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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의 노동

박희숙 <교과서 속 구석구석 세계명화> 저자, 화가

등록일 2021년03월30일 13시32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인생은 특별한 일들이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순간 가장 평범함 일상이 행복을 준다.

 

우리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평범한 일상은 누구나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돈이다.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어요? 꿈은 돈으로도 만들 수 없어요? 라는 말들은 많이 한다.

 

하지만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돈으로 연결되어 있다. 일상을 유지하는데,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돈이 없다면 지금의 평범한 일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가정에서 가장 불안한 존재는 아동이다. 빈곤은 아동들이 누려야 하는 것,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심지어는 아동들이 집안의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의 현장에서 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아동 노동에 대해 금지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후진국에서는 아동들이 가정의 생계를 위해 교육도 받지 못하고 노동의 현장에서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카카오 농장, 커피, 차, 목화 농장 등에서 일하는 아이들이다.

 

빈곤 가정의 아동이 노동의 현장에 내몰리지 않더라도 생계를 위해 일찍이 일터로 나간 부모를 대신해 어린 나이에도 가정일을 책임지고 하기도 한다.

 

가난한 가정의 부모를 대신해 일하고 있는 아동을 그린 작품이 바실리 페로프의 <트로이카>다.

 


그림1 <트로이카>-1866년, 캔버스에 유채, 123×167, 러시아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소장

 

어린아이 세 명이 커다란 물통을 앞에서 설매를 끌고 다른 아이는 뒤에서 물통을 두 손으로 잡고 있다.

 

앞에 있는 세 아이들 중 가장 키가 큰 아이가 중앙에서 중심을 잡고 있지만 벌어진 입과 굽은 허리는 물통이 무겁다는 나타내며 왼쪽에 검은 옷을 남자아이는 몸이 반으로 굽었다. 그 아이 자세는 물통의 무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을 나타낸다. 오른쪽 여자아이는 물통과 연결된 끈을 잡고 있는데 이는 힘이 약한 것을 나타내며 형제들의 배려심을 의미한다.

 

뒤에서 두 손으로 물통을 잡고 있는데 남자아이는 집안에 가장 큰 형으로 물통이 쓰러지지 않게 온 힘을 다해 받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세 아이 모두 남루한 옷차림은 노동자 가정의 자녀라는 것을 암시한다.

 

옆에 건물과 배경이 희미한 것은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바닥의 쌓여 있는 눈과 고드름이 잔뜩 끼어 있는 커다란 물통은 추운 날씨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19세기 러시아에서는 수도 시설이 발달하지 않아 모든 것이 얼어 붙는 겨울에는 가난한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물을 길어 날랐다고 한다.

 

건물과 눈 쌓인 도로는 아이들이 사는 곳이 도시라는 것을 나타내며 강아지가 뛰는 모습은 물통을 끄는 아이들과 대비되면서 아이들의 본래의 모습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생존을 위해 극심한 한파에도 불구하고 물통을 끄는 아이들이 몸은 숙여져 있지만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희망을 나타낸다.

 

바실리 페로프<1834~1882>의 이 작품 제목의 트로이카는 ‘3’을 뜻하는 러시아 말로 혁명전에는 삼두 마차를 카리키는 말이었다. 즉 커다란 물통을 끌고 가는 아이들의 현실이 삼두마차를 끄는 말과 같이 비참하다는 뜻이다.

 

페로프는 풍속화로 아카데미에서 금상을 받아 19세기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가는 특전을 누린다. 하지만 그는 파리에서 기술적으로는 발전을 했지만 중산층의 행복한 일상을 그린 인상주의와 맞지 않아 유학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귀국한다. 그가 원하는 주제는 중산층이 아닌 가난한 러시아 민중이었다. 페로프가 가난한 농민들의 비참한 일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가난한 가정은 도시나 농촌이나 다 똑같이 어렵지만 특히 농촌은 도시보다 아동들이 일찍이 노동 현장에 투입된다. 도시의 일터는 대부분 도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열 살 미만의 어린아이는 받아 주지 않아 주로 집안 일만 하지만 농촌은 한 사람의 노동이 중요하기 때문에 열 살 미만의 어린아이라도 노동해야만 온 가족이 먹고 살 수 있어서다.

 

농촌에서 가축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는 소녀를 그린 작품이 엘리자베스 아델라 포브스의 <장, 잔, 그릭고 자넷>다.

 


그림2 <장, 잔, 그릭고 자넷>-1891년경, 캔버스에 유채, 55×44, 영국 맨체스터 시립 미술관 소장

 

소녀가 야생화가 놓여 있는 손수레에 앉아 있고 옆에 있는 염소가 손수레에 실린 풀을 뜯어 먹고 있다, 소녀의 뒤에 푸른색 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낚시를 하고 있다.

 

좁은 길은 손수레만 다닐 수 있는 산속의 길이라는 것을 나타내며 활짝 핀 야생화는 봄을 의미한다. 좁은 길 따라 이어지는 숲은 마을과 거리가 먼 곳이라는 것을 암시하면서 시골을 강조한다.

 

소녀의 붉어진 뺨과 벌어진 입은 힘든 노동을 나타내는데 손수레의 실려 있는 야생화를 소녀가 꺾었다는 것을 암시한다.

 

소녀의 더러운 블라우스는 숲속에서의 야생화 꺾는 작업이 힘들다는 것을 의미하며 염소에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은 염소를 책임지고 돌보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소녀가 염소에게 시선을 두지 않는 것은 노동에 지친 현실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을 암시한다. 염소 다리 사이로 여러 개의 목줄은 소녀가 관리하는 염소의 개수를 의미한다.

 

소녀의 뒤쪽의 남자아이가 낚시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가축을 돌보는 일보다 놀이에 빠져 있는 어린아이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엘리자베스 아델라 포브스<1859~1912>의 이 작품에서 소녀가 염소를 돌보는 모습은 19세기 프랑스의 농촌 지역 어린아이들의 일상이다. 당시 프랑스 지방에서는 가축을 돌보거나 닭이나 거위의 모이를 챙기는 일은 어린 아이들의 일이었다.

 

포브스는 이 작품을 프랑스 브리타뉴 지방의 캉칼의 여행하면서 야외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있는 장면을 관찰하면서 그린 것이다. 실내에서 그린 작품이 아니라 야외에서 직접 그렸기 때문에 사실적으로 시골 소녀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이 작품은 영국 인상주의 진수를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아동의 노동 착취가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보다는 공정 무역을 통해 그들에게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지불하는 기업에 소비자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박희숙(화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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