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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 노동시간은 줄고, 스트레스 늘고 직장 내 괴롭힘 여전

2019년 IT노동자 노동환경 및 직무스트레스 실태조사 결과

등록일 2019년11월14일 10시2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박연주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차장

“IT노동자에 대해서 더 실태조사를 할 게 있나요?” IT노동자 실태조사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장 많이들은 말이다. 사실 IT노동자 실태조사는 2013년과 2018년에 두 차례 이루어진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을 통해서도 IT노동자들의 과로사가 보도되자 고용노동부는 2017년 3월부터 6월까지 IT업체에 대한 전방위적인 근로감독을 실시한 바 있다.

“IT노동자에 대해서 더 실태조사를 할 게 있나요?”라는 질문은 이런 현실을 알기에 한 질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에서 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것은 기존의 실태조사들이 IT노동자의 노동조건에 집중되어 있고 주 최대 52시간제 실시 이후 IT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변화를 조사한 연구가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법망을 피한 꼼수 노동시간 줄이기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는 2019년 4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약3개월 간 IT노동자 1,376명(FGI1) 대상자 16명 포함)에 대한 노동환경실태 및 직무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를 실시하였다. 이 실태조사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을 정리하면 “100인 이상의 기업에서 근무하는 30대 이상의 정규직 대졸 남성”으로 볼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실태조사에서 보고된 “10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개발자”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문제점 역시 기존의 조사와는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2013년 국회사무처에서 실시한 이나 2018년 이철희 의원실과 민주노총에서 실시한 <2018년 IT노동실태조사>에 의하면 IT노동자의 노동환경은 ①장시간 노동환경 ②파견 및 하도급 관행 ③파견, 프리랜서 등의 불안정한 고용환경 ④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1) Focus Group Interview : 소수의 응답자와 집중적인 대화를 통하여 정보를 찾아내는 연구방법, 집단심층면접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80.4%가 주50시간 이하로 근무한다고 응답하였으며 주당 평균 야근 시간도 주 5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전체의 52.9%에 달해 기존의 조사에서 제기되었던 주 70시간 이상의 장시간 노동을 하는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IT노동자의 삶은 개선된 것일까? 이번 조사결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조사에서 나타난 노동시간은 주 최대52시간제 시행으로 인해 분명 줄었다. 그러나 이는 단지 표면적 노동시간에 지나지 않았다. 일주일간 노동시간이 일일 평균 8~10시간이라고 대답한 응답자는 70.2%였으나, 점심시간을 포함한 휴게시간이 1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한 응답자는 46.6%였다.주 최대52시간제를 준수하기 위해 오히려 휴게시간을 줄인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FGI에서도 법망을 피한 꼼수 사용, 야근을 수당이 아닌 휴가로 지급 등과 같은 응답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업무나 프로젝트 기간, 파견 등에 따라 근무시간의 형태가 현저하게 다르다고 대다수의 참여자들이 답하였다. 또한 이들은 회사가 52시간제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거나 혹은 업무 특성상 별수 없다고 여겨 주 최대 52시간제 시행에 대한 체감이 크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이 같은 노동시간의 꼼수, 근무형태별 다른 근무시간의 문제는 연차사용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66.2%는 근무형태에 따라 연차사용이 다르다고 응답했으며 36.4%는 프로젝트 중 연차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답하였다. FGI 참여자들 역시 병가의 사용이 자유롭지 못하고 프로젝트 시 연차 사용은 한 달 전 미리 통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거나 휴가사용 자체가 어렵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둘째, 업무량과 업무강도가 늘었지만 개인의 능력개발로 치부하였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74.2%는 여전히 많은 업무량과 높은 수준의 요구들에 쫓기면서 작업한다고 대답했고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는 응답도 61.8%에 달했다.이 같은 높은 업무량과 강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IT노동자들은 여전히 높은 업무강도가 자기역량 개발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고 있었다.
 
실제로 FGI 참여자들은 IT업체에서는 근무와 공부의 경계가 모호하다고 말하기도 했고 관리자들이 업무에 대한 혹독한 평가나 압박을 가하면서 “널 위한거야”, “배우는 거야”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사실 능력개발의 문제는 IT노동자들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동안의 어려움이기도 했다.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항목에서도 IT노동자들은 자신의 역량이 강화되지 않는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하였고 능력이 부족한 개발자에 대한 적대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능력중심주의라는 IT업계의 관행이 가져온 어두운 면을 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셋째, 업무압박으로 인한 피로감과 스트레스도 당연히 증가하였다. 응답자의 40.1%가 피로감으로 인해 업무수행에 차질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퇴근 시 완전히 소진된다고 느끼는 번 아웃을 경험한 경우도 47.8%에 달했다. 또한 주관적으로 느끼는 피로감이 과거보다 증가했다고 말하는 경우도 39.7%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업무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 할 수 있는 방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에 있다. 대다수의 응답자들은 스트레스를 술이나 게임으로 달랜다고 응답했고 업무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회사 측의 복지나 제도는 전혀 없다고 대답하였다.

IT노동자의 직무스트레스에 대해 서울 서부근로자센터 임지영 상담심리사는 “1~10까지의 척도로 직무스트레스를 체크할 때 IT노동자들은 7~8점 정도에 달하는데 이는 다른 직군에 비해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넷째, 직장 내 괴롭힘은 여전했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부분이다. 응답자의 19.4%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거나 목격한 바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때문에 퇴사나 이직을 고민한 경험 역시 5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고민한 경우도 13.6%에 달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거나 목격한 사람의 81.1%는 회사에서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답했다. 무려 5명 중에 한 명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고 그 5명 중 2명 이상은 퇴사나 이직을 고민했으며 5명 중 1명 정도는 자살과 같은 극단적 선택도 고민한 것이다. 또한 괴롭힘의 방식 역시 교묘하고 구체적이었다.
 
주관적 지표는 여전히 고통스럽다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통해서 우리는 객관적 지표에 숨은 고통을 볼 수 있었다. 조사결과 객관적 지표들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개개인이 느끼는 주관적 지표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자기책임으로만 인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5인 이하의 영세 사업장보다 30~100인 미만의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더 어려운 노동환경과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다는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IT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과 직무스트레스 개선을 위한 질문에 한 응답자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나라 IT산업은 정부주도로 커왔다. 정부가 제도를 통해 키워온 산업이니 산업의 성숙기에서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책임도 당연히 국가에 있다.” 이 말로 결론을 갈음하고자 한다.
 
#한국노총 #IT노동자 #노동환경 #직무스트레스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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