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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이병 구하기’

사회서비스분야 일자리 확충이 당장 필요한 이유

등록일 2018년12월05일 15시54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본부 차장

 

한국노총은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여러 정책방안을 정치권에 요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도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사회서비스공단 설치’, ‘국민연금기금 채권방식 투자를 통한 국공립 사회서비스인프라 확충’ 등을 강하게 주장해왔습니다. 한국노총이 이러한 부분을 왜 강조하는지를 다시 한 번 되짚어보고자 조합원 여러분들에게 글을 올립니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를 ‘일자리정부’라고 자처해왔지만 계속해서 일자리상황은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일자리위원회가 무엇을 하느냐’는 성토가 있기도 했습니다.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기업들은 여전히 일자리를 늘리기 꺼려하는 상황이 겹친 것이 그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여전히 정부의 일자리에 대한 미온적 정책대응은 비판받아 마땅할 것입니다. 한국노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일자리 정책을 제안했는데, 그 중에서도 ‘공공성 강화를 위한 국공립 사회서비스인프라 확충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서비스공단 설치’에 관하여 정치권이 하루라도 빨리,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회서비스 등 복지가 확대되면 경제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저임금 일자리 양산만 하는 것 아니냐’ 등의 비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정책이 앞으로는 한국경제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인 동시에 ‘괜찮은 일자리’를 충분히 양산해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는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향후 10여 년간 일자리 전망의 중심은 사회서비스

 

최근 고용지표와 관련하여 보수언론들의 공격이 매섭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고용지표와 관련하여 해석이 분분하지만 이럴수록 앞으로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이 고용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건설적인 대안제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쉽게도 이에 대해서 전문가들이 내놓는 대안은 주로 고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깎아서 일자리를 더 만들자고 한다든가, 재정투입대비 일자리를 만들어내기에는 여전히 제조업이 좋기 때문에 제조부문 (대)기업에 정부재정을 많이 투자하자는 등의 내용에 그치고 있습니다.


고임금 노동자들은 전체 노동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그들의 임금을 깎는다고 해도 지금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한 만큼 충분한 여력이 되지 않거니와, 기업들이 임금 깎았다고 일자리를 더 만들어줄리 만무합니다. 제조부문에 정부재정을 투자하자는 의견도 현실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사기업에 재정지원을 해줄 수 있는 방안이 사실상 많지 않기 때문인데요. 이미 올해 정부가 3월 15일 발표한 청년 일자리 대책 중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을 통해 청년일자리를 만들어달라는 정책적 제안을 했지만, 실제 기업들의 큰 호응은 없다는 것이 현장의 반응입니다.


앞으로 일자리 전망을 따져볼 때 제조업에 계속해서 재정투입을 한다고 해서 크게 일자리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 [표 1]의 향후 취업자 수 전망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서비스업종에서 일자리가 확충될 것인 반면 제조업의 일자리 확대는 크게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즉, 구조적으로 제조업 부문의 일자리가 향후에는 늘어나기 매우 힘들지만 서비스분야는 아직도 늘어날 일자리가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앞으로 일자리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산업 중에서도 고용창출여력이 괜찮다고 평가되는 서비스업 부문에 집중할 필요가 있으며, 그 중에서도 보육, 요양, 복지, 교육, 문화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에 정책적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노동시장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어야 소득주도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효수요창출을 통한 내수시장을 튼튼히 하는 작업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가 향후 10여 년간은 매우 중요한 지점이 될 것입니다.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민간중심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다만 서비스분야는 부가가치 창출능력이 현재 매우 떨어진다고 평가받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임금이라든가 고용조건 등 일자리 수준이 굉장히 낮게 형성되어 있어서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특히 서비스분야에서도 보육, 요양, 복지, 교육, 문화 등의 일자리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상당히 노동조건이 열악하기로 유명하죠. 사회서비스부문의 일자리 질을 어떠한 정책적 방안을 통해 제고할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서비스부문이 지금과 같이 낮은 수준의 일자리로 형성된 것은 국가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당시 제기되었던 국민의 복지욕구 증대에 발맞추어 사회서비스 전달체계 확대를 하고는 싶었지만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민간에서 직접 기관을 운영하고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사회서비스 공급량을 확대했습니다. 


그러다보니 표준적인 운영모델을 삼을만한 공공기관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한 사회서비스영역은 상당수의 민간기관이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로의 본래의 기능보다는 이익을 남기기 위해 경영을 제대로 못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사실 지금의 사회서비스 일자리의 열악함은 10여년전 정부가 잘못 결정한 상황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이에 대해서 정부가 책임지고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서비스 질, 노동조건 등을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정책대안을 실행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지금가지 이야기해온 ‘사회서비스 공단’입니다. 보육, 요양, 복지, 교육, 문화 등 여러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를 표준적 운영을 통해 서비스 질 제고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적정한 고용조건을 가진 일자리를 늘리도록 하는 정책이 당장 실행되어야 합니다. 

 

일자리구조 전환 없이 안정적 경제성장은 어렵다

 

물론 지금까지 한국경제는 제조업 중심으로 형성되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제조업 중심의 노동시장구조를 가져갈 수는 없습니다. 구조적으로 이미 노동시장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서비스 부문을 장악하고 있는 민간기관의 정치적 입김 또한 강한 편입니다.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정책을 정치적으로 못하도록 반대할 공산이 큽니다. 


하지만 지금 노동계가 수세에 몰리고 있는 ‘일자리 문제’ 해결에 있어서 내놓을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로서 사회서비스 공단은 노동계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고, 책임지고 관철시켜야합니다. 사회서비스 전달체계와 노동조건이라는 두 가지 질서를 잡아줄 수 있도록, 공공부문이 직접 운영하는 사회서비스 전달체계를 확대하면서 표준화된 사회서비스 일자리를 늘리는 시도가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경제성장의 발판이 될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충에 대해 한국노총이 앞장서서 관철하는 것, 그것이 한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노동조합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조합원 여러분들도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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