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장시간 노동 사회에선 그 어떤 저출산 대책도 무용지물”이라며 노동시간 개편안 철회를 요구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는 28일 7년 만에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저출산 대책을 발표했다. 저출산위는 ‘결혼과 출산, 양육이 행복한 선택이 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출산휴가·육아휴직 제도 관련 실태조사와 근로감독, 전담 신고센터 개설 등으로 이행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29일 성명을 내고, “수차례 얘기했지만 제도가 없어서라거나 근로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며 “일하는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어느 일방에게 독박을 씌우는 것이 아닌 함께 돌보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생활균형사회의 실현”이라며 “저출산위의 목표가 제대로 실현되기를 원한다면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안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출처=대통령실
한국노총은 “저출산 대책으로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와 남성 육아휴직 참여자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또 다른 한편에서는 주69시간까지 몰아서 일을 시킬 수 있도록 하는 모순적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 대책을 도대체 누가 신뢰할 것인가”고 반문했다.
또한 “그동안 노동계가 노동시간을 유연하게 하거나 수당이나 급여를 인상하는 것으로 아이를 낳지 않는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고용과 임금이 안정된 일자리가 보장돼야 청년들이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누누이 외쳤지만 귀막고 있다가 다시 의견수렴이라니 도대체 수십년 간 무엇을 한 것인가”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