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 변화에 따른 경제주체의 의사결정과정에서 통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가 통계 기관은 신뢰할 수 있는 통계를 국민을 포함한 경제 주체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 의무다.우리나라 통계청 역시 일정 주기로 국민의 소득, 생활방식, 물가 정보, 각종 분야별 국가 통계를 제공하는데, 대표적인 통계조사 중 하나인 가계동향조사는 전국 약 7,200가구를 대상으로 소득 및 지출 관련 항목을 가계부 기재 형태로 작성해 결과를 공표한다. 이를 통해 현재 국민의 생활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며 보완하는 정책생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노총에서도 조합원의 임금인상을 위해 활용해 온 표준생계비 모형 개정을 위해 올여름 조합원 생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약 한 달여 간 진행된 이번 조사는 2,600여 조합원 가구가 응답했으며 가구의 가계부를 활용해 소득과 지출에 대한 세부 사항을 기재했다. 조사 결과 응답한 조합원 가구의 평균연령은 42.81세, 평균 가구원 수는 2.95명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평균 가구원 수는 2.27명) 평균 가구원 수는 4인 가구(34%) 3인 가구(22%) > 1인 가구(21%) > 2인 가구(15%) > 5인 이상(9%) 순이다. 실태조사 응답 상위 업종으로는 제조(1,423개) > 공공행정(337개) > 운수·창고(168개) > 금융보험(146개) 순이며, 지역으로는 경기도(590개) > 서울(287개) > 경상남도(222개) > 충청북도(206개) 순으로 응답 비율이 높았다.
응답 조합원 가구소득 월평균 616만 원, 생활비 580만 원으로 나타나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와 마찬가지로 노총의 조합원 생활실태조사에서도 조합원들의 소득과 지출을 함께 조사했다. 지난 2018년에 이어 올해 5년이 지나 실시한 만큼 조합원들 달라진 생활방식을 찾아내고자 했다.
먼저 월평균 노총 조합원의 가구소득은 전체평균 616만 원으로 지난 2018년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월평균 임금 총액 571만 원보다 약 45만 원 상승했다. 하지만, 그만큼 지출 폭도 컸다. 지난 2018년 실태조사 결과 전체 가구 규모 평균 생활비는 370만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조사의 경우, 평균 생활비가 578만 원으로 무려 200만 원가량 높았다. 2018년과 같은 표본으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소득 증가액보다 지출 증가액이 컸다는 점에서 노동자 가구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
지출 비율이 높은 항목은 모든 가구를 통틀어 식료품비가 차지했다. 가구 규모별 월평균 약 150만 원가량이 식료품비로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육(95만 원) > 음식·숙박(71만 원) > 주거(67만 원) > 교통·통신비(50만 원) 순으로 소위 ‘필수 생활비’ 지출 폭이 컸다. 가구원 수별 세부적인 지출 상위 내역을 살펴보면, 1인 가구에서는 식료품비 (79만 원) > 음식·숙박(51만 원) > 주거(40만 원) 품목의 생활비 지출이 컸으며, 2인 가구의 경우에는 식료품(153만 원) > 주거비(95만 원) > 음식·숙박(77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3인 가구의 경우 식료품(150만 원) > 교육비(76만 원) > 음식·숙박(68만 원) 순으로 나타났고, 4인 가구의 경우 식료품(168만 원) > 교육비(134만 원) > 음식·숙박(81만 원) 순으로 나타나 3인 가구 이상부터 자녀의 유무에 따라 교육비의 증가 폭이 상당 부분 증가한 것으로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와 유사한 흐름인데 2023년 2/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9만 1천 원으로 나타났으며 주요 소비 품목으로는 음식·숙박, 식료품 비주류 음료비, 교통, 주거·수도·광열 순으로 엇비슷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기반 생활 증가 등, 달라진 생활상을 반영한 실태조사
최근 직업과 생활방식이 다양화해지며 조합원 생활방식 역시 달라졌다. 특히,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주당 평균 10끼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조합원 가족이 함께 모여서 식사하는 경우는 일주일에 약 6.4 끼로 나타났다. 가구원 수 별로는 2인 가구 평균 5.9끼 > 3인 가구 6.4끼 > 4인 가구 6.6끼 > 5인 가구 6.8끼 순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경우 분가해서 살고 있는지, 혼자 먹는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 제외함)
인터넷과 스마트폰 기반의 생활이 증가하며 이제 조합원 가구에서 ‘집 전화’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인 미만 가구는 대부분 집 전화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집 전화를 보유하고 있어도 1대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대신 스마트폰 및 이동전화 보급이 상용화되면서 전체 가구당 평균 2.8대의 스마트폰 및 이동전화를 사용하며 월평균 통신비는 20만 원을 약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케이블 TV와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PTV) 사용은 전체 가구의 88%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과 이후 조합원들의 여가를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코로나 사태 이후 비대면 서비스 증가로 가정에서 IPTV나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이용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OTT 서비스의 경우 전체 응답 조합원 가구의 74%가량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고, 월평균 5만 원가량 OTT 서비스를 위해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통계청 조사 결과 현재 여가 활동은 주중‧주말 모두 동영상 콘텐츠 시청, 휴식 순으로 나타난 것과도 일맥상통한 결과다.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해 조합원들이 건강과 여가에도 관심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들은 영화관, 공연장, 스포츠 관람 등을 한 경우는 연평균 3.3 회로 조사되었으며, 1회 평균 4만 원가량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제와 같은 건강보조제의 구매 비용은 월평균 22만 원가량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 가구의 차량 구매와 관련한 질문에는 신차 구매 비율이 약 64% 정도로 나타났으며 중고차는 약 35%, 리스 및 차량 렌탈은 1%가량으로 나타났다.
이번 생계비 모형 개정의 선행작업으로 시행된 조합원 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향후 임금인상을 위한 기초자료 작성과 달라진 생활상까지 반영한 완성도 있는 생계비 모형 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본 기관지를 통해 바쁜 일상에서도 응답해 준 조합원 가족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