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9일 진행된 고용노동부의 2023년 주요 업무보고에 대해 “법치주의를 내세워 노조를 부패 세력으로 몰아세우고 노동조합과는 사회적 대화조차 불필요하다는 선전포고”라고 규탄했다.

고용노동부는 2023년 주요 업무보고에서 ‘노동개혁의 완수’를 첫 번째 핵심 추진과제로 삼고, ▲노사 법치주의 ▲노동시간 제도 개편 ▲파견대상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1월 5일 진행된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출처=대통령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의 업무보고는 정부가 비준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으며, 일방적인 기업 편들기 정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 이유로 한국노총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 ILO 기본협약의 핵심은 ‘노동조합 설립하고 운영함에 있어 정부에 의한 어떠한 개입과 방해도 받지 않을 권리’ 즉, 노조의 자율과 자치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정부도 이를 알고 있기에 겉으로는 ‘자율점검’, ‘자율공시’ 용어를 내세우고 있으나 법치주의와 사정의 칼날은 자율이 아닌 강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시간 제도 개편과 파견대상 확대는 통제 불능의 장시간노동과 불법파견 합법화만 초래할 뿐”이라며 “연장노동이 일상화된 우리 현실에서 유연노동시간제 확대는 장시간노동-저임금체계를 더욱 고착화 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노동자들의 임금·노동조건, 삶의 질과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한 사회적 대화의 의지조차 찾아볼 수 없다”면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연구회의 자문단 의견을 경사노위 의견으로 둔갑시켜 운영하는데, 한국노총이 들러리 설 어떤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28대 임원선거에 출마한 후보팀 모두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서 당당하게 투쟁할 것을 표방하고 있다”며 “한국노총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정식 장관의 선전포고에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