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노동자 사이에서 으레 “임금 빼고 다 올랐다”라는 말을 하는데, 지난해의 경우 이 말이 더욱 와닿았을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소비자 물가는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10년 들어 가장 큰 폭의 증가다. 올해도 실생활과 밀접한 물가의 대폭 인상이 예고된 만큼, 당분간 이러한 물가 상승 추이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노총 표준생계비는 11개의 비목을 직전 연도의 물가를 기준으로 작성된다. 올해의 경우 ▲최근 10년간 가장 큰 폭의 물가 상승 ▲부동산 가격 급등 ▲농·축·수산물 수급 악화 ▲코로나 거리 두기 영향에 따른 변화를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결과적으로 올해 최종 가구별 생계비의 경우, 단신 가구는 2,508,376원, 2인 가구는 4,294,179원, 3인 가구는 5,297,270원, 4인 가구(Ⅰ)는 6,693,436원, 4인 가구(Ⅱ)는 7,493,152원, 4인 가구(Ⅲ)는 8,004,728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표준생계비 대비 증감률의 경우, 단신 가구는 7.8%, 2인 가구는 6.0%, 3인 가구는 8.6%, 4인 가구(Ⅰ)는 9.8% 원, 4인 가구(Ⅱ)는 9.6%, 4인 가구(Ⅲ)는 10%가 각각 증가했다.
< 주요 변동 사항 >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비 : 생활 물가 등 실생활 체감 물가 반영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1년 최종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5% 상승하였지만, 부문별로 살펴볼 경우, 실제 노동자 가구에서 느끼는 물가 상승률은 이보다 훨씬 높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1) 그 이유는 실생활 먹거리인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비가 무려 5.9%가 급등하였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몇 년을 통틀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따라서, 한국노총 생계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비도 실제 노동자 가구 삶에서 느끼는 체감 물가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각종 통계 및 실제 판매시설의 가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주택·수도·전기 및 연료비 : 요동친 부동산 현실 가격 반영
2021년은 부동산 가격이 요동친 한 해였다. 지난해 9월 기준 한 민간금융기관에서 발표한 아파트 매매가는 무려 20.6% 상승했으며, 전셋값 역시 13.9%나 상승했다. 연립주택 전세가의 경우에도 8.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 문제는 이러한 발표자료 역시 어디까지나 전국 평균 인상률일 뿐, 지역별로 살펴보면 주택의 실거래가격이 최대 2배 가까이 상승한 곳도 있다.
따라서, 그동안 주택비 산출을 위해 직전년도 주택비용에 인상률을 고려해 산출했지만, 이와 같은 방식은 현재의 부동산 시세를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올해 생계비에서는 공식 통계의 평균 가격을 그대로 준용하기로 하여 지난해보다 큰 폭의 증감률 변화가 나타났다.3) 그러므로 올해 주택비용과 과거 표준생계비 주택비와의 단순 비교는 무리다.
공식 통계 소득과의 차이
통계청이 발표하는 노동자 가구의 소득과 한국노총 생계비와의 차이를 살펴보면 가구원 수가 증가하는 4인 가구부터 그 차이가 벌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는 한국노총에서는 정부 발표 소득 데이터를 참조할 때, 재산 및 이전소득은 고려하지 않고 순수 근로소득만 고려하기 때문이다. 그래야지만 임금과 한국노총의 생계비 차이를 더욱 확연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표준생계비는 어디까지나 조합원들의 생활에서 드러나는 비용을 추계하여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는 만큼, 노동자가 받아야 하는 임금으로 확대하여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미주>
1) 2021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통계청, 21.12.31 발표)
2) 월간 주택매매 시계열 데이터(KB국민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