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 구속 등 윤 정권의 노동탄압 현황 공유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 진정··· 절차 진행 중

제111차 ILO(국제노동기구) 총회에 참석하고 있는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과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11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질베르 응보 ILO 사무총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양대노총과 ILO 사무총장은 양회동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건설노조 때리기,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에 대한 폭력연행과 구속을 비롯한 최근 한국정부의 노동탄압 현황을 공유하고 ILO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국노총 류기섭 사무총장은 “한국 정부는 파업중 대체근로 허용, 과로를 조장하는 연장근로 집중사용 등 사용자의 오랜 숙원을 노동정책에 반영하려 하고 있다”면서 “그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용자의 불법·불공정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어대지 않고 노동조합에만 공격을 가하고 있다”며 “건설현장, 제조업, 공공부문 등 윤석열 정권의 노동조합에 대한 폭압적 진압으로 노사관계가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이에 대해 ILO가 한국정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질베르 응보 ILO 사무총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정부가 작년 말 화물연대 파업 탄압으로 시작하여 최근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펼치며 노사관계를 30년 전 독재정권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현재 정부는 노동조합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고, 사회적 대화는 전면 중단되었다”면서 “한국 정부가 ILO 회원국으로서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ILO의 역할이 긴급하고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질베르 웅보 사무총장은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ILO 아태총회 당시 민주노총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을 만났다”며 “화물연대 파업 탄압 상황을 듣고 놀란 후 한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오늘 양노총 대표가 전한 이야기로도 매우 심각한 상황임을 파악했다”면서 “현재 해당 내용이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 진정되어 절차가 진행중”이라고 답하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면담에 배석한 마리아 엘레나 노동자활동지원국(ACTRAV) 국장은 “ILO 협약 87호·98호 이행에 대한 정기 감시감독절차가 올해 개시된다”며 “이미 제소가 이루어져 검토되고 있는 만큼 이러한 감시감독 절차를 통해 ILO의 경고 메시지가 잘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양대 노총과의 협력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