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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의 행복

박희숙 <교과서 속 구석구석 세계명화> 저자, 화가

등록일 2021년05월06일 17시42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우리는 일생 동안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고 있다. 하지만 행복은 손에 잡히는 것도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저 행복은 마음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다. 비루한 현실 속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도 있고 부귀영화가 보장된 삶에서도 자신의 삶이 불행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힘든 노동을 하면 인생이 고단함 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만 아니다. 몇 년 전에 상영된 영화 <쇼생크 탈출>이라는 영화 중 한 장면으로 주인공이 간수의 세금을 절세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후 그 보답으로 맥주를 동료 죄수들에게 선물하는 이야기다. 비록 뜨거운 맥주였지만 죄수들의 미소는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가를 일깨워준다.

 

힘든 노동 중에 삶의 즐거움을 찾는 노동자를 그린 작품이 귀스타브 카유보트의 <마루 연마공>이다.

 

그림1 <마루 연마공>-1875년, 캔버스에 유채, 파리 오르세 미술관 소장

 

방 안에 세 명의 남자들이 웃옷을 벗고 마루 바닥을 깎고 있다. 화면 오른쪽 상단 방안 구석에는 그들이 벗어 놓은 옷들이 보이고 하단에는 와인 병과 잔이 보인다.

 

남자들의 상체는 근육질 몸이다. 남자들의 팔뚝의 힘줄은 그들이 힘을 주면서 마루 바닥을 깎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오른쪽 두 명의 남자가 시선을 마주보고 있는 것은 이야기 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힘이 들어간 팔과 손에 들고 있는 연장 그리고 나무 껍질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남자 옆에 놓여 있는 와인 병과 와인 잔은 비싼 와인은 아니지만 일하는 중에 마시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잔에 따라 놓은 와인을 통해 힘든 노동 중에 소소한 행복을 보여준다.

열린 창문에 철제 장식은 그들이 일하고 있는 집이 부르주아 집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19세기 파리의 부르주아 집들은 발코니의 난간이나 창문을 철제 무늬 장식으로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당시 철제 장식은 가격이 비쌌다.

 

귀스타브 카유보트<1848~1894>의 이 작품은 도시 노동자의 일상적인 생활을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카유보트는 파리의 중산층들의 일상을 그린 인상주의 화가들과 다르게 주로 도시 노동자들 계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한 때 조선기술자였지만 정식으로 미술교육을 받은 후 인상주의 화가들과 어울리면서 전시회에 참여한다. 하지만 카유보트가 도시 노동자 계층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전시회에 출품했을 때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시 사회적으로 노동자들을 주제로 한 작품들은 비평가들로 천박한 주제라고 비난을 받았다.

 

바쁜 일상 속에 커피는 음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오로지 자신만의 시간이자 삶의 여유로움 그리고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해 주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 속에 한 잔의 커피로 위로 받고 있는 여인을 그린 작품이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의 <커피 한 잔>이다.

 


그림2 <커피 한 잔>-1877년,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의자 앉아 있는 여인이 커피 잔을 들여다 보고 있다. 커피 잔에는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고 손에는 차 스푼이 들여 있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고 있는 것과 차 스푼은 여인이 커피를 방금 내렸다는 것을 나타낸다.

 

여인 옆에 있는 조그만 탁자에 커피 주전자와 와인 병, 커다란 접시와 빵이 놓여 있다. 잘려 있는 빵은 그녀가 식사 중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커피는 빵과 함께 먹을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작은 탁자의 서랍이 열려 있는 것은 여인이 차 스푼을 거기서 꺼냈다는 것을 나타낸다. 탁자 위에는 낡은 프라이팬과 국자가 걸려 있고 여인 뒤에는 커다란 바구니와 옷이 걸려 있다. 낡은 주방 도구는 오랫동안 사용했다는 것과 커다란 바구니는 가난한 살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탁자 위에 작은 빵 조각과 커피를 먹고 있는 여인의 신분이 노동자 계층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흰색의 앞치마는 그녀가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의자에 엉거주춤 앉아 있는 자세는 그녀의 바쁜 일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커피 잔을 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여인의 모습은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주는 행복을 의미한다. 바구니 뒤에 세워져 있는 빗자루와 깨끗한 바닥은 그녀가 부지런한 성격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빅토르 가브리엘 질베르<1847~1933>의 이 작품에서 여인이 마시는 커피는 19세기에 대중화 되어 서민들도 마시게 되었다. 유럽에서 커피가 전파된 것은 오스만투르크 제국에 의해서며 오스트리아 빈에 이슬람 상인이 유럽 최초로 카페를 열면서 상류층이나 지식인들이 주로 이용했다.

 

질베르의 이 작품은 19세기 파리의 서민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는 파리 거리의 각종 시장이나 상인들, 꽃을 파는 여인, 천진난만한 아이들 등등 파리지엥의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파리 화단에 주목을 받았다.

 

인생이 특별한 것 같아도 별 것 없다. 평범한 하루가 지나도 또 평범한 하루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행복을 주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하루 일과가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한다는 자체가 일상의 일탈이자 즐거움이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친구들과 행복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농부들을 그린 작품이 쿠르베의 <오르낭 식사 후 휴식>이다.

 


그림3 <오르낭 식사 후 휴식>-1849년, 캔버스에 유채, 프랑스 릴 미술관

 

식사를 끝낸 농부들이 의자에 앉아 쉬고 있고 그 옆에서 농부가 바이올린을 키고 있다. 빈 접시와 빵 그리고 물잔이 놓여 있는 식탁은 그들이 가난한 농부라는 것을 암시하며 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물건들은 농부의 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의자에 앉아 물잔을 잡고 있는 농부나 턱을 괴고 있는 농부는 바이올린 음악에 심취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쿠르베는 렘브란트의 인물화에서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어두운 방에 흰색의 식탁보와 중앙에 앉아 있는 인물의 옷을 빛에 받아 환하게 표현했다.

 

귀스타브 쿠르베<1819~1877>의 이 작품은 당시 유행하던 방식에서 벗어났다. 당시 주류를 이루고 있던 전원화나 농민화는 풍경을 의도적으로 삽입했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식사 후 농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쿠르베는 오르낭 농부들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 이 작품으로 살롱전에서 2등상을 거머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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