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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평가 ② : 대북정책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전면 재고되어야 한다

등록일 2022년06월03일 16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조선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실장

 

새 정부의 국정과제가 공식 발표되면서 대북정책의 윤곽이 드러났다. 새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관계 정상화 및 평화의 한반도 실현’을 주제로 ① 북한 비핵화 추진 ② 남북관계 정상화 및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 준비 ③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각 과제별 세부정책을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 북한 비핵화 추진

- 한·미간 긴밀한 조율 하에 예측가능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고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 대북 비핵화 협상 추진

  ‣ 북한 비핵화 실질적 진전 시 평화협정 협상 추진

-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제재 유지와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 확보를 위한 국제 공조 강화,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러의 건설적 역할 견인

  ‣ 북한 비핵화 진전 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주민의 인권·인도적 상황 개선 모색

- 판문점 또는 워싱턴에 남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안정적인 대화채널 가동

 

▣ 남북관계 정상화, 국민과 함께 하는 통일 준비

-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 수립·추진

  ‣ 비핵화 과정과 유기적으로 연계된 경제협력 비전 제시 및 실행

- 언론·출판·미디어콘텐츠 분야 등 다방면의 남북 소통 및 교류 추진, 미세먼지·자연재난 공동 대응을 위해 산림·농업·수자원분야 협력 강화와 접경지역의 그린평화지대화 도모

- ‘민족공동체통일방안’ 보완 등 통일기반 조성을 위한 법제도 마련, 지역별 통일거점 설치로 대국민 북한정보서비스 개선 추진, 메타버스 등 디지털 통일교육 역량 강화

 

▣ 남북간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

- 조건 없는 인도적 지원 실시(모니터링 강화)

- 이산가족 전원 생사 확인 및 정례 상봉 추진,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해결

- 북한인권재단 출범, 국제사회 공조 강화

-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확대·강화

 


△ 출처 : 제20대 대통령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중 대북정책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한미공조를 기반으로, 비핵화에 모든 것을 집중한다”로 분석된다. 그러나 새 정부가 말하는 비핵화는 그 경로 자체가 잘못 설정된 바, 사실상 벌써 ‘실패’를 점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핵화는 이미 2018년 북미싱가폴회담 및 판문점선언에서 일단락된 문제다. 2018년 북미싱가폴회담의 결론은 ‘미국의 북에 대한 체제 안전 보장 대 북의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의 상호 교환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본다면, 미국은 대북제재 철회 등 체제안전 보장을 확약했고, 북은 미국의 조치를 바탕으로 비핵화를 진전시켜 나간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비핵화는 전제는 대북제재 철회 및 적대적 군사·외교 행위의 중단이다.

 

또한 같은 해 4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은 ‘한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남북 정상은 ▲상호 군사적 긴장 해소 및 군축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회담 추진 ▲비핵화를 위한 상호 노력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두 선언을 종합하면, 비핵화는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폐기와 남북 쌍방의 군사적 긴장 해소, 나아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을 전제로 추진된다는 의미가 된다. 이것이 바로 남북미가 함께 동의한 비핵화의 유일한 경로이다. 물론 이듬해 북미하노이회담 결렬을 전후로 비핵화는 단 한 치도 진전되지 못했지만, 2018년 북미 및 남북간 합의사항은 여전히 유효하고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새 정부는 그동안 북미 및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논의되고 조율된 비핵화의 경로를 무시한 채, 마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비핵화가 가능한 듯 발표했다. 비핵화의 당사자인 북을 제외한 채 한미간 조율을 통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한다거나, 비핵화가 진전되어야 평화협정을 거론할 수 있다는 새 정부의 세부 정책은 2018년 북미 및 남북간 합의사항에 역행하며, 결코 실현 가능하지도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새 정부의 대북정책이 명분과 실효성은 물론,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정세 전체를 격화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이미 21일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면서, “강력한 대북 억지력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미국이 굳건한 대한 방위 및 실질적인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해주었다”고 언급했다. 그 중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란 ▲고위급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한미합동군사연습 확대 ▲필요시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의미하며, 이는 필연적으로 북측의 강력한 비난과 대응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이는 나아가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러시아와의 갈등을 부추기는 한편, 미일 군사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자칫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용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도 있다.

 

그 외 남북공동경제발전계획, 다방면의 남북 소통 및 교류,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 역시 현실화되기 어렵다. ‘비핵화’를 위해 한미동맹이라는 창을 들고, 군사적·경제적·외교적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남북 경제교류나 인도적 교류가 실현될리는 만무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역별 통일거점 정도야 새 정부 하기 나름이나, 그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므로 논외로 둔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사항은 바로 ‘인도적’이라는 표현 뒤에 숨어있는 공격성이다. 새 정부는 북한인권재단을 출범시키고 국제사회의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과제를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일체의 에너지·약품·식량 등 모든 필수품목의 수출입을 통제하는 전방위적인 국제 제재에 동참하는 것 자체가 반인도적이고 반인권적이며 폭력적인 행위다. 이렇게 볼 때, 새 정부가 주장하는 인도적 지원 또는 인권 향상 등은 그 자체로 모순일 뿐이다.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바로 국민의 안녕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가 발표한 대북정책은 국민의 안녕과 직결되는 평화에 역행한다. 지금이라도 전면 재고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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