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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노동·반통일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2023년 제15기 한국노총 통일선봉대 참가 후기

등록일 2023년09월06일 17시04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김종광 남양넥스모 노조 회계감사(제15기 한국노총 통일선봉대 대원)

 

올해 여름은 폭염과 폭우로 몹시 힘든 나날이었다. 어느 해보다 희생자도 많았다. 가슴 아픈 뉴스는 곧 분노로 바뀌었다. 정부의 책임자들은 무책임하고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최고 책임자는 남의 나라 전쟁터에 갔다. 민중은 각자도생으로 몰리고 있다. 살겠다고 저항하면 곤봉 세례다. 투쟁하는 노동자들은 적이었다. 결국, 한 노동자는 몸에 불을 붙였고 우리 대표자는 잡혀갔다.

 

▲ 8월 9일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15기 한국노총 통일선봉대 발대식

 

우리가 김준영이다

제15기 한국노총 통일선봉대 발대식 참석을 위해 한국노총 대회의실에 모인 통일선봉대 대원들은 가슴에 '우리가 김준영이다.'라고 쓰인 배지를 달았다.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의 파업권은 원청에 의해 무력화되었다. 2020년에 체결된 고용 승계에 관한 사회적 합의는 온전히 지켜지지 않았고 현장은 노동 탄압이 자행되었다. 일상은 전쟁이 되고 누군가 나서지 않는다면 해결은 요원했다. 그리하여 포스코 회사 앞 도로에 철탑이 세워진 것이다.

 

경찰은 폭력적으로 대응했고 가짜 뉴스가 유포됐다. 부도덕한 정치인들은 노동을 비난했다. 한국노총은 분노했다. 윤석열 정권, 무도한 정권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 15기 한국노총 민족자주 통일선봉대는 김준영 동지의 마음으로 시작했다.

 

▲ 8월 10일 광주구치소 앞에서 열린 ‘김준영 동지 무죄석방 촉구 금속노련 결의대회’

 

숨 가쁘게 돌아본 분단 78년 역사

첫 일정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및 11차 기림일을 맞이하는 세계 연대집회였다. ‘정의도 기억도 연대도 격렬하게 혐오를 넘어 평화의 연대로!’란 구호를 걸고 진행하는데 스피커 볼륨을 높여 집회를 방해하는 자들이 있었다. 집회가 마무리되고 가려졌던 구호 현수막이 거둬지니 떠들던 사람은 4명뿐이었다. 우리 일상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장관, 기자, 학자, 전문가란 스피커로 요란스레 동족 대결과 적대를 떠들어대지만, 과연 그들은 얼마나 될까. 온갖 방해를 물리치고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다짐해본다.

 

둘째 날 아침 광주 교도소 앞, 김준영 동지 무죄 석방을 위한 금속노련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태풍 우가 쏟아졌다. 목청껏 소리를 지르고 팔뚝질을 하고 노래를 불렀다. 김준영 동지는 통일선봉대에게 보내는 편지글에서 “윤석열 정권 가슴에 날아가는 가장 날카로운 비수가 되자”고 호소하며 “남북 노동자들이 자유롭게 만나 민족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자유를 위해 싸우자”고 했다. 감동적인 글에 우리가 더 큰 힘을 얻었다. 과연 갇혀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김준영을 즉각 석방하라!”고 크게 외쳤다.

 

셋째 날 아침,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장소인 노근리 쌍굴다리 현장을 탐방했다.

노근리는 1950년 7월 미군이 충북 노근리 경부선 철도 아래 쌍굴다리 속에 피신해 있던 주민들을 무차별 사격하여 민간인 300여 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이러다가 다 죽겠네...” 젖먹이 아이의 울음소리는 적들의 표적이 되었다. 도피처에 숨은 사람들이 다 죽지 않기 위해 내 아이를 냇가에 버린 어미의 심정을 알 수 있을까.

 

▲ 8월 11일 노근리 평화공원 답사

 

미군은 비행기 잡는 기관총으로 노근리 쌍굴다리를 무차별로 쏘아댔다. 아이를 살리려 온몸으로 막은 엄마의 주검 아래, 몇 명의 아이들이 살아남았다. 사격이 멈췄다. 인민군에 의해 미군이 후퇴한 것이다. 무자비한 살상 아래, 총격을 멈추게 한 인민군이 고마웠다고 한다. “하루라도 빨리 내려 왔으면...” 생존자들은 역설적 상황을 증언했다. 전쟁의 비인간성은 처참했다. 당시 살아남은 아이들이 자라, 끈질긴 진실 투쟁으로 노근리 학살 사건은 공론화되고 결국, 미국 대통령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또 다른 민간인 학살터인 대전 산내 골령골을 탐방했다. 수천 명이 학살된 산내 골령골은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 불린다. 1950년, 한국전쟁이 나자마자 이승만 정부는 감옥 문을 열어 수감자들을 조직적으로 죽였다. 국제법상 전쟁 시에는 수감자들을 풀어주게 되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승만 정부는 전쟁 상황을 틈타 분단을 반대해 수감 된 사람들을 포함해 모두 총살했다. 1950년 집단 학살은 3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영등포와 서대문, 수원의 형무소에서 가석방돼 열차를 타고 내려오다가 대전역에서 마구잡이로 연행된 사람들과 대전형무소에 수감된 사람들 약 7000여 명이 총살되어 긴 구덩이 아래로 떨어졌다. 이 중에는 제주 4.3 관련 수감자와 여순사건 등 소위 정치범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같은 사실은 1999년 미국 국립문서보관소에 있던 ‘한국에서의 정치범 처형’이라는 A-1급 보고서가 공개되면서 밝혀졌다. 50년이 걸렸다. 산내 골령골 학살에 대해서 정부는 진상조사를 외면하고 사실을 인정조차 하지 않았다. 겨우 미군 문서에 의해 진상이 알려진 후 유해발굴을 시작했다.

 

2024년 12월 준공 예정인 한국전쟁 전후 전국에서 희생된 민간인의 추모와 평화 인권 교육을 위한 ‘진실과 화해의 숲’은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는데 최근에 이승만 기념관은 세우려고 열을 올리고 있다. 누가 국민을 죽였는가. 학살의 죄를 누구에게 어떻게 물어야 하는가. 역사를 왜곡하고 진실을 감추려는 시도는 계속된다.

 

분단 78년 역사를 숨 가쁘게 돌아보고 나니, 실천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로 올라와서 각계각층의 통일선봉대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행진했다. 역사 왜곡, 분단 강요, 한반도 군사적 긴장 조성에 대해 일본대사관과 미국대사관, 용산 대통령실에 항의했다. 신냉전 한미일 군사 협력 반대, 후쿠시마 핵 오염수 투기 규탄, 반노동·반통일 윤석열 정부 심판, 굴욕외교 규탄, 주권회복을 외쳤다. 이어 용산역 강제동원노동자상 앞에서 열린 8·15 한국노총 통일대회에 참여했다. “노동 탄압·굴욕외교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자”고 외쳤다. ‘노동자통일선봉대가’를 힘차게 불렀다. “새 역사를 개척하는 노동자 통.일.선.봉.대.” 가슴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 8월 11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전체 통일선봉대 연대 집회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

일정 중 교육이 세 번 있었다. 교육을 통해 한반도 주변 신냉전 조성의 위험성, 정전체제의 역사,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고민하게 되었다. 교육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윤석열 정권의 노동정책, 외교·통일정책, 역사의식에 대해 분노했다. 무엇을 해야 할까.

 

보국안민, 제폭구만, 척양척왜를 외치며 일어났던 농민군, 5.18항쟁 때 마지막 도청을 지켰던 시민군, 무장을 들고 일제와 투쟁했던 항일운동가들... 그들이 치열하게 살고 사랑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그들도 우리처럼 이 땅에서 사람답게 살기 위해 투쟁했다. 윤석열 정권의 친미·친일·사대매국 행보는 노동자 민중의 삶과 같이 갈 수 없다. 8.15 한국노총 통일대회에서 울린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식민의 역사를 돌아보며, 전쟁의 참극을 되새기며, 노동자 민중이 행복한 정의로운 나라와 자주·평화·통일의 세상을 꿈꿔 본다. 그리고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도록 실천과 투쟁으로 한국노총 통일선봉대의 깃발을 휘날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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