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노동자의 보호를 위한 법제도 마련과 사회적 대화기구 구성 필요’
‘20만 대리운전기사 중 산재보험 적용 10명도 안돼’
최근 모빌리티플랫폼기업인 VCNC는 승합차 호출서비스 ‘타다 베이직’을 종료한 후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올해 9월 중순부터 기사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리운전노동자들은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고 밝혔다.
타다에 앞서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한 카카오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초기에 “수수료를 10%대로 하고 프로그램비와 보험료를 무료로 하겠다”고 했으나, 2018년 이후 카카오는 사회적 약속을 파기하고 프로그램비를 유료화했으며, 보험료도 받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연대노동조합,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협동조합협의회는 공동으로 10월 14일(수) 오후1시 한국노총회관 6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다’의 대리운전시장 진출 반대와 대리운전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혁신’이라는 화려한 간판 뒤에서 각종 규제의 회피를 통한 불공정 경쟁으로 이윤을 확대해 온 ‘타다’가 그 어떤 사회적 책임에 대한 언급도 없이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것은 대리운전노동자들에게는 기대보다는 두려움과 모멸감으로 다가온다”고 우려했다.
이어 “오랜 세월 대리운전중개업체의 갑질과 횡포 속에서 버텨오던 대리기사들은 2016년 대리운전시장에 진출한 카카오를 통해 업체의 갑질을 일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2018년 이후 카카오는 사회적 약속을 파기하고 프로그램비를 유료화했으며, 보험료도 기사들로부터 거둬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타다도 카카오처럼 각종 프로모션을 시장 진출 초기에는 펼치겠지만, 결국 시장에 안착한 후에는 매출과 이윤 추구에만 몰두할 것이 자명하다”며 “플랫폼기업들 역시 오랜 세월 대리운전노동자에게 갑질을 일삼아온 대리운전중개업체와 다를 바 없고, 오히려 중개업체와 노동자간에 형성된 자율적인 규범마저 허물어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자본을 등에 업은 플랫폼기업들의 대리운전시장 진출에 앞서, 대리운전노동자들에 대한 노동권과 사회적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면서 “교통사고와 업무상 질병의 위험이 높은 직종임에도 20만 대리운전기사 중 채 10명도 산재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있는 비참한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사회보험의 적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법개정이 즉각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플랫폼기업들과 중개업체는 대리운전 노동자들과 함께 사회적 대화의 테이블에 앉아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 조성과 노동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인사말 중인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앞서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타다는 택시분담금과 같은 사회적 책임도, 1만명이 넘는 타다 드라이버들의 일자리 상실에 대한 책임도 지지않는 행보를 보여왔던 만큼 대리운전노동자들은 타다의 대리운전시장 진출을 우려의 눈길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부위원장은 ▲대리운전 노사 당사자들과 정부 및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회적 대화 시작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적용 확대 등을 요구하고, “한국노총은 대리운전노동자, 배달노동자와 같은 플랫폼노동자 및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전면적인 사회보험 적용을 위한 입법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수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이사장은 모두발언에서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타다’의 대리운전시장 진출을 반대한다”면서 “버젓이 대리운전기사의 노동력으로 이익을 누리면서, 서비스를 이어주는 플랫폼일 뿐인 비겁한 플랫폼 기업을 퇴출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조기두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부위원장, 이상국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 이창수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 왼쪽부터 이창수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이사장, 조기두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부위원장(한국노총 조직처장), 김현중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이상국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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