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조(이하 금융노조)이 모피아 낙하산 인사 등 정부의 관치금융 저지를 위한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금융권 대표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보은성 낙하산 인사 논란이 금융권으로 번지고 있다. 12일 윤석열 대선 캠프 출신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낙점됐다. 또한 오는 13일 차기 CEO 1차 후보군을 확정 예정인 BNK금융은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이 사실상 내정되었다고 거론되고 있으며 IBK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등도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 출신(모피아) 인사가 거론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노조는 12일 10시 30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금융권 모피아 낙하산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BNK의 경우 이사회 규정까지 바꿔 외부출신 회장 임명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의 경우 직전 금융감독원장의 행장 임명이 유력하다는 설이 있다”면서 “공정과 법치를 강조하는 대통령의 철학과 다르게 금융권 낙하산이 연이어 거론되고 있는 것은 그 배후에 ‘모피아’가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바꾸고 상식을 어겨가며 모피아 낙하산을 내리 꽂는 일을 공정이 아니며, 강자가 법대로 하겠다면 막을 방법은 투쟁밖에 없다”면서 “금융노조 10만 조합원은 단결 대오로 낙하산 저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 모두발언 중인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
김형선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과 권희원 금융노조 부산은행지부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언론에 오르내리는 모피아 인사 등이 최종 후보로 정해진다면 현 정부의 공정과 상식뿐 아니라 공직자윤리를 비롯해 자유시장경제주의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올드보이 중에 올드보이인 모피아가 아닌 내부서 치열하게 준비해온 인사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지방채 문제, 흥국생명 콜옵션 미이행 등 복합적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와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윤석열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응 마련은커녕 금융사에 자기 사람 심기에 혈안이 되었다”고 꼬집었다.
▲ 연대사 중인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이어 “우리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모피아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가 금융지주 회장에 앉아 수많은 문제를 양산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면서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뿌리깊은 관치금융의 관행을 끊어내자"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을 비롯한 금융노조 집행부, 금융노조 39개 지부 대표자,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등 시민단체도 참석했다. 금융노조는 낙하산 인사 저지를 위해 △BNK금융의 기준변경과 기업은행과 관계된 공직자윤리법 개정 추진 △출근 저지 투쟁 △대통령실 앞 1인 시위 등을 전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