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노동자 대다수는 돌봄 서비스나 육아휴직 등 육아와 관련된 정책적 개선 요청"
일생활균형 측면에서 교대근무 노동자가 노동시간 활용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향유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및 조직적 보호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10월 8일(목) 오전 10시 한국노총회관 6층 대회의실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일·생활 균형에 대한 남녀노동자의 경험과 정책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승협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발제를 통해 “OECD에서 발표한 일생활균형과 관련된 더 나은 생활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4.7점으로 35위에 해당한다”면서 “한국 뒤로는 이스라엘, 멕시코 및 터기만이 존재해 한국은 일생활 균형 측면에서 OECD 국가 내에서 거의 최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주52시간 상한제가 생활영역에 가져온 변화는 개인시간의 증가보다는 가사돌봄시간의 증가를 가져왔다”며 “집단별로는 대규모 원청 조직사업장과 고소득집단에서 노동시간 단축으로 확보한 시간을 주로 가사돌봄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손애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발제에서 “주52시간제 시행으로 노동 시간이 줄어든 것은 남녀 모두 똑같지만, 줄어든 노동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성별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면서 “남자는 개인적인 취미나 여가활동에 많이 할애하는 반면, 여자는 육아에 주로 할애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여자 노동자 대다수는 돌봄 서비스나 육아휴직 등 육아와 관련된 정책적 개선을 요청하고 있다”며 “회사가 주52시간제 실시로 불이익을 겪으면서 노동시간 쪼개기와 같은 편법을 시도하고 있으므로 그런 시도를 차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손 연구원은 “교대제 운영의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선택적 교대제를 통해 노동자들이 개인의 생애주기 및 개인적 필요성에 따라 일생활 균형을 확보할 수 있는 교대제 형태가 실시되는 사업부서 및 공정 영역으로 배치 전환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가사돌봄 노동에 대한 가정 내 역할이 여전히 여성에게 많이 맡겨져 있기 때문에 가사노동보다도 육아기 자녀에 대한 돌봄노동에 투입되는 여성의 돌봄노동시간(약 30시간)이 가사노동시간(약 16시간)에 비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생활균형의 관점에서 자녀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및 조직적 보호가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최미영 한국노총 부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OECD 국가 중 노동시간 상위권으로 일·생활 균형이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식의 변화로 일·생활 양립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이승협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손애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정경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한주연 SK하이닉스 청주 노동조합 부위원장, 이기화 스태츠칩팩코리아 노동조합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 개회사 중인 최미영 한국노총 부위원장
△ 발제 중인 이승협 대구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발제 중인 손애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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