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 노동자, 노동조건 불만족이 만족보다 10배 이상 높아
한국노총, “콜센터업 노임단가 도입으로 적정임금 보장해야”
콜센터업에 대한 노임단가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한국노총이 콜센터노조연대 조합원 35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콜센터업의 가장 큰 문제는 ‘낮은임금’ (76.5%)이라고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81.5%가 현재 임금(월 고정급 229만원)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저임금’인 것이다.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전국노동위원회 노동존중실천국회의원단은 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회실에서 ‘콜센터업의 노임단가 도입 필요성과 정책과제’ 국회 토론회를 공동주최로 열고, 콜센터업의 노임단가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정책과제를 도출하는 자리를 가졌다.
‘콜센터업의 노임단가 도입 필요성과 정책과제’를 주제로 발제한 우상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7월 11일부터 8월 5일까지 한국노총 콜센터노조연대 조합원 357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하여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임금 관련 실태조사 결과로 “콜센터 노동자가 받는 매월 고정급(기본급, 식대, 교통비 등 포함)은 평균 229만원, 변동급(성과금 등)은 평균 41만원으로 나타나 고정급과 변동급을 합쳐 매월 약 270만원 정도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3.6%)에 비해 불만족(81.5%)이 높았으며, ‘비슷한 경력을 갖고 일한다면 콜센터 규모에 상관없이 모두 비슷한 임금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다(48.2%)가 그렇지 않다(32.2%)보다 16% 높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콜센터 노동자들은 운영형태나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비슷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 발제 중인 우상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
노동조건에 관한 실태조사에서는 콜센터 직업을 선택한 이유로 ‘다른 일자리가 없어서’(45.4%)로 가장 높았다. 우상범 연구위원은 “30~40대 경력단절 여성(혹은 경력유보여성)이 콜센터에 진입하게 된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특히, 콜센터업의 문제점으로는 낮은임금(63.6%), 감정노동에 따른 스트레스(21.0%), 실적에 따른 스트레스(8.4%) 순으로 나타났는데, 낮은임금을 답한 비율이 공공기관(75%)이 민간기관(47.7%)보다 27.3% 높게 나타났다. 이는 공공기관이 민간기관에 비해 낮은 임금이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볼 수 있다.
콜센터노동자들이 노임단가(직종별 근로자의 실 지금 임금수준을 파악한 것으로, 보통 월 인건비를 평균 근무 일수로 나눈 금액)를 인지하는 경우를 조사한 결과, 모른다(59.4%)는 비율이 안다(40.6%)는 응답보다 높았다. 하지만, 노임단가 도입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3.0%로 매우 높게 조사됐다.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우상범 연구위원은 콜센터업의 노임단가 도입을 위한 정책으로 △콜센터업에 대한 전수조사(시장규모, 종사자수, 운영형태 등) △「콜센터 감정노동자 보호에 관한 법률」제정 및 「콜센터 노임단가적용 지침」 마련 △콜센터 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콜센터 ISC) 조직 △콜센터 직무가치를 반영한 등급제 운영 △국가 공인 콜센터 상담사 자격증 개발 등을 제시했다.
토론자로 나선 곽현희 한국노총 콜센터노동조합연대 의장은 고강도 노동과 저임금 일자리라는 콜센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감정노동 종사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자격요건 강화와 콜센터 노임단가 제정 ▲정기적인 종사자수 파악 ▲스트레스 예방교육과 심리상담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 토론 중인 곽현희 한국노총 콜센터노조연대 의장
토론회에 앞서 서종수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2022년 한국노총은 콜센터노동조합연대를 출범시켜 콜센터노동자의 불안정노동 철폐와 실질적 노조할권리 보장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며 “지난해 대대적인 현장조합원 설문조사를 통해 콜센터 적정 노임단가 설정, 과도한 실적급 비율 제한, 예비인력 확보 및 법정노동시간 준수, 그리고 감정노동자보호법 실효성 강화라는 다섯가지 핵심의제를 도출한 바 있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콜센터의 임금문제는 개별 사업장의 임금협상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면서 그 이유로 “제조업 원청의 단가 후려치기는 공공기관, 민간기업 원청의 콜센터 자회사와 용역비의 임금 후려치기로 재현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인사말 중인 서종수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이어 “콜센터노동은 이른바 저임금노동, 비정규노동, 불안정노동 등 많은 이름이 있다”며 “콜센터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제도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국회와 정부에 다시 한번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노광표 전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원장이 좌장을, 우상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곽현희 한국노총 콜센터노조연대 의장, 박현민 한전CSC 경영지원부 부장, 양현수 고용노동부 노동개혁총괄과장, 이재석 산업통상자원부 엔지니어링디자인과장이 나섰고, 현장발언에는 최재영 금속노련 삼성카드고객서비스노조 위원장, 김시현 한국노총연대노조 콜센터본부 HF파트너스지부 지부장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