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권익센터(이하 센터)’ 상담실 문턱이 2024년 들어 분주하다. 매주 수요일 법률 지원을 받으려는 프리랜서 당사자들이 입소문으로 찾아온다.
주로 미수금 때문에 매주 2~3명의 프리랜서가 소장 작성을 위해 찾아와 변호사의 자문을 요청하고 있다. 높은 법률비용 부담 때문에 대부분 미수금 받기를 포기하던 프리랜서들에게 센터가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작년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체불임금이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프리랜서의 미수금은 거기에 포함되지 않았다. 프리랜서들의 미수금은 체불임금이 아니어서 어디에도 통계가 없다. 정식 조사도 안 되었다. 그래서 프리랜서가 자신의 체불임금인 미수금을 받기 위해서는 어려운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
노동지청 진정을 했지만,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찾아오는 프리랜서들이 많다. 민사소송을 하려고 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법률비용 때문에 포기하기도 하고 본인소송인 전자소송을 하면 된다지만 낮은 법률 지식으로 인해 소송절차 진행이 두려울 뿐이다.
더구나 법원으로부터 지급명령이 이루어져도 돈 안 주려는 사람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이제는 압류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런 첩첩산중인 소송을 위해 도와주는 곳이 센터다.
센터는 프리랜서 관련한 사건을 많이 다룬 변호사와 민변의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 변호사, 한국공인노무사회 노무사가 전문성과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가지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작권 상담도 꽤 있다. 교과서 제작에 참여한 어느 작가는 자신의 그림이 저작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계약서를 작성하고도 고용 불안에 억울한 심정으로 계약서 문의를 하러 찾아왔다. 그런 계약은 하지 마시라고 조언하기에는 생계를 유지하며 일할 수 있는 보호제도는 부재했다.
계약서, 저작권, 미수금, 재하청, 각종 갑질 등 프리랜서로 살아가면서 당하는 다양한 피해사례가 센터로 모이고 있다. 그래서 센터는 상담과 소송 지원에 머물지 않으려고 한다.
▲ 지난해 11월 8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프리랜서 실태보고 및 정책과제 토론회’
2023년 현장 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회 토론회, 직종별 간담회를 통해 프리랜서단체들과 협력관계 구축해 왔다.
또한, 국가 차원의 정책대안을 고민해서 사회 의제 생산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대통령 소속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프리랜서위원회’를 제안하고 프리랜서 권익 보호를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플랫폼프리랜서노동공제회’ 산하에 설치된 센터는 2023년 6월 29일 개소하여 사업 기반을 만드는 일에 바쁘게 달려왔다. 2024년에는 본격적인 프리랜서 권익 대변을 위해 더욱 폭넓은 활동을 펼쳐 나가려고 한다.
프리랜서 당사자의 참여를 위해 현장으로 다가가는 사업을 예정하고 있다. 예비프리랜서를 위한 권익 수첩 제작과 학교 교육프로그램 제공, 워크숍, 당사자 권리단체 지원을 통한 조직화 지원도 주요한 사업이 될 예정이다. 특히 프리랜서 조직화 사업은 협회와 노조 등 형태를 열어두고 추진하고자 한다.
‘프리랜서권익센터’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재정과 인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프리랜서의 권리 보호는 더는 미룰 수 없는 한국노동운동의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프리랜서가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고 당당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센터에 대한 지원과 관심을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