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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우선시하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실현한다”

ITUC, 제4차 세계총회에서 ‘노동자의 힘 구축’에 매진키로 

등록일 2019년01월11일 09시53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이인덕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부본부장


“우리는 권리, 민주주의, 자유, 양질의 노동 실현을 위한 노동조합의 중추적 역할을 재확인한다. 평화와 권리 보장, 기업탐욕 종식, 정의로운 전환, 평등이라는 핵심가치의 실현을 통해 ITUC는 노동자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경제의 규율을 변화시킬 것을 결의한다. 우리는 인간을 최우선시하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을 실현할 것이다.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할 것이다.”- 제4차 ITUC 세계총회 성명 중에서 


노동권 실현 아직도 먼 길

 

2006년 ICFTU(국제자유노련)와 WCL(세계노동총동맹)의 통합으로 ITUC(국제노총)가 출범한 지 12년이 지났다. 이 통합조직의 출범은 국제노동운동의 통일전선을 구축해 보다 강력한 국제노동조합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ITUC는 노동기본권 수호, 조직화, 기업권력 규제, 여성참여확대 등을 우선순위로 삼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아직도 현실은 ITUC가 추구해 온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ITUC의 분석에 따르면 현 경제제도와 세계화모델은 자본가에게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금융위기로 이 제도의 실패가 드러났지만 경기회복기에도 이러한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아직도 실물경제는 제대로 규제되지 않은 금융시장의 포로가 되고 있다. 불과 10%의 공개상장기업이 전 세계 이윤의 80%를 점유하는 등 무제한의 권력이 소수의 기업에 집중되어 있다. 전 세계 노동력의 40%가 권리, 최저임금, 사회보호의 혜택에서 소외되어 있으며, 4천5백만 명이 넘는 노동자가 현대판 노예제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기업권력을 규제해야 할 정부는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신자유주의적 구조개혁과 노동시간 유연화를 강행하고 있다.   

 


 

대안적 비전으로 새로운 사회계약 모색
 

지난 12월 2일부터 7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된 제4차 ITUC 세계총회는 국제사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향후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전세계 163개국 1천2백 명 노조대표가 참석한 이번 총회에서 샤란 버로우 ITUC 사무총장은 “분절화된 세계에서 민중은 불안해하고 있다. 갈등, 독재, 파시즘 등의 극단주의가 노동자의 힘과 세대간 연대를 파괴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였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도 “세계경제가 일자리 창출과 민중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이번 총회는 ‘노동자의 힘’ 구축과 새로운 사회계약 실현을 목표로 설정하였다. 이를 위해 ▲평화, 민주주의, 권리 실현 ▲기업의 탐욕 종식 ▲글로벌 전환-정의로운 전환 ▲평등이라는 네 가지 핵심적 가치가 제시되었다.    

조직확대, 정의로운 전환 시급하다
 

이러한 목표와 전략에 따라 ITUC는 향후 4년 동안 현재 2억7백만 명의 조합원을 2억5천만 명으로 확대하기로 결의하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국 회원조직의 끊임없는 조직화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 2백만 조직화 실현을 목표로 미조직 비정규직 조직화와 무노조기업 노조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국노총의 활동을 공유한 김주영 위원장의 연설은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한 총회는 ▲플랫폼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이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UN 기업과 인권협약’을 준수할 것 ▲기후변화에 대처하고 기온상승을 섭씨 1.5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정의로운 전환을 이룩할 것 ▲단체교섭, 최저임금인상, 사회보호를 통해 저임금성장과 불평등 심화 추세를 역전시킬 것 ▲성별 임금격차를 해소하고 차별과 인종주의를 철폐하며 성폭력 대응액션을 강화할 것을 결의하였다. 


각국 노동자에 대한 연대의 뜻으로 ▲콜롬비아의 인권과 평화 촉구 ▲이란의 노동자 및 학생에 대한 연대 ▲연 400시간 초과노동을 허용하는 헝가리의 노동법 개악 철회 ▲카자흐스탄의 노동권과 독립노조에 대한 연대 ▲브라질 룰라 전 대통령 석방 촉구를 위한 특별결의문도 채택되었다. 

 


 

국제노동운동이 난민포용에 선도적 역할을 


포용적 난민정책의 이행도 주요 이슈로 부각되었다. 참가자들은 노동운동의 핵심이 연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이주민과 난민의 평등처우를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하였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노총이 주관한 말뫼 방문은 난민에 대한 국제노동운동의 책임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코펜하겐에 인접한 항구도시인 스웨덴 말뫼는 전체 인구의 40%가 182개 국적의 난민과 이주민으로 구성된 다국적 도시로, 난민과 이주민 포용의 상징이 되어 왔다. 그러나 지난 9월 총선에서 반(反)난민 정서를 내세운 극우 민주당의 약진으로 스웨덴의 난민정책 기반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소 파산 이후 난민과 함께 경제활성화를 모색했던 과거의 경험을 돌아본 이 행사는 난민 포용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라이언에어, 최악의 보스로 선정

 

한편 ‘저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를 통해 노동자를 착취하는 세계 최악의 보스’ 투표에서는  유럽의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대표가 52%의 압도적 득표로 1위를 차지했다. 기업성공의 열쇠로 '노동유연성'을 꼽는 오리어리 대표는 노조결성을 시도한 직원을 해고하고 저임금·저비용을 통해 노동자를 착취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라이언에어 노동자들은 지난 8월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밖에도 삼성전자, 아마존 닷컴, 월마트, 우버, 매리어트 등 세계굴지의 기업대표도 최악의 보스에 포함됐다. 이 투표의 목적은 해당기업 노동자에게 존엄성과 자존감을 되찾아주겠다는 국제노동운동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시험대 오른 ITUC 리더십,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극복해야 
 

총회기간에 치러진 사무총장 선거는 지난 8년간 ITUC를 이끌어 온 샤론 버로우 사무총장의 리더십에 대한 중대한 시험대가 되었다. 급진적 활동가라는 평을 받고 있는 이탈리아노총(CGIL) 수산나 카무소 위원장이 현 사무총장에게 도전장을 내건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샤란 버로우 사무총장은 52:48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였다. 
 

비록 3선에 성공하긴 했지만 절반에 가까운 회원조직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조직운영에 대한 대대적 성찰과 개선이 필요함을 뜻한다. 샤란 버로우 사무총장은 앞으로 보다 다양한 조직의 요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렇게 되어야만 ITUC가 향후 4년간의 목표로 설정한 ‘노동자의 힘 구축’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인덕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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