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 중 정부·경영계 대변하는 위원이 과반 차지

양대노총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퇴를 촉구했다. 양대노총은 8일 성명을 내고, “보건복지부장관이 국민연금기금의 수탁자책임 활동을 형해화시키고, 기금운용위원회의 민주적 운영 관행을 퇴행시키고 있다”고 규탄했다.

7일 열린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국민연금기금의 스튜어드십코드를 행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운영규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노·사·지역가입자 등 영역별 가입자단체가 추천하는 몫을 기존 6인에서 3인으로 줄이고, 나머지 3인을 금융관련 학회나 자본시장 관련 협회 등 이해 상충의 소지가 있는 단체에 추천한 전문가 중 정부가 선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 7일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 회의장에서 피켓시위 중인 양대노총 등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양대노총은 “안건의 상정 사유가 긴급하다고 인정될만한 근거가 없음에도 회의 전날 안건자료를 공유하고 장관 권한으로 기금위에 바로 상정하여 표결까지 강행, 무리하게 통과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규정 개정은 명목상 전문성 강화가 목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표성을 축소시키고 금융시장의 이해에 맞는 인물을 배치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결론적으로 수책위에서 정부와 경영계를 대변하는 위원이 공식적으로 9명 중 5명으로 과반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양대노총은 “국민의 노후자산인 국민연금기금을 지키기 위해 공동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금융자본 및 재벌 대기업과 정권의 손아귀에 넘기려는 윤석열 정권의 저열한 시도를 강력히 저지하고, 수탁자책임활동을 형해화시키는 움직임에 돌격대장 노릇을 하고 있는 조규홍 장관의 퇴진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문제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연금기금운용체계의 구성, 운영 등에 있어 대표성·전문성 제고와 민주적 과정관리가 가능하도록 법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