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22일 발표된 정부의 ‘장기요양기관 인건비 지출비율 실태조사 결과’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한국노총은 29일 논평을 통해 “장기요양 공공성 강화가 시급하다”며 부정운영 기관의 처벌규정 법제화를 촉구했다.
22일 개최된 2020년도 제1차 장기요양위원회에서는 ‘장기요양기관 인건비 지출비율 실태조사 결과’가 보고안건으로 논의되었다. 그동안 노동시민사회진영에서 요구하여 2016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을 통해 도입된 재무회계규칙을 바탕으로 복지부가 개별 장기요양기관에서 제대로 된 인건비를 지급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한 것이다.
정원 20인 초과 장기요양기관만 대상으로 했음에도, 공단에 신고된 자료상 인건비 지출비율을 점검하여 실사를 진행한 결과, 기준에 미달한 473개소가 적발되었다. 이를 분석한 결과, 인건비 지급기준에 미달한 ‘미준수 기관’들을 잘 준수하는 기관들과 비교했을 때 그 특징이 더 잘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요양보호사 임금이 낮고 △소규모 시설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시설장이 겸직하는 비율이 낮았고 △등록하지 않은 기관 대표가 급여를 수령하는 기관들의 비중도 높았다.
한국노총은 논평에서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노인장기요양기관에서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국공립기관이 매우 부족한 상황 아래, 여전히 많은 민간기관들이 노동자에게 수가 대비 인건비 지급을 충분히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람을 통해 급여가 전달되는 사회서비스의 특성상 지금의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서비스 질 개선도 매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도 딱히 손 쓸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 것”이라며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는 기관장이 수가를 많이 받고도 인건비 지급을 지속적으로 과소하게 한다 하더라도 특별히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이 없고, 일부 부당청구 등 부정행위를 한다 하더라도 강하게 처벌할 수 있는 규정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복지부가 작년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지정갱신제 또한 지정 심사위원회를 통해 기관 지정 취소가 가능하지만 권한이 지자체장에게 있어 다소 전문성이 떨어지는 지자체의 경우 제대로 된 행정이 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심지어 재무회계규칙 자체도 ‘기타 전출금’ 항목을 통해 기관운영비가 개인기관장에게 직접 지급되는 꼼수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노총은 “인구고령화의 파고를 넘기 위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노인장기요양제도가 하루 빨리 ‘공공성 강화’라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회는 부정한 운영을 하는 기관을 엄벌할 수 있는 처벌규정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스스로 적극적 행정을 통해 개별장기요양기관들이 제대로 기관을 운영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고 시정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국공립요양기관을 대폭 확충하여 공공성이 담보된 표준화된 운영방안을 수립하고 현장에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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