니다. 때문에 방사성 물질의 종류와 독성 또한 비교할 수 없습니다.
Q4. 왜 일본은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려는 건가요?
A. 일본 정부는 현재 방사능 오염수를 저장 탱크에 담아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부지에 보관 중인데, 이를 더 이상 보관할 장소가 없다는 이유로 해양에 방류하려는 것입니다.
Q5. 후쿠시마 오염수는 정말 더 저장할 곳이 없나요?
A. NO! 일본 정부는 2022년이 되면 저장할 곳이 없어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릴 수 밖에 없다고 하는데, 후쿠시마 인근 제염토 보관 부지+현재 폐로 진행 중인 후쿠시마 제2원전 부지까지 활용한다면 오염수 저장은 충분합니다.
Q6. 오염수가 바다로 방류되면 우리 바다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A. YES! 방사성 오염수가 방출되면 후쿠시마 앞 바다를 비롯해 태평양을 오염시키고, 우리 바다에도 일부 방사성 물질이 유입될 수 있습니다. 일본 가나자와대학 이노마타 교수는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류된 방사성 물질이 남중국해를 거쳐 동해로 들어오는데 약 1년 정도가 걸린다”고 밝혔습니다.
Q7. 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진다면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A. 미국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켄 부셀러 박사는 “방사성 물질은 종류에 따라 해양에서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방사성 오염수에 포함된 탄소14의 경우 삼중수소와 비교하면 생물에 축적되는 농축 지수가 5만 배에 이르고, 코발트60의 경우는 삼중수소보다 해저 퇴적토에 30만 배나 더 잘 결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Q8.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 UN 해양법 협약이나 런던 의정서에 해양 오염과 원자력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또한 일본 내에서도 어민들의 강력한 반대가 있고, 한국·대만·중국 등의 주변국 모두 방류에 반대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계속해서 해양 방류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국제 사회와 함께 대응해야 합니다.
Q9. 방사성 물질이 주는 건강 피해는 무엇인가요?
A. 방사성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유전자와 결합하여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 뇌종양, 선천성 기형,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면 삼중수소가 조류, 해초, 갑각류, 어류 등 해양생물에게 축적됩니다. 그 해산물을 사람이 먹으면 뇌종양, 선천성 기형, 암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스트론튬90은 칼슘과 유사해 뼈에 잘 흡착되고, 다량 축적시 골수암, 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