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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자회사 대부분은 ‘3년’ 안에 망한다?

공공기관 자회사 용역계약 설계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

등록일 2021년09월01일 16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정태호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 희망노조 위원장

 

용역형 자회사의 탄생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제1호 고용노동 정책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ZERO’ 정책은 2017년 7월 20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화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정규직화 방식으로 직접고용, 자회사, 제3센터 등의 전환 방식이 논의되었고, 그 결과 공공기관 및 지방공기업의 약 5만 3천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

 

원래 공공기관 자회사가 탄생하기 이전에는 공공기관은 입찰공고를 올려 사옥관리, 시설경비 등의 업무를 여러 개의 민간용역업체와 경쟁입찰을 통해 계약을 맺어왔다. 이렇게 진행되던 계약을 모회사가 100% 출자한 자회사를 출범시켜 그 자회사와 계약을 하는 시스템이 현재의 자회사와의 수의계약 시스템이다. 문제는 여기서 출발한다. 기존 용역계약의 시스템을 유지한 채 여러개의 계약을 하나의 계약으로 모아놓다 보니, 정규직화시킨 자회사를 거대한 용역형 회사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3년’짜리 시한부 자회사

 

현재 자회사 노동자의 임금은 다음과 같이 결정된다. 우선 모기관인 공공기관이 용역계약을 하기 위해 원가를 고려하여 예정가격을 설계한다. 용역계약 설계는 국가계약법 및 용역근로자보호지침에 따라 설계되는데, 기관별로 계약을 설계했던 관행이 있어 설계 금액의 편차가 발생한다. 설계된 금액을 기준으로 기존 용역회사에 낙찰을 주는 방식으로 자회사에도 수의계약을 통해 낙찰을 주게 되는데, 여기서 낙찰률이라는 것을 적용하여 설계된 금액의 일부를 제외하고 자회사에 지급한다. 이렇게 낙찰받은 금액을 가지고 자회사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지급하고, 자회사를 운영하는 운영비를 사용한다.

 

위와 같은 구조는 과거 1~2년마다 회사가 바뀌는 상황에서는 유지가 가능했다.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가 유지되는 가운데, 사용자가 계속 바뀌다 보니 근속연수가 쌓여도 연차가 늘어나지 않고, 숙련도가 높아져도 급여가 늘어나지 않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규직화 이후에는 자회사 노동자들은 연차도 늘어나고 ‘직무급제’에 따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급여도 오르게 된다. 결국 자회사 설립으로 오히려 설계금액과 지급되는 급여의 불일치가 발생되는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 의견을 덧대자면, 위의 이유로 현재 운영되고 있는 공공기관의 자회사는 현행 제도하에서는 ‘3년’ 안에 망한다.

 

용역계약 설계 개선이 절실하다.

 

이런 한계를 직시한 정부는 2018년 12월 31일 ‘바람직한 자회사 설립·운영 모델안’ 및 2020년 3월 23일 ‘공공기관 자회사 운영 개선 대책’을 제시하여 자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지만, 정부의 권고안은 대부분의 공공기관에서 준수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자회사의 노사갈등은 격화되고, 정규직화를 추진한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증가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표방하며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제1호 고용노동 정책이 용역형, 시한부 자회사 설립 및 운영이라는 오명으로 남을 위기에 처해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공노련은 지난 3월부터 ‘공기업 자회사 계약설계 개선방안 연구’를 진행했고, 그 결과 주요 지표인 낙찰률, 일반관리비, 이윤 개선이 정부 권고안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낙찰률은 자회사 34개사 중 평균(92.7%) 이하인 기관이 17개사이고, 일반관리비 및 이윤의 경우 각 15개사, 18개사가 평균 이하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권고안 대로 낙찰률을 개선하고, 일반관리비 및 이윤을 맞춘다면 자회사 노동자들의 처우는 대폭 개선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계약설계 구조 개선을 통해 자회사 운영의 지속성을 위한 안정적 재무구조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부의 시간’이다.

 


  <2020년 공공기관 자회사 운영실태 경영평가 항목>

 

정규직화 정책의 완성은 자회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때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모기관 용역설계 및 계약실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관행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정부 권고안의 이행여부를 계량평가 항목으로 하여 지표개선을 이뤄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모·자회사 간의 계약 갱신 시 정부 권고안이 이행되고 있는지 여부를 공공기관 경영공시를 통해 공개하고, 정부 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모기관 기관장에 대한 경고조치 등의 강력한 제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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