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있을수록 오히려 노후 불안감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 및 주거기반 마련을 위해 퇴직 후에도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매우 높았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11월 23일(화) 오전 9시 30분부터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금융권 임금피크제도 현황과 정년연장 방안’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 발제 중인 정혜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정혜윤 연구위원은 “실태조사 결과 금융노동자의 73.1%가 노후를 불안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특히 자녀가 있는 경우 노후에 대해 더 불안함을 느껴, 퇴직 후 근로 의사와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정 연구위원은 “금융노동자들이 금융정보에 밝고 임금이 높은 편이라 노후를 잘 준비할 것으로 여기기 쉬우나, 조사 결과 전체 금융노동자 중 22.8%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제외하고는 고정적 소득원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외벌이 노동자의 경우 모든 연금을 합산해도 200만 원 미만 소득을 예상하는 노동자도 41.8%에 달해, 조기퇴직 노동자들은 최소한의 생활 유지와 자녀 양육을 위해 2차 노동시장에서 일해야 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금피크제 유무를 알아본 결과, “국책은행(특수은행)의 경우 76.3%로 ‘상당수 있음’이라고 밝혔지만, 시중은행-지방은행의 경우 95%의 가까운 노동자들이 ‘임금피크제 진입 시 대다수가 희망퇴직해 일부 노동자만 존재하거나 아예 없음’으로 조사됐다”면서 “사실상 임금피크제가 금융노동자들의 조기퇴직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발제 중인 이종수 노무법인 '화평'대표
노무법인 ‘화평’의 이종수대표는 “금융권에서 조기퇴직의 원인이 되는 임금피크제는 법에서 금지하는 고령자 연령차별에 해당한다”며 “모든 금융기관이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임금수준 저하가 없는 60세정년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60세 정년 이후 재고용 및 고용연장 방식으로 희망퇴직제 및 임금피크제를 운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발제 중인 권혜원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동덕여자대학교 경영학과의 권혜원 교수는 “시중은행-지방은행은 임금피크제가 조기퇴직 유도로 장기고용효과가 낮으며, 국책은행은 비적합 업무부여 등 임금피크제 노동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임금삭감 및 직무 주변화로 인한 업무 의욕 하락으로 임금피크제 제도 취지가 근본적으로 훼손된다는 점이 공통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대안으로 ▲현행 임금피크제 폐지 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전환 ▲60세 정년 후 임금 및 업무를 현실화해 도입 ▲60세 이상에 한해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경우 노동시간 및 적합 직무 개선, 노동시간 저축계좌제 등 유급휴직 등 고려 ▲조직 내 인사 적체 및 세대갈등 해소를 위해 직책정년제, 이중직제 신설 등을 제시했다.
특히 “금융노조가 추진 중인 ‘금융인공제회’에 대해 79.6%의 노동자들이 가입 의사를 밝히고 있으나, 정작 90% 이상이 금융인공제회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당 사업을 조합이 적극 공유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인사말 중인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토론회에 앞서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임금피크제는 금융노동자의 고용안전과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이번 토론회가 잘못된 임금피크제도 개선을 위한 큰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개회사 중인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금융소비자뿐 아니라, 전체 중고령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및 노후생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금융노동자의 불투명한 미래를 지켜내는 길”이라며 “사업장 내 존재하는 세대 간 벽을 허물고 전체 조합원의 총의를 모아 제도를 개선해 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금융경제연구소의 이상훈 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KB국민은행 지부의 류제강 위원장, 한국수출입은행지부의 신현호 위원장, 광주은행지부의 정요훈 정책국장,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의 황세권 부장, 한국노동연구원의 박명준 선임연구위원이 지정토론자로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