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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이주노동자 도입하는데, 지원은 반토막?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는 이주노동자들의 터전

등록일 2024년07월09일 08시58분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최정혁 한국노총 정책1본부 국장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한국어와 컴퓨터 교육과 숙련기능인력 비자 전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노동자는 물론 사업주를 대상으로도 고충 상담과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도 제공한다. 이주노동자의 안정적인 정착과 적응을 돕고 사회통합의 기반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왔다.

 

올해 고용허가제 외국인력(E-9) 도입 규모는 지난해 12만 명보다 37% 증가한 16만 5000명으로 2004년 고용허가제 도입 이후 최대 규모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들의 고충 상담과 교육 등을 진행하던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운영 예산을 전액 삭감하고 전국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9개 거점을 폐쇄했다. 이후 국회에서 예산이 18억 원 복원돼 고용노동부는 올해 2월 지자체 9곳(부산·대구·인천·광주·충남·전북·김해·양산·창원)을 ‘외국인근로자 지역정착 지원사업’ 지역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기준 센터 예산 71억 8백만 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원 기간마저 최대 3년으로 한정했으며, 센터별 예산으로 보면 기존 5억 6천만 원 지원에서 현재는 4억 원(국비 2억, 지자체 2억)으로 약 29% 삭감됐다. 이 중 인건비 또한 2억 원으로 제한되어 센터장 포함 6명을 채용할 수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예산 삭감 전 센터 운영 인력은 센터 규모에 따라 10~18명이었다. 센터 인력이 줄었음에도 이주노동자 정착 지원, 고충 상담서비스 등 기존 역할은 그대로 수행 중이다. 여기에 거점 센터뿐만 아니라 기존에 운영하던 전국의 소지역센터 35개소(센터당 1~2명)에 대한 운영 재개는 계획조차 없는 상황으로 업무 과중이 심각하다.

 

▲ 인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개소식(사진제공=센터)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폐쇄, 지원은 반토막

 

고용노동부에서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방고용노동관서에서 다국어 상담서비스를 담당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으로 이주노동자 교육 훈련을 이관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지원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2월 말부터 다국어상담원 공무직 채용에 나섰으나 지원자 미달로 추가 채용공고를 진행했다. 그 이유는 다국어상담원의 급여가 정액 급식비 14만 원을 포함해도 한 달 206만 원 정도로 처우가 열악하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외국인고용지원 사업의 경우에도 담당 인력을 7명 증원하는데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의 지원으로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가 수행하던 이주노동자 지원사업을 제대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올해 이주노동자 도입 규모가 최대인 상황에서 그 의문점은 더욱 크다.

 

무엇보다 센터에서 이주노동자 지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종사자들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노총 인천지역본부에서는 올해 4월부터 인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센터장 김재업)를 수탁 운영 중이다. 센터의 김미현 팀장을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현재 센터 운영 상황은?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가 폐쇄되고 ‘외국인근로자 지역정착 지원사업’으로 전환되면서 인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의 예산은 2023년 6억3천5백만 원에서 4억 원으로 2억 3천 5백만 원(37%)이 감소했다. 사업 내용은 2023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인원은 13명에서 6명으로 줄었고 인건비 지출에 제한을 두어 충원은 어렵고 수당도 식대도 없이 야근과 특근을 한다”

 

Q. 최소한의 개선방안으로 생각하는 것은?

“기존에는 고용노동부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했으나 올해부터는 1년에 3천 5백만 원이 넘는 임대료를 지불해야 하고 이는 전체 예산 4억 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규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임대료 징수라면 금액을 낮춰 주는 게 실질적인 사업 운영에 도움이 될 듯싶다”

 

Q. 센터 예산 삭감에 따른 고용노동부 대책 관련 현장의 생각은?

“고용노동부는 지방 관서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상담과 교육을 직접사업 수행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했으나 고용센터에서는 체류 전반에 대한 상담보다는 고유업무 중심으로 진행하며 올해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일요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한국어 교육은 직업훈련기관을 통한 공모사업으로 직업훈련기관들은 센터관계자에게 강사 소개를 부탁하고 노하우를 묻는 등 이주노동자들에게 혼란만 가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매주 일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센터 문을 열고 중립적인 자세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적 차이와 언어 소통의 한계로 어려움을 겪는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한국어 교육 등을 제공하고, 이주노동자의 안정적인 취업 활동 및 한국 사회적응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에도 250명이 넘는 이주노동자가 센터에 방문해 한국어를 배웠고, 150여 명이 애로사항을 상담했고, 100여 명이 넘는 필리핀 노동자가 모여 농구대회를 즐겼다. 예산이 줄어 운영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의 지원으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잘 적응해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주노동자 처우 개선의 최일선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예산 삭감은 우리 사회가 이주노동자를 바라보는 시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난해 정부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이주노동자 관련 가설건축물 숙소 활용 및 숙식비 사전공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기존 사업장 변경 제한에 더해 권역별 지역 내에서만 사업장을 이동할 수 있도록 제한한 바 있다. 이주노동자 임금체불액 또한 매년 급증해 지난해 1,3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전체 체불임금 신고 노동자 대비 이주노동자 비율은 9.8% 수준인데, 전체 노동자 대비 이주노동자 비중인 4.2%를 감안하면 체불임금 발생률은 2배 이상 높다고 볼 수 있다. 이주노동자의 산재 사망 만인율(노동자 1만 명당 산재 사망자 수) 역시 1.39로 전체 취업자 평균(0.77)을 상회하고, 업무상 사고 재해율도 0.87%로 전체 노동자 0.34%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처럼 이주노동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해있다. 이러한 이주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최일선에서 이주노동자를 지원하는 전국의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예산을 복원하고 센터 종사자들의 노동환경도 함께 개선해야 한다. 한국노총은 ‘노동은 하나’라는 기치 아래 센터 예산 복원,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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