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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알아간다는 것의 의미

임명묵 대학생

등록일 2021년03월30일 13시43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2021년 2월, 미얀마는 뜻하지 않게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는 곳이 되어버렸다. 민선 정부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잔혹하게 살해하면서 위기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미얀마는 지역적으로 인도와 중국이 교차하는 곳이자, 인도양으로 나가려는 중국과 그를 막으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동시에 걸려 있는 곳이다. 그만큼 미얀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미얀마 관련 뉴스들을 보면서 한 가지 놀라운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한국인들이 미얀마의 소식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는 여러 설명이 있을 수 있다. 먼저 정부군의 시민 학살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충격적인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이제는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면서 미얀마에서 소식이 직접적으로 날아오고, 국내의 미얀마인들이 자국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감성과 접근성 때문에 이전보다 더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는 듯하다. 사실 한국에서 국제 뉴스를 어느 정도 보아온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국제 문제에 관심이 없다고 개탄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국제 문제에 대한 관심’은 원래 본토 바깥에서 식민지를 경영하던 제국주의 국가들이 기울이던 것이기 때문이다. 바깥세상을 정복하고 통치하며 이해관계를 설정해놓았으니 그 이해관계를 지키고 확대하기 위해서라도 사회 전반이 국제 문제를 공부하고 논쟁하게 된 것이다. 반면 한국은 제국주의 국가가 아니라 식민지였고, 이 경우는 넓은 바깥보다는 자국과 자국을 통치하는 제국의 중심을 바라보는 시야를 발달시키는 것이 예사였다. 그러다보니, 한국에서는 국제 문제에 관한 수요가 그렇게 크지 않았고, 선진국으로 선망하던 일본, 유럽, 미국에 대한 소식이 얼마 없는 수요의 대부분을 형성했다.

 

상황은 21세기의 20년을 거치면서 크게 바뀌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한국의 경제적, 문화적 위상이 커지면서 지역 내에서 한국이 갖는 이해관계가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늘었다는 데 있다. 한국인들은 중국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각국에 산업 투자를 행하였고, 그들 국가로부터 노동력을 수입했다. 이 지역은 도시화가 진행되고 중산층이 성장하면서 한국 상품의 수요처가 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도, 이 국가들은 늘어난 여가 시간과 소득을 해외여행에 사용하기 시작한 한국인들을 위한 최적의 관광지가 되어주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한국인이 가진 지리적 인식의 지평을 크게 늘려주었다. 다낭, 호치민, 마닐라, 앙헬레스, 방콕, 치앙마이, 코타키나발루와 같은 곳의 이름은 더 이상 낯선 이름이 아니게 된 것이다. 관광지나 출장지로부터 시작해 익숙함을 늘려나가는 것은 중요했다.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기초적인 수준에서나마 그 지역 사회의 특징과 현대사, 문제점과 잠재력 등을 인식하고, 관심을 기울이며 이해를 더욱 넓혀 나갔기 때문이다. 그러니 미얀마의 쿠데타와 학살에 대하여 한국인들이 현재 갖는 깊은 관심은, 지난 20년 동안 한국과 긴밀히 연결되어 온 동남아시아가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음을 입증하는 예시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세계로 뻗어 나가며 갖추게 된 관심과 그에 기반을 둔 여론은 단순히 목소리와 아우성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관심과 여론은 곧 행동으로 이어지며 정책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은 투자, 소비, 관광의 면에서도 동남아시아에 더욱 깊이 관여하게 되겠지만, 동시에 그 사회가 지니고 있는 위험, 갈등, 분쟁, 복잡한 이해관계의 그물에도 마찬가지로 발을 담그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영향을 끼칠수록, 그들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또한 비례해서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한 지역의 선도국이 된다는 것은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며, 책임을 고려하지 않고 선도국을 운운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는 말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이익과 비용을 어떻게 슬기롭게 저울질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 판단이 다음 시대 한국의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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