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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들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행위가 부정선거운동인지 여부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3도5694 판결]

등록일 2024년03월14일 08시48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장희국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변호사

 

공직선거법은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는 것’을 부정선거운동으로 보아 금지하고 있는데(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 제255조 제1항 제9호), 최근 대법원은 노동조합 내에도 해당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노동조합 내에서 조합원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행위를 위 규정으로 처벌한 첫 사례로서 노동조합에 허용되는 선거운동과 구분하기 쉽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출처: 이미지투데이]

 

1. 대상판결의 사실관계 및 소송 경과

 

피고인들은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지역지부 산하 지대(이하 ‘지대노조’)의 조직부장들로서 건설 현장을 다니며 노조원들에게 분배할 일감을 확보하고, 조합원들의 근로 여건을 관리하며, 노조원을 집회에 동원하거나 지도부의 방침을 조합원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이들은 노조의 네이버 밴드 방에 선거운동 참여 조합원 보고, 선거운동팀 편성 요청 글을 게시했고 댓글로 보고받았으며, 조합원 56명에게 어깨띠 등을 사용하여 선거운동을 하게 한 사실로 기소되었다.

 

지대노조는 건설 현장의 담당 업체와 교섭 후 수임받은 일감을 조합원들에게 배분하거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집회 활동을 했다. 조합원들은 비조합원들보다 근로조건에서 더 나은 대우를 받고, 건설 현장에서 근로하면서 노동조합원으로 권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을 관할하는 노동조합에 가입해야 했다. 지대노조는 조합원을 받을 때 특정 정당 가입을 권하고, 특정 정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선거운동을 했다.

 

피고인들은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자 네이버 밴드에 팀장들에게 조합원들을 차출하도록 했고, 각 팀장은 조합원들에게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피고인들은 팀장과 조합원이 말을 잘 듣게 하려고 본인 명의가 아니라 지대장 명의로 지시 글을 올렸다. 일련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조합원들은 ‘노동조합의 명의’를 사용해서 선거운동을 하지 않았다.

 

원심은 피고인들이 노동조합 내에서의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조합원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했으므로 부정선거운동죄가 성립한다고 판결했으며, 대법원은 법리 오인의 위법이 없다며 해당 판결을 확정했다.

 

2. 대상판결이 부정선거운동죄를 인정한 이유

 

공직선거법은 단체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1998. 4. 30.부터 노동조합의 선거운동을 허용했다. 선거운동이 허용되면서 노동조합은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하기로 하고 자신의 명의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조합원에 대하여 노동조합의 결정에 따르도록 권고하거나 설득하는 행위도 ‘강요’에 이르지 않는 범위에서 허용되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조합 간부가 조합원들에 대해 선거운동을 강요하거나 압박하지 않았고 조합원들이 자유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을 한 상황이라도 조합의 간부가 선거운동원을 적극적으로 조직하여 선거운동을 하게 한 경우라면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을 위반한 행위로서 부정선거운동죄(공직선거법 제255조 제1항 제9호)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전례에 없던 일이다.

 

대상판결이 적용한 공직선거법 제85조 제3항은 ‘직업적인 기관·단체 등의 조직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하여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하게 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에 해당 규정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우선 노동조합을 ‘직업적인 단체’로 볼 수 있어야 한다.

 

대상판결은 고용 관계가 아니라 하더라도 직업적인 이해관계로 사실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단체는 직업적인 단체로 볼 수 있으므로 노동조합도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직업적인 단체로 볼 수 있는 노동조합의 구성원은 그 노동조합 내에서 가지는 직위를 이용해서 조합원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 대상판결은 노동조합 간부가 조합원에게 노동조합의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조합원의 이행사항 등을 평가·보고 받는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것은 노동조합 내 직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게 한 것이므로 위법하다 보았다.

 

특히, 노동조합은 단결권에 기초하여 내부통제권을 가지므로, 노동조합 간부가 조합원에게 내부통제권에 기초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위법의 중요한 근거로 제시했다.

 

비록 대상판결은 노동조합에서 조합원의 일감 배분을 관리하는 특수한 상황을 바탕으로 했으나 노동조합의 간부가 조합원에게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행위만으로 처벌받은 선례가 생겼다는 점에서 노동조합의 선거 활동에 더 많은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3. 노동조합의 선거운동에 대해 대상판결이 시사하는 점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이다. 이에 잘 운영되는 노동조합이란 비조합원에 비해 조합원에게 향상된 근로조건을 제공할 수 있고, 내부적인 규율을 상호 준수하여 단결이 잘되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노동조합이 비조합원보다 조합원에게 향상된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단결권을 위해 규율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조합원의 선거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본다.

 

노동조합이 조합원에 대한 영향력이 크고, 그것이 직업과 관련된 영향을 포함한 것이라면 노동조합의 간부가 선거운동을 권유한 경우 조합원의 자유로운 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상판결은 노동조합 간부가 조합원에게 선거운동 기회를 안내하는 정도는 허용되지만, 선거에 참여할 사람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참여를 요구했다면 위법할 수 있다고 보았다. 나아가 적극적으로 조직하고 참여를 요구했다 하더라도 조합원들에게 노동조합의 선거운동임을 알리고, ‘노동조합의 명의’로서 선거운동을 했다면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대상판결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하는 선거운동과 조합의 내부적인 상하 관계를 이용하여 조합원을 동원할 뿐인 선거운동은 구분된다. 조직의 선거운동에 구성원이 참여하는 것은 적법하지만 선거운동에 구성원을 동원하는 것은 위법하다.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소속된 조합원으로서 지위를 가지지만 동시에 자유롭게 지지 후보를 결정할 수 있는 개인으로서 지위도 가지는데, 조합의 권한으로 개인의 선거에 관한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설령 조합원이 선거운동을 거부하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본 판결의 타당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대상판결은 근로환경 등에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크고 규율을 잘 준수하는 노동조합일수록 조합원 개인의 선거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윤지혜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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