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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법은 ‘신분법’?

현재의 노동법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 보호 못하고 있어

등록일 2020년12월15일 10시46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한국노총, ‘고용형태 다양화에 따른 노동자성 판단기준 및 비정규직법 개정방향 정책토론회’ 개최

‘다양한 형태 노동자 보호 못하면 노동법은 신분법으로 변질’

노동자임에도 노동자성 인정받지 못해

 

노동자성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변화할 때라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플랫폼·특수고용직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을 보호범위에서 배제한다면, 노동법은 ‘신분법’으로 변질 될 것이라는 우려다.

 

아울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피해가 비정규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게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자성’을 인정 받지 못해 기본적인 노동권마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에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 관련 법 및 제도 개선 정책을 진단하고, 노동관계법상 보호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노총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최고위원, 이수진(비례) 의원,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와 함께 12월 15일(화) 오전 9시 30분 한국노총회관 6층 대회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권오성 성신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노동조합법’과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 판단기준을 설명하고, “타인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든 어느 정도의 종속성 아래서 노무를 제공한다”면서 “노동법의 적용대상은 불변의 원칙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수정해야만 아는 기준”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전통적인 인적종속(control)의 기준으로 보면 근로자로 보기 어려운 노동자가 양산되고 있다”며 “과거의 기준으로 이들을 노동법의 보호범위에서 배제한다면 노동법은 앞으로 더욱 희소해질 ‘표준적 고용관계’를 획득한 신분자를 보호하는 신분법으로 격상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대표권’ 보장 필요

 

박은정 인제대 법학과 교수는 ‘비정규직 남용 방지 및 차별 없는 일터 조성’을 위한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차별시정제도 개선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의 규정 ▲단시간 노동자의 개념과 초과 노동에 관한 문제 ▲생명·안전업무에 대한 직접고용 원칙에 대해 검토했다.

 

특히 박은정 교수는 “비정규직의 ‘근로자 대표권’ 보장을 통한 노사 대등한 노동조건 결정구조 확보가 시급한 과제”이라며 “국정 과제 중 하나인 ‘근로자 대표제도’ 개선을 통해 미조직된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들의 권익 보호를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하청 노사의 공동 단체교섭 추진해야’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박귀천 교수는 독일 사례를 들며 발제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정흥준 교수는 “우리나라는 노동운동이 단기적 대응 전략에 머물고 있다”면서 “노동조합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원·하청 노사의 공동 단체교섭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은 “고용형태의 다양화에 따른 노조할 권리 보장과 함께 기간제·파견·단시간 노동 등에 대한 입법적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반면, 홍종선 경총 팀장은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위해 규제강화에만 집중하게 되면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며 “경제상황과 기업 현실을 감안해 기간제·파견·도급 등 다양한 일자리 확보를 위한 제도보완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강검윤 고용노동부 과장은 현재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 차별 해소 및 처우개선 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박기영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개회사를 통해 “코로나19에 따른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지원대책 조차도 사내하청 노동자 등 대다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껴가고 있다”면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비정규직 관련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에서 “최근 플랫폼노동 등 비정형 노동관계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통적 노동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로 노동관계법의 보호 밖에 놓여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비정규직 문제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정숙희 도심권 서울시노동자종합지원센터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발제는 권오성 성신여자대학교 지식산업법학과 교수와 박은정 인제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공공인재학부 법학과 교수가 맡았다. 토론자로는 박귀천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흥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술경영융합대학 경영학과 교수, 유정엽 한국노총 정책2본부장, 홍중선 한국경총 근로기준정책팀장, 강검윤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 과장이 참석했다.

 

△ 축사 중인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前 한국노총 의료노련 위원장)


△ 개회사 중인 박기영 한국노총 사무처장

 

#비정규직 #특수고용직 #플랫폼 #노동법

최정혁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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