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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법 개정안, 실업급여 약화시켜 저임금노동자 생계 위협

양대노총,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반대 의견서 국가인권위 제출

등록일 2023년10월27일 08시42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정부는 불안정한 노동시장 개선 및 노동자 보호 정책 강화해야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고용보험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저임금·불안정 노동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고용보험 실업급여를 약화시켜 이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개정이 필요하다는 근거 역시 취약한 상태라는 것이다.

 

양대노총은 25일 국회에 계류중인 ‘고용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제22318호, 제23265호/이하 개정안) 전반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 8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부의 고용보험 개편 문제점 및 개선방향 토론회

 

양대노총은 의견서에서 “구직급여 수급을 어렵게 하고 하한선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불안정한 노동시장 상황에서 위험을 겪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한 보호를 두텁게 함과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의 정책적 책임을 다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직급여 하한선 폐지 또는 조정과 관련해 최저하한선 수급자 비중이 높다는 것은 노동시장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이 높고 이들에게 실업 위험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저임금액이 높아져서 구직급여 하한선 조정이 필요하는 근거에 대해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는 연평균 3.4%의 현저히 낮은 인상률로 오히려 하한선을 상향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양대노총은 구직급여 반복수급자 증가 주장에 대해서는 “자발적 이직자에 대해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현재의 제도에서 의도적 반복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노동시장의 결과”라고 꼬집고, “반복수급을 제재할 경우 그렇지 않아도 불안정한 단기 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를 크게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직급여 수급자의 증가나 이에 비례한 반복수급자의 증가는 우리나라 고용보험이 관대하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때문이 아니라 노동시장 불평등의 증가로 취약한 지위에 놓인 노동자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양대노총은 “2022년 기준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기간은 6.0년(OECD 평균 9.3년)이며, 전체 노동자의 약 31%(OECD 평균 21%)가 1년 이내의 근속기간일 뿐”이라며 “이렇듯 불안정한 노동시장 상황에서 현재 18개월 중 180일로 정해져 있는 피보험단위기간을 늘리는 것은 불안정 노동자들의 생계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고, 노동시장의 문제를 일방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OECD 보고서에서 언급한 것처럼 한국의 실업급여가 상한선이 낮고 급여기간이 짧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직급여의 수급기간을 늘리고 실질 급여수준을 높여야 한다”면서 “고용보험 실업급여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고 고용보험이 적용된 노무제공자들 역시 실질적인 급여수급 사례가 적어 적절한 보호를 제공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비정규직, 임시·일용의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해결하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책무”라고 덧붙였다.

최정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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