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후 준비가 되지 않는 고령자들로 인한 노인 빈곤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또한 급속한 고령화와 저출산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인구감소 현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공적연금은 노후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정년제도와 수급 개시 연령 불일치로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사회‧경제적으로 노동시장의 인력 재배치와 노동 유연화가 요구되고 있으며, 생산가능 고령인력에 대한 고용연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 되고 있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과 한국노총 공무원연맹은 28일 오후 2시,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공적연금과 해외사례로 본 노인 빈곤 해소를 위한 고용연장 방안 토론회 – 고용연장과 노후 소득보장제도의 정합성을 중심으로’ 토론회를 열고, 독일‧일본‧캐나다 세 국가의 연금개혁 상황을 분석하여 한국의 정년제도 및 연금제도가 상호 조응할 수 있도록 고용연장 방안을 모색했다.
발제자로 나선 정원오 성공회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1998년 제1차 연금개혁과정에서 고령화와 수명연장 등을 반영해 연금급여 개시 연령을 2013년부터 기존 60세에서 61세로 연장하고, 5년마다 1년씩 상향 조정해 2033년에는 65세에 도달해야 노령연금을 수급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오는 문제로 정년제도(고령자고용법)로 보호되는 퇴직 연령이 60세라는 점을 꼬집으며 “2033년의 우리나라 국민은 60세 정년퇴직 이후 공적연금 급여가 개시되는 65세까지 5년간의 소득 공백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수명연장에 따른 노인 연령 상승을 반영하고, 연금보험 재정안정을 위해 노령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방향으로 연금제도를 개혁하고 있다”며 독일과 캐나다, 일본을 언급했다.
△ 발제 중인 정원오 성공회대 교수
먼저, 독일은 국민연금의 수급 개시 연령을 68세로 연장했고, 캐나다는 기초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67세로 연장했으며, 일본은 후생 연금의 정액 연금(1층) 수급 개시 연령을 먼저 65세로 상향 조정한 뒤(2001~2012년), 소득비례 노령연금(2층)은 2013년부터 단계적으로 연장하여 2025년에는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65세로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독일과 캐나다는 연금급여 개시 연령을 68세로 연장했지만, 공적연금 급여 시작 연령이 곧 정년퇴직을 의미하기 때문에 별도의 정년제도 조정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연장됨에 따라 재취업이나 노동시장 참여시 조기노령연금, 초장기 노령연금, 완전 노령연금의 급여 수준 감액이 과도하게 발생하지 않도록 조정해 고령자의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의 개혁조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일본은 한국과 유사한 연공형 임금 체제이며 별도의 정년제도를 운영하는 체제”라며 “연금제도 개혁과 동시에 정년 법에 해당하는 「고령자고용안전법」을 개정해 65세 고용노력 규정을 ‘의무’규정으로 전환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일본의 정년연장제도 개선의 핵심 사항은 △희망자 전원 대상 65세까지 계속 고용제도 도입 △정년 연령 65세 인상 △정년 규정 폐지로 세 가지 사항 중 하나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며, 계속 고용제도를 도입하는 경우라도 단계적으로 점진적으로 시행하며 예외 및 경과조치를 인정해 제도 시행의 실효성도 함께 담보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외국 사례와 한국의 고용연장 사례조사를 통해 정년 및 고용연장에 따른 문제점들을 검토한 뒤,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단계적 접근 원칙 ▲다양한 고용연장 방안에 대한 인정의 원칙 ▲고용연장대상자에 대한 해고 및 퇴직 사유의 명문화의 원칙 등의 세 가지 방안을 제안하며, “22~23년까지 제도 도입을 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방안을 확정하고, 24~33년까지 2년에 1년씩 단계적으로 고용을 연장해 2033년 국민연금 급여개시 연령 65세와 고용연장 연령 64세가 서로 조응하도록 하는 것”을 함께 제시했다.
이번 토론회는 문진영 서강대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정원오·송선영 성공회대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이성철 한국노총 공무원본부 실장, 홍백의 서울대 교수, 이창곤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제갈현숙 한신대 교수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