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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중심의 사회서비스노동자 조직화가 필요하다

지방선거 앞두고 공공사회서비스인프라 확충 이슈화해야

등록일 2018년04월23일 11시04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지역사회중심의 사회서비스노동자 조직화가 필요하다
지방선거 앞두고 공공사회서비스인프라 확충 이슈화해야

 

복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도가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새로이 생기는 아동수당과 기존보다 강화되는 기초연금 등 점점 복지가 확대되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현상은 한국이 발전할수록 국민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최근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한 논의가 불이 붙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나치게 민간중심으로 형성된 사회서비스‘시장’ 안에서 사라진 공공성 회복, 사회서비스노동자의 공공부문 직고용을 통한 근로조건 개선, 서비스 질 제고를 통한 이용자 만족도 극대화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 한국노총은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맺은 정책협약사항에 이 내용을 넣었습니다. 더불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사회분과에 참여하여 직접 사회서비스공단이 국정과제로 선정되도록 노력하였고 성공하였습니다. 

 


 

가시권에 들어온 사회서비스 공공성 확보의 초석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최근 ‘사회서비스포럼’이라는 자문회의적 성격을 가진 기구를 출범시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하였습니다. 첫 회의가 열린 3월 6일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매듭을 짓겠다”고 공식적인 추진의사를 밝혔고, 두 번째 회의(3월 23일)에서 권덕철 차관은 “공공성 강화가 중앙 및 지방정부의 역할”이기 때문에 “앞으로는 각론으로 들어가겠다”며 정책의 구체화작업까지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습니다. 사회서비스 관련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공공성 확보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기회가 드디어 온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국의 복지는 재정체계(finance system)에 있어서는 일정정도 공공성이 있었지만 전달체계(delivery system)에 있어서는 공공이 아닌 민간에게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강제해오면서 공공성 확보에 실패했다는 성찰이 있었습니다. 최소한 20~40% 정도 공공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험을 쌓고 현장의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노력을 수행해야하는데 그 모든 과정과 부담을 민간에게 맡겼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에서조차 일반적인 재화나 서비스와는 달리 ‘복지’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일정정도 공공부문이 제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하는데요. 사회서비스 영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제대로 지켜주면서 동시에 서비스의 질도 제고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공단 정책은 이번 기회에 반드시 관철되어야 합니다. 


물론 정부가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건강보험보장성강화 정책이 의사단체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제대로 시행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회서비스영역의 민간공급단체가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울만 합니다. 또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역에 토착화되어있는 공급자 및 관련단체들의 힘을 무시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지’라는 정당한 권리를 가지는 전국민과 이에 노동으로 기여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서비스공단 정책이 가시권에 들어온만큼 이 절호의 기회를 우리 손으로 성공시켜야 합니다.

 

‘지역’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앞서 참여연대 김남희 변호사님의 글에서 언급된 것처럼, 사회서비스공단이 한국의 돌봄과 사회서비스를 둘러싼 모든 일을 다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대다수 국민들의 복지수요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사회서비스를 만들어내기 위한, 한국형 복지국가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민주적 돌봄체계 확립’의 초석으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하지만 이 기회에도 약간의 비어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게 바로 ‘지역’이라는 요소입니다. 수도권에서는 어린이집 및 요양기관, 복지시설 등이 그나마 상당수 분포되어 있어서 이용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습니다만, 비수도권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지자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그렇지 않은 곳도 있겠지만, 대다수의 비수도권 지자체는 교통이나 여타 인프라들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서비스관련 기관들 또한 인프라의 양과 질에서 격차가 존재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지역사회 내에서 이러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여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보건복지부도 공공사회서비스인프라 확충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각 지자체별 수요에 대한 파악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개인민간시설의 경우 기본적으로 시설장들이 노동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민간시설은 대부분 애초에 기관의 규모를 영세하게 설정하여 운영하다보니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어떤 방법으로든지 인건비를 절감하려고 하는 행태를 보이며 심지어 최소한으로 지켜야하는 최저임금도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러한 사용주의 부당한 노동행위에 맞서 최소한의 방패를 만들고자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하는 즉시 어떤 방법으로든 노동자들을 내쫓으려는 비인권적은 행태가 아직도 만연한 상황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 또한 하락하기 마련입니다.


한국노총이 중앙무대에서 여러모로 공공사회서비스의 확대를 위해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만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글을 통해서 저는, 지역본부에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계신 동지들에게 부탁을 드리려고 합니다. 우리 한국노총이, 특히 지역에 계신 동지여러분들께서 적극적으로 나서주셔야 할 때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을 해야만 할까요?


가장 첫 번째로는 지역사회중심의 사회서비스노동자 조직화가 필요합니다. 노동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노동조합입니다. 그동안 한국노총이 정책적으로 공공사회서비스 인프라 확충을 위한 사회서비스공단에 가장 강력하게 주장을 해왔던 만큼 지역에서 일하는 사회서비스노동자들을 위해 조직화에도 박차를 가해야할 때입니다. 복지영역에 있음에도 노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용주 아래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는 사회서비스노동자들은 법의 보호를 받기까지는 현실적으로 버티기 어렵습니다. 미조직된 사회서비스노동자들이 아직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우산이 되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동지 여러분들이 가장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주체가 되고 그들이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사회서비스노동자 조직화에 열정을 쏟아주십시오.


두 번째로는 각 지역사회마다 사회서비스공단에 대한 강력한 지지의 표명이 필요합니다.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여 공공사회서비스인프라를 확충해달라는 지역의 요구가 있어야 합니다. 사회서비스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여 사회서비스공단을 강력하게 추진하라는 지역의 요구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한국노총이 중심이 되어 노동과 시민사회의 연합된 힘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공사회서비스인프라 확충이라는 테마를 지역사회에 이슈화시킬 수 있도록 각 지역의 동지여러분들이 힘써주시기를 간곡한 부탁을 드리는 바입니다. 

 

 

김정목 한국노총 정책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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