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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청년과 만나다

‘광주형 일자리’ 청년 지역간담회를 다녀와서

등록일 2021년04월01일 12시59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2본부 차장

 

지난 2월 20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청년위원회 주최로 ‘광주 청년과 광주형 일자리, 모으고 듣고 말하자!’라는 제목의 온라인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필자는 이 간담회에 청년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기도 하지만, 이번 행사에는 일종의 관찰자로 참가했다. 당시 온라인으로 참여한 40여명의 청년들과 함께 수년간 논의되어왔던 광주형 일자리에 관한 생각을 공유하고, 앞으로 지역 일자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역 중심의 일자리 만들기’라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우리사회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일자리의 미래는 ‘지역성’과 ‘주민참여’에 기반한다

 

우리는 흔히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주체를 기업 혹은 정부라는 단일객체로 생각한다. 기업이 생산력을 높이거나, 정부가 재정을 많이 투입하여 일자리를 만든다 등의 논리를 떠올리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과정은 매우 복잡하고, 절대로 단일 주체의 역량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광주형 일자리를 필두로 여러 지역에서 일자리 만들기 움직임에 동참했다. 하지만 도리어 광주형 일자리가 지역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인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광주형 일자리의 중심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광주글로벌보터스(GGM)에서 고용조건, 노동시민사회의 적극적 참여보장 등 당초의 약속과는 다른 내용으로 사업 추진을 강행하는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 화상을 통해 인사말 중인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윤종해 의장

 

간담회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박용철 소장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대기업 한 곳의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현재 한국 노동시장 전반에 나타나는 이중화된 구조에서 기인하는 문제점들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 차원에서 사회문화, 교육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들을 포괄하여 지역 생태계 전반적으로 보완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청년유니온 김설 위원장은 두 번째 발제에서 “그동안 민간이 주도하는 형태의 일자리 창출에서는 기대했던 낙수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결과적으로 고임금 일부 일자리만 안정적으로 형성되는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광주형 일자리는 노동이 존중받고 동시에 사회가 연대할 수 있는 사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회적대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움직임과 맞지 않게, 최근 청년들의 목소리가 억눌려있음을 우리사회가 인지하고, 청년의 목소리가 공론장에 개입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발제가 주는 시사점은 지역형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주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지역성’과 ‘주민참여’라는 점이다. 결국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곳은 공중의 어딘가가 아니라 지역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단 지역의 특수성을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수십년간 수도권 중심으로 일자리와 주거환경, 교육 및 숙련체계가 형성되면서 비수도권의 산업생태계는 계속해서 낙후되어 왔다. 이에 따라 교통이나 주거를 포함한 교육 및 돌봄체계, 문화적 공간, 정주환경 전반을 담는 지역 내 사회적 환경이 동시에 발전되지 못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일자리와 더불어 지역 전반의 생태계가 고루 발전할 수 있는 종합적인 비전이 함께 마련되어야만 청년들이 지역 일자리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가장 큰 관건은 주민참여 통로 마련과 함께 주민들의 적극적인 아이디어 개진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박용철 소장은 군산형 일자리 예를 들며, 주민들이 며칠간의 타운홀 미팅을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한 결과, 전문가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보다도 훨씬 더 훌륭한 지역형 일자리로 거듭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결국 지역의 주인은 지역주민들이고, 그들이 외부의 전문가나 사업가들보다도 더욱 전문성 있는 지역의 비전을 그려낼 수 있다는 점을 우리는 다시 한번 인식해야 한다.

 

변화하는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청년이 마주치는 양면성

 

주요발제가 끝난 이후에는 참가자들 모두가 소그룹에 참여해 서로 의견을 나눴다. 평소에 청년들이 가지고 있던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생각과 어떤 광주형 일자리를 그리는지 등. 광주에서뿐만 아니라 대전, 경남, 부산 등 지역 일자리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함께 하면서 논의는 더욱 풍성해 졌다.

 

이 자리에 참여하면서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부분은 지역 청년들이 ‘불안정성’과 ‘가능성’을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자리 창출이 정체되면서 청년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 시기가 점차 늦어지고 있고, 지역은 산업생태계가 발전은커녕 조금씩 퇴보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 정주여건의 개선도 이루어지지 않는 등 불확실한 상황이 수년 혹은 십수년간 지속되어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불안정성 못지않게 가능성 또한 엿볼 수 있었다. 연초 광주형 일자리의 생산직 공개채용 경쟁률은 67대1을 나타냈다. 간담회가 진행되었던 2월에 이어진 사무직 1차 공개채용에서도 60대1이 훌쩍 넘는 경쟁률이었다는 소식이다.

 

이는 광주형 일자리가 지역에서 크게 환영받고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일 것이다. 또한 소그룹 토론에서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들려준 청년들의 목소리는 지역형 일자리와 관련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왕성한 활동력을 대변했다. 기성세대가 청년일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역동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지역으로의 확산, 본격적으로 시도해야

 

당시 지역간담회 현장에 함께 한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 윤종해 의장은 “비록 비대면이지만 이렇게나마 광주지역 청년들의 목소리가 정부 정책에 스며들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면서 “이런 자리가 여러 지역으로 확산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청년들에게 적합한 지역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제반 환경을 구축하는 일들이 결국 비수도권 지역의 생존전략과 연결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최근 부울경 지역에서 제기되고 있는 동남권 메가시티와 그 안에서 논의되고 있는 밀양형 일자리 등도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산업생태계 회복과 구미형 일자리의 문제, 충청권의 주거환경 개선이나 충남형 뉴딜 등 다양한 지역 의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청년위원회는 현재 여러 지역별 청년간담회를 계속하여 추진하는 것을 기획하고 있기도 하다. 향후 지역 일자리와 전반적인 환경을 논의하는 자리를 지역 청년들이 주도하고, 청년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한국노총의 의무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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