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 삶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올라가면서 최근 정치권 및 학계에서는 청년에 대한 많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MZ세대, 청년노동자의 노동조합 활동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한국노총 내부에서도 청년조합원을 넘어 전체 청년노동자를 위한 사업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전체 인구의 1/4을 넘는 청년층은 사회구성원이자 노동자로서 우리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노총 내부에서는 관심이 적었던 게 사실이다. 한국노총은 그간 청년세대를 위해 일자리나 교육, 주거, 복지 등 생애 전반에 걸친 ‘정책’을 제시하고 안정적인 일자리와 양질의 노동환경 보장을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2030 청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기획, 조직사업은 부족했다.
▲ 7월 25일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노총 청년사업 담당자회의’
한국노총, 청년사업 본격 진행
이에 김동명·류기섭 집행부는 청년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여성청년본부를 신설하여 청년사업 담당자를 지정했다. 먼저, 여성청년본부는 노동시장 악화와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 시도에서 청년노동자를 정치적 쟁점의 도구로 악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노동시간제도 개편 저지 사업을 전개했다.
윤석열 정부는 양대노총을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낙인찍고, MZ라고 불리는 청년세대를 앞세워 세대 간 갈라치기를 하는 방식으로 노동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이라는 미명 하에 기존의 노동조합 활동을 부정하고, 현재 1주 최대 12시간으로 제한된 연장근로 관리단위 칸막이를 월 단위 이상으로 확대해, 1주일에 최대 80.5시간(주 7일 기준)까지 일할 수도 있는 ‘근로시간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청년들이 원한다고 포장했다.
그러나 청년노동자를 비롯해 여론의 반대가 거세지자 이정식 장관은 노동시간제도 개편안에 대한 가능성을 모두 열고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년들과의 소통을 원한다는 주장 이면에는 다수의 비정규직, 미조직된 청년노동자를 위한 목소리를 경청할 계획은 없었다. 이에 양대노총 청년노동자들은 지난 3월 <청년노동자-이정식 장관 공개토론회 제안> 기자회견을 가지며 청년의 생존조차 위태롭게 만드는 노동현실을 함께 논의하자고 요청했다. 결국 이정식 장관이 참여를 하지 않으면서 <이정식 장관 없는 이정식 장관·청년노동자 공개토론회>를 진행했다. 다양한 일터에서 일하는 양대노총 청년조합원과 정당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 모여 현재 법 태두리 안에서도 청년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는 현실을 토로하고, 기본적인 노동권과 안전조차 지켜지지 않은 열악한 노동환경을 폭로했다.
이후 청년노동자가 직면한 다양한 노동의제를 전진시키기 위해 지난 6월에는 ‘양대노총 청년노동자-더불어민주당 타운홀미팅 노동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양대노총은 ▲ 정의로운 전환 ▲ 중대재해 및 산재예방 ▲ 야간노동 및 장기간 노동 철폐 ▲ 청년 공무원 일터 개선 ▲ 특성화고 실습생 노동권 보장 ▲ 포괄임금제 폐지 ▲ 채용비리 철폐 ▲ 학교노동인권교육 법제화 등 청년 노동 8대 의제를 더불어민주당에 전달했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환경노동위 소속 위원들에게 입법을 통한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한국노총 청년위원회 설치로, 대표성과 조직화를 제고한다
내부적으로는 청년노동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청년에게 먼저 다가가고, 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인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사업계획을 마련했다. 청년 노동자의 대표성을 확보하여 청년노동자가 원하는 정책을 생산하고, 제공하여 노동운동의 일원으로 조직하고, 나아가 노동운동의 미래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전체 사업장을 대상으로 청년조합원 규모 및 인식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국노총 조합원 중 청년조합원이 차지하는 규모를 파악하여 청년노동자 대표성 제고 사업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인식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생각하는 청년 사업의 우선순위(청년할당제, 청년 전담부서 설치 등)를 알아보고자 설계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산별의 다양한 제반조건이 고려하여 세심하게 청년노동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추후 각기 다른 일터에서 일하는 청년노동자들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로 연계하여 청년들이 생각하는 한국노총과 산별, 노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고자 한다.
또한, 청년 노동자 의제가 중요하게 다뤄지기 위해 회원조합 대표자와 시도지역본부 의장과의 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다. 청년사업 필요성과 활성화를 위해 지역순회 간담회를 계획하여 지역과 산별에 설문조사와 심층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유기적인 체계 구축 마련을 위한 회원조합·시도지역본부의 청년사업부서 설치 및 담당자 지정 요청까지 고려하고 있다.
아울러 현장 청년조합원 당사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공론장(카카오오픈채팅방 ‘한국노총청년위준비위’)을 개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노총 청년위원회 설립 목적과 가치, 역할, 계획 등을 마련하고자 한다. 청년노동자를 대표하는 위원회로 거듭나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여성청년본부는 지난 7월부터 각 시도지역본부와 회원조합에 청년사업담당자 40명과 함께 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한국노총은 청년사업담당자와 함께 청년노동자 대표성 확보를 위한 정책과 조직, 교육, 연대 사업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정책 사업으로 일자리 및 교육, 주거, 복지 등 청년전반에 걸친 의제 개발을 추진해 총선·대선·국감에 대응하여 입법 및 제도개선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구성원들의 정책 역량 향상을 위해 교육 사업을 추진한다. 청년들이 관심있는 의제(연금개혁과 정년연장 등)와 조직활성화(직무스트레스 관리 등) 아카데미를 개설할 예정이다.
한국노총은 청년조합원의 조직화와 대표성 제고를 통해 노동조합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 한국노총이 청년노동자를 대표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에 조합원 모두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
▲ ‘한국노총청년위준비위’ 카카오오픈채팅방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