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등이 속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이 국회에 연금개혁특별위원회(이하 연금특위)를 사회적 합의 기구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연금개혁 논의는 지난해 5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3대 개혁 과제로 연금개혁을 제시한 후, 국회로 그 공을 넘겼지만 큰 진전은 없었다. 제4차 연금특위 전체 회의에서 모수개혁 중심의 ‘연금개혁의 방향’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특위 산하 전문가 자문위에서 단일한 세부 개혁방안이 도출되지 못해 다양한 복수 안이 제시됐고, 이에 따라 보험료율 인상과 수급시기 연장 등 확정되지 않은 내용만 무분별하게 보도되어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에 연금행동은 22일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연금특위를 사회적 합의기구로 전환해 국민 참여를 통한 연금개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윤석열 정부는 국회 연금특위를 지원해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가겠다고 밝혔지만, 본격적인 개혁과 관련된 활동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면서 “보건복지부 장관은 3월 국민연금 재정계산 결과와 10월 정부의 종합운영계획안 발표 외에는 연금개혁과 관련된 특별한 의견을 내놓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대통령실 차원에서도 연금개혁에 대한 논의는 계속하겠다고만 밝힐 뿐 정권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사안들은 제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2월 8일 국회 연금특위 간사인 강기윤 의원이 ‘공적연금 구조개혁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지금까지 논의된 ‘모수개혁’ 논의는 뒤로 미뤄지고 연금개혁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연금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온갖 사회적 논란을 만드는데 실마리를 만들어놓고는 그 논란의 화살이 본인들에게 돌아와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와 국회가 연금개혁에 대한 논란만 키우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은 시간을 벌고자 하는 비겁한 행위일 뿐”이라며 “연금개혁을 한다고 해놓고 방치하는 작금의 상태를 방치한다면, 그 악영향은 오롯이 모든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단체는 “정치인과 교수, 연구자와 관료들의 손이 아닌 노동자와 서민, 청년과 여성, 고령자와 장애인 이 모든 국민의 손에서 연금개혁이 검토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함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적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국회는 연금개혁특위를 어렵사리 여야합의로 발족시켜놓고서는 전체회의 4차례 이후 단 한 번도 공식적인 회의가 열린 적이 없을 만큼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발언 중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가운데)
그러면서 “연금개혁은 실질적인 내용이 매우 중요하지만, 정치‧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과정 또한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금 프랑스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금개혁안에 노동조합과 시민들이 분연히 일어나는 모습은 공적연금이 정치인과 전문가들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연금제도는 우리 사회 근간을 이루는 중요한 사회제도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류기섭 사무총장은 “정부와 국회는 지금부터라도 연금개혁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고, 모든 국민의 목소리가 충분히 담길 수 있도록 국회 연금개혁특위를 사회적 합의 기구로 전환하는 역사적 결정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