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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결혼 안 해서 속상한 부모들 보시오

정성은(콘텐츠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등록일 2020년06월05일 10시33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되자’는 의미로 정해졌단다. 무려 법정기념일이다. 창원의 한 목사 부부가 부부의 해체를 막아야 고령화와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몇 년 간 청원한 끝에 제정됐다고. 갓 유부녀가 된 친구는 이상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고령화, 청소년 문제랑 부부랑 뭔 상관이여. 혹시 이거 이거… 마누라가 늙으신 부모님도 봉양하고 애도 잘 키워야 나라가 무탈하다는 의미는 아니겠지?”

 

오늘따라 친구가 많이 꼬인 것 같아서 왜 그러냐 묻자 아침부터 엄마에게서 카톡이 왔다고 했다. “울 딸도 이제 부부의 날 의미를 느끼겠네~” 하면서 다음 문구를 보내줬다고.

 

‘아내란
청년에겐 연인이고,
중년에겐 친구이며,
노년에겐 간호사다’란 말이 있지 않은가.
‘난 당신 만나 참 행복했소’라고 말하며 둘이 함께 눈을 감을 수만 있다면…! (하략)

 

뭐 이런 얘기가 끝없이 펼쳐지는 글을 퍼다 줬단다.

 

“스윗허네~ 요즘 <부부의 세계> 보면서 다들 이태오 욕 하지만 속으론 뜨끔 하는 사람들이 을매나 많은데~ 행복한 부부가 되는 게 쉬운 일이더냐! 엄마의 말을 새겨듣거라.”

 


 

그러자 친구는 반박했다.

 

“아내가 중년에는 친구고, 노년에는 간호사여? ㅎㅎㅎ 쉬이펄… 거지 같네… 마누라가 나이 먹으니까 여자로 안 보여서 오입질하고 줘패다가 용케 집 안 나가고 똥 닦아주고 밥 차려주니까 소중함을 알겠나 보지? 심지어 의사도 아니여? 간호사고 친구고 하기 전에 지들이 어떤 남편이었는지 돌아봐라… 이 거머리같은 할아방탱이들…”

 

바람 피고 집 나가 할머니 개고생시킨 할아버지와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아버지 세대가 떠올랐지만 차마 엄마에겐 말 못했다고.

 

“잘했다 잘했어~ 엄마도 결혼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겠어~ 잘 들어드리자~”

 

하지만 친구들 중에서 엄마 말 제일 안 듣는 사람은 나일 거다.

나는 오랜 시간 결혼을 꺼려했다. 엄마가 25살 때부터 나를 결혼정보회사에 등록시켰기 때문이다. 결혼 생각도 없는 어린 애한테 닦달을 해대니 도망치기 바빴다. 하지만 밥상을 엎을 정도의 패기는 없어서 가끔씩 선보러 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오늘 선 본 남자는 어떻디?’ 묻길래 ‘아~ 그냥 뭐… 한 번 더 보자는데 저는 관심이 안 생기네요~’ 라고 하자 옆에 있던, 평소 점잖기로 유명한 아버지가 화를 내기 시작한다.

 

"그 남자 직업도 안정적이고 누나는 약사란다. 부모님은 선생님이래. 그런 집안에서 결혼하자 하면 너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감사합니다 하고 가야 해~"

 

넘나리 어이가 없었다. 아니… 님들 그 남자 본 적 있어요? 잘 알지도 못하면서 결혼정보업체에서 준 정보만 보고 지금 이렇게 딸을 후려치는 거야? 제가 무슨 물건입니까! 팔아 치울 생각뿐이네!!! 하면서 엉엉 대성통곡했더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 덧 내 나이 32살. 드디어 부모가 나의 결혼을 포기했다. 이얏호! 몇 년간 돈을 부어도 결과물이 안 나오니 포기한 듯하다.

여전히 명절이면 친척 언니 오빠들이 낳은 아기들을 안고, ‘너도 얼른 시집가서 이런 귀여운 애를 낳아야지~’ 하지만 부모님… 저보다 부모님이 낳는 게 더 빠를 거 같아요 ^^; 대신 제가 돈 많이 벌어 올게요. 자식도 낳고 싶어지면 어떻게든 낳아볼게요. 그러다 또 몰라, 아빠같이 조신한 남자 있으면 한번 잘 구슬려 볼게요~

그러니까 자식 결혼 안 한다고 너무 주눅들지 마세요~ 어깨 펴고 당당히 동창회 가기~ 약속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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