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카카오 먹통 사태’로 피해를 본 대리운전 노동자들에 대한 현실적 피해보상 및 재방 방지를 촉구했다.

10월 15일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가 장시간 중단됐다. 이로 인해 약 90시간 동안 카카오T대리운전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아 대리운전 노동자들은 호출을 전혀 받을 수 없었으며, 안내조차 받지 못했다.    

한국노총 전국연대노동조합 플랫폼운전자지부, (재)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한국대리운전협동조합, 경기비정규직지원센터는 24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카카오 먹통사태에 따른 대리운전노동자 피해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열고, △피해 대리운전 노동자에 대한 합당한 수익 보상 △‘먹통사태’피해 대책 TF에 피해노동자단체 참여 보장 △재발 방지 대책 및 사고 대응 매뉴얼 마련 △플랫폼대기업 이용 노동자 보호 및 방만 경영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규제 마련 등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와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플랫폼운전자지부는 이번 사태로 인한 대리운전자 피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참여자 382명(24일 9시 기준) 중 91%(348명)는 “일의 배정을 받지 못해 소득을 벌지 못했다”고 답했고, 6%(25명)는 “업체나 고객과 연락이 불가능해 일에 차질이 생겨 소득에 피해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평균 피해액은 17.8만원이었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월 2만 2천원을 지불하는 프로서비스 유료 이용 대리기사들에게 6일 치 상당의 멤버십 이용료인 4,260원을 포인트로 보상한다고 밝혔다. 약관상 보상 내용이 없는 무료서비스 이용 대리운전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은 '검토 중'이라며 제시하지 않았다.

기자회견 참석들자들은 "카카오는 난데없는 '실직사태'에 대한 정신적 피해보상은 고사하고 최소 일실 수입조차 보상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하며 "피해자와의 어떠한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입금한 보상금 4,260원을 다시 가져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며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해오던 플랫폼 대기업의 천박한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플랫폼 대기업 카카오모빌리티, 티맵모빌리티에 대해 사회적 영향력과 비례하는 사회적 책임을 지게하고, 방만한 경영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를 시급히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플랫폼운전자지부 김종호 조합원은 "카카오 앱(대리)이 작동하지 않았지만 먹통일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못 했다"며 "수차례 설치, 삭제를 반복하는 동안 단 한 건의 일도 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 인사말 중인 조기두 한국노총전국연대노조 부위원장(한국노총 조직처장)

앞서 조기두 한국노총 전국연대노조 부위원장(한국노총 조직처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사태는 카카오T모빌리티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계활동을 하는 노동자에게 상당한 재정적 타격을 주었다"며 "카카오는 유·무료 서비스 여부를 나누지 않고 합당한 보상과 더불어 향후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