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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남성을 잡아라?

임명묵 대학생

등록일 2021년05월06일 17시52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다시금 정치권에 ‘20대 남성 문제’라는 질문을 던졌다. 출구조사 결과는 20대 남성의 72%가 오세훈 후보에게 표를 주었으며, 20대 안에서 남녀의 표심이 다른 어떤 세대보다 크게 갈린다고 이야기했다. 20대 남성들은 2018년부터 빠르게 여당 지지를 철회하고 오히려 가장 극렬한 반여당 세력으로 변모했다. 그렇게 누적되어 오던 불만이 이번 보궐 선거로 마침내 폭발한 것이었다. 당연하게도 정치권은 72%라는 숫자로 결집력을 보여준 20대 남성에게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장 논란이 된 주제는 20대 남성들이 과연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으로 야당에 투표했냐는 것이었다. 20대 남성으로서 이야기하자면, 페미니즘 문제는 분명 중요했던 것 같다. 20대 남성인 또래 친구들과 시사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면 페미니즘 문제는 빠지지 않고 나오는 편이다. 물론 성별 갈등이라는 주제에 대한 민감성은 개인마다 큰 편차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며,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나 부풀려진 문제라는 주장이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20대 남성은 모든 세대의 성별 집단이 그렇듯이 그들만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그 네트워크를 통해 여론을 환류시킨다. 20대 남성의 상당한 다수는 그런 여론 환류 과정을 통해서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축적해왔다. 그 반감이 민주당은 페미니즘에 경도되어 있다는 적개심으로 이어졌고, 최근의 투표 결과가 그것을 증명한다는 것은 꽤 그럴싸한 설명이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하지만 페미니즘 문제, 혹은 20대 남성에만 집중하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 힘들어진다. 사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20대 남성 안티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는 그들이 비난하는 20대 여성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와 놀랍도록 유사하다. 둘은 모두 사회가 반대 성별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으며, 자신들이 정치 권력에 의하여 계속 피해를 받는다는 집단 서사를 공유하고 있다. 가부장제의 억압이나 여성위주 역차별로 인하여 자신들의 진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공정한 기회가 박탈된다는 것이다. 사회문화적인 차원에서도 그들은 성범죄나 무고의 위험성, 문화 컨텐츠에 표출되는 혐오와 검열의 문제를 두고 서로 거울쌍(미러링)과 같은 서사와 논리를 발전시켜오며 계속해서 투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의 사안을 이런 시각으로 본다면 문제는 20대 남성이나 20대 여성 문제가 아니라, 통합적인 세대 문제, 즉 20대 문제가 된다. 20대들은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어있기도 하지만,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어서 싸운다’는 면에서는 서로 기묘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들이 이런 공통점을 갖게 된 경위는 그들의 성장 과정과 처해 있는 상황을 보면 대강 추측해볼 수 있다. 경제적 변화에 따라 불평등이 심화되었고, 상향이동은 더욱 어려워지면서 좌절감이 확산되었다. 그런 가운데 SNS가 보급되면서 주관적인 불행감이 더욱 커졌다. 정보화는 집단으로 뭉쳐 여론을 형성하고 불행의 원인을 타자에게로 돌리는 대중운동이 성장할 토양이 되어주기도 했다. 서구 사회의 포퓰리즘 발흥과 아주 유사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차이가 있다면 서구 포퓰리즘이 적으로 상정하는 대상이 이민자와 세계화주의 엘리트들이라면 한국의 20대 청년들은 상대방 성별과 그들 위주로 구성된 사회질서를 적으로 삼고 있다는 데 있다.

 

그렇기에, 20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목으로, 특정 성별에 변변찮은 보상만 던져주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런 것으로는 사회경제적 좌절에서 비롯된 피해의식의 서사를 결코 누그러뜨릴 수 없으며, 오히려 반대편의 반발만 초래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문재인 정부의 페미니즘 정책은 여성에게는 불만족을, 남성에게는 분노를 유발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갈등만 악화시켜놓았다. 만약 정치권이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한 급조된 정책이나 몇 개 내놓고 치우려 한다면, 성별 갈등은 오히려 더 악화만 되고 공동체는 더욱 파괴될 것이다. 그들의 불만을 진정으로 해소할 수 있는 것은 할당제나 가산점이 아니라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 성장을 위한 발판, 의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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