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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노동자이야기] 머리속엔 온통 돈 생각뿐

정성은(콘텐츠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등록일 2020년09월11일 17시17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요즘 계속 돈돈 거렸다. 돈을 벌면서도 계속 돈이 없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고, 돈이 들어와도 월세 내고, 공과금 정산하고, 적금 통장에 넣고, 카드빚 갚으면 또 마이너스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졌다. 결혼해서 대출받아 아파트를 사고, 힘겹게 이자를 갚아가는 친구들을 보면 저게 답인 것 같아 초조했다. LTV 40% 시대에 혼자 내 집 마련을 하려면 얼마를 모아야 할까? 버는 돈 다 적금해도 10년은 더 걸릴텐데 그 사이 아파트값은 얼마나 오를까?

 

이런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보니 문득 예전에 돈을 적게 벌던 때가 더 여유롭게 느껴졌다. 돈을 모으기 보단 나에게 투자하던 시절, 독서모임을 하고 새로운 장비를 지르던 시절. 그 땐 여행가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이젠 쓴 만큼 다시 벌 생각에 겁부터 난다. 제주도 여행 한번이면 영상편집 몇 건. 그럴 바엔 그냥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이득.

 

대체 얼마를 벌어야 불안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는 걸까? ‘현타’가 왔다. 유튜브에 ‘재태크 명상(?)’, ‘부의 끌어들임’ 같은 영상을 틀어놓고 누워 있는데 화면 속 현자가 말했다. 사람이 강박과 결핍에서 벗어나 풍요의 에너지에 머물러야 한다고. 돈을 쓰는 즐거움도 느껴야 돈도 즐겁게 들어온다고. ‘나는 돈이 없다’라는 느낌보다 지금 내가 가진 것, 이를 테면 ‘오늘 점심 값을 낼 수 있는 나’ 혹은 ‘카페에 가서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에 감사하라고. 그럴 때마다 ‘돈을 지불 할 수 있는 나는 대단한 인간이다!’라고 외치다 보면 돈이 있는 인생 트랙으로 간다고. 이 허무맹랑한 소리를 듣고 있자니 어이가 없으면서도 문득 돈을 즐겁게 쓴 적이 언제였더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몇 푼 더 모아 적금통장에 넣어 1년 뒤에 몇 천 원 이자 받는 것보다 지금 좋은 걸 하자. 가족들 본 적도 오래됐는데, 엄마 아빠랑 맛있는 거 먹을까?’

 


영화 <음식남녀> 스틸 이미지

 

부모님께 전화했다. 청담동에 있는 중국집을 예약했다. 메뉴판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며, 짜장면과 탕수육을 시키려는 아빠에게 오늘만큼은 우리도 코스요리 먹어보자고 설득했다.

 

“아부지. 제가 아주 돈을 펑펑 버니까 걍 드세요. (하면서 눈물... 구라지만 드세요....) 오늘만큼은 여러 음식 시켜 같이 먹지 말고, 하나씩 콩알만큼 나오는 거 먹자고요..!!”

 

음식이 나왔다. 다 먹고 배가 불러도 기분 나쁘지 않을 깔끔하고 멋있는 음식들이었다. 부모님은 살다 살다 딸 덕을 다 본다며 기뻐했지만, 이제는 이런 데 돈을 흥청망청 쓰기 보단 차곡차곡 모아 아파트를 사야 한다고 했다. 네네...

 

그런데 아까 전부터 맞은 편에 잘생긴 남자가 보였다. 뭔가 모자를 푹 눌러써서 잘생긴 건 알겠는데 얼굴이 너무 작아 누군지 알 수가 없었다. 연습생인가? 없어 보이니까 너무 궁금해 하지 말자. 여기는 청담동이니까... 그리고 멋있게 결제하는데 그들도 뒤따라 나왔다. 나는 꾹 참고 얼굴을 보지 않았다. 그런데 지배인님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싸인 부탁드립니다’ 하는 거다. 톱스타 차은우였다.

 

역시 행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선택하는 것 같다. 그 날 하루, 돈 모으는 즐거움보다 쓰는 즐거움을 택한 나에게 감사를! 즐겁게 써 보니, 다시 일할 맛이 난다!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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