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률 감소폭, 실업률 증가폭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커’
전태일 열사가 분신으로 항거한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는 아직 크게 변한게 없다는 지적이 많다. 성별 임금격차만 봐도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부동의 1위로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충격도 여성·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에게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노동시장에서 성별 불평등을 진단하고, 젠더 평등한 노동시장 구현을 위한 정책과제를 모색하는 장이 열렸다.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은 11월 10일(화) 오전 10시 전태일기념관 2층에서 ‘전태일로부터 50년, 코로나19와 여성노동의 현황과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 인사말 중인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의 여성노동 위기현황과 정책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 된 3월 이후 성별 고용률 격차는 19% 이상, 실업률과 실업자 증가폭 모두 여성이 남성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 감소폭도 4월 29만4천명, 9월 28만3천명으로 여성이 남성을 상회하고, 여성일시휴직자도 3월 백만명을 넘고, 전년 대비해서는 84만3천명이 증가하여 남성 41만7천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면서 “2020년 2·3분기 모두 전년 동월 대비 경제활동참가율, 고용률 감소폭, 실업률 증가폭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김난주 부연구위원은 정책과제로 ▲한국판뉴딜 여성 참여 비율 할당 ▲돌봄의 사회화와 돌봄 종사자 처우 개선 ▲사회서비스원 전국 확대 및 사업 안착 ▲가사노동자 보호법 시행 및 필수노동자 포함 ▲전국민고용보험 추진 등을 제시했다.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조합의 여성연대 전략’라는 발제에서 “스웨덴 노조 사례는 세계에서 성별 임금 격차를 가장 성공적으로 축소한 사례로 평가된다”면서 “미국 노조의 경우 사기업인 AT&T사에 국가의 개입에 의해 적극적 조치가 도입됨으로써 결과적으로 성별분리완화, 성별 임금격차 완화를 실현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어 “스웨덴과 미국노조의 사례는 여성노동의 차별문제를 시정하기 위해서는 여성노동자들을 조직화하는 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함을 보여준다”며 “여성의 적극적인 문제 제기와 주체적인 노력, 노조 참여, 노조 외부(여성단체, 전문가)의 연대와 지지가 노동시장에서 여성에 대한 고용차별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배경이 됨을 확인해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현미 선임연구위원은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노조의 조건과 실천과제’로 △여성의 노조 조직률 제고 △성별 임금격차에 대한 관심과 문제의식 제고 △타 운동세력과의 연대 전략 실현과 범 대책위 구성 등을 제안했다.
앞서 허권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태일 열사가 노동자들의 비참한 노동 현실을 세상에 알리며 분신 항거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서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임금손실 등의 고용 충격도 여성에게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노동조합, 노동운동은 정당성, 대표성 위기에 놓여 있다”며 “전태일 열사의 연대정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성노동연구센터 부연구위원, 박현미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다. 토론자로는 정연실 한국노총 여성본부장,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 정보영 청년유니온 정책팀장, 최영미 한국가사노동자협회 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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