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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

박희숙 <교과서 속 구석구석 세계명화> 저자, 화가

등록일 2021년09월01일 17시01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누구나 변호사, 의사, 약사, 변리사 등 자격증을 가지고 있거나 정년까지 보장되는 직업을 원한다. 그정도는 아니어도 깨끗한 환경, 좋은 보수, 완벽한 복지 시설 등등 근무 조건이 좋은 직장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

 

그런 직업을 희망한다고 해서 누구나 되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는 개인의 부단한 노력과 수많은 시간투자가 필요하다. 당장 오늘 자신과 가족의 생계가 걱정인 노동자들은 더 나은 직업을 위해 수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부을 수가 없다. 특히 개인이나 작은 가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더 힘들다

 


<기적의 양념> 1890년경, 캔버스에 유채, 뉴욕 울브라이트 녹스 미술관 소장

 

고용주 취향에 맞출 수밖에 없는 노동자를 그린 작품이 제앙 조르주 비베르의 <기적의 양념>이다. 넓은 주방에서 앞치마를 입은 사제가 왼손에는 냄비를 들고 오른손으로 숟가락을 들고 서 있다. 사제 앞에 서 있는 흰색의 옷을 입은 주방장은 커다란 숟가락을 입 가까이에 들고 있다.

 

주방에는 크기별로 진열되어 있는 프라이팬과 냄비, 화덕, 구이용 난로, 접시, 양념통, 나무로 만든 도마, 주전자 등 온갖 주방용품들이 정리되어 있다. 다양한 주방용품들과 커다란 주방은 상류층 주방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붉은색의 옷은 사제라는 것을 나타내며 냄비와 들고 있는 숟가락은 그가 맛 감별사라를 것을 암시한다. 위로 향한 사제의 시선과 숟가락은 맛을 감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주방장은 자신이 만든 양념을 맛보고 있던 중이다.

 

주방장의 커다랗게 뜬 눈과 주름진 이마는 놀라운 맛이라는 것을 암시하며, 상류층 주인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의미한다. 당시 다양한 향신료를 음식에 사용했지만 일반 가정에서는 향신료가 가격이 비싸 사용할 수 없었다. 따라서 맛 감별사 사제는 주방장이 향신료로 맛을 낸 음식을 감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제앙 조르주 비베르의 이 작품은 풍자화로 사제와 눈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주방장의 자세는 그가 하류층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그가 신고 있는 장화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사제의 불룩 나온 배, 뚱뚱한 몸은 금욕을 상징하는 가톨릭 교회의 이중성을 암시한다. 즉 사제의 몸은 마른 몸의 주방장과 대비되면서 탐욕을 상징한다.

 

<젊은 여선생> 1736년, 캔버스에 유채, 런던 내셔널 갤러리 소장

 

개인 요리사의 역량은 고용주의 입맛에 얼마나 맞추느냐에 따라 고용 기간이 정해지는 것처럼 가정교사 역시 학생의 성적에 따라 고용 기간이 정해진다. 학생의 성적이 오르지 못하면 곧바로 해고당하기 때문에 극한 직업에 하나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가정교사를 그린 작품이 샤르뎅의 <젊은 여선생>이다.

 

소녀가 책상 위에서 펜을 들고 개구쟁이 아이에게 읽고 쓰는 것을 가리키고 있고, 아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손가락으로 글씨를 짚고 있다. 젊은 여선생의 얼굴에 홍조는 방금 아이를 꾸짖음의 흔적이지만 아이에게 눈높이 맞추고 있는 그녀의 시선은 인자한 선생님이 느껴진다.

 

장 시메옹 샤르뎅의 이 작품은 세부 묘사 없이 단순한 배경으로 프랑스 중산층의 검소한 가정을 암시한다. 이 작품 역시 샤르뎅의 대부분의 작품처럼 시간이 정지된 듯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작품은 1790년 살롱전에 처음 전시되어 대중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인기에 편승해 당시 판화가 프랑소아 베르나르 레시피는 판화로 복제해 대중들에게 공급했다.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1882년, 캔버스에 유채, 런던 코롤드 인스티튜트 갤러리 소장

 

개인이 고용주가 되었을 때에는 고용주의 취향에 맞는 일을 하면 스트레스가 그나마 덜하지만 대중을 상대하는 업종이라면 개개인의 성향을 맞추기가 힘들어 굉장히 어려운 직업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감정보다는 고객의 감정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술집에서 취객을 상대하는 감성 노동자를 그린 작품이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이다.

 

폴리베르제르 술집은 레스토랑과 극장, 주점이 결합 된 술집으로 19세기 파리의 예술가들이 즐겨 찾았던 곳이다. 시끄러운 술집의 정경이 화면 정면에 있는 여자 바텐더 뒤에 있는 거울에 반사되어 있다. 그녀의 앞에는 손님에게 팔 여러 종류의 술병들과 과일 접시가 놓여 있다.

 

화면 왼쪽 붉은색 술병 라벨 하단 구석에 마네의 서명과 1882년이 써 있다. 샴페인은 부유한 상류층들이 먹는 술이며, 그 옆에 빨간색 삼각형 라벨이 있는 맥주병은 ‘바스’라는 영국 맥주 로고로 당시 하층 계급들이 먹던 술이다. 테이블에 놓여 있는 술은 술집에 오는 다양한 계층을 상징한다.

 

술집의 거울 속에는 테이블에 앉아 있는 무수한 사람들이 비친다. 화면 왼쪽 상단에는 공중그네를 타는 곡예사의 발이 보인다. 곡예사의 발과 종업원은 아무에게도 관심을 받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암시한다. 무대 앞에 있는 여자들은 공연을 관람하지 않고 옆자리에 앉아 있는 신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술집에 있는 여자들은 매춘부를 나타내는데 당시 중산층 여자들은 남편이나 오빠, 아버지가 옆에 있어야만 외출을 할 수 있었다. 술집에 혼자 앉아 있는 여자들은 매춘부다.

 

화면 중앙의 바텐더는 생각에 잠겨 있다. 이 작품에서 바텐더는 직업 모델이 아니고 실제 바텐더 쉬종이다. 테이블 중앙 꽃병에 꽂혀 있는 한쌍의 장미는 종업원의 옷에 꽂혀 있는 꽃을 강조한다.

 

화면 오른쪽 종업원과 대화를 하고 있는 남자는 마네의 친구 가스통 라투슈라는 화가다. 마네는 친구에게 쉬종과 이야기를 나누는 남자의 역할을 부탁했다.

 

거울 밖의 그녀는 공적인 얼굴이며 거울 속의 뒷모습은 그녀의 마음을 암시한 것이다. 에두아르 마네의 이 작품은 그의 최후 걸작으로서 마네의 미술적 유언장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 마네는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주제인 파리의 삶을 표현했다.

 

일하는 환경이 좋지도 않고 보수도 작지만 그래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 덕분에 사회는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것이리라.

박희숙(화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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