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업장 35%를 차지하는 교대제 노동자 생활 안정 도모를 위해 사업장 임금 지급방식을 월급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노총 중앙연구원과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이하 금속노련)은 20일 14시,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교대제 사업장의 임금 지급방식 개편 방안’ 정책토론회를 열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금속노련 소속 73개 사업장 실태조사 및 5개 업종 12개 사업장 면담 조사 결과다.
이날 토론회는 우상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이 '교대제 및 임금지급방식 현황 분석', 송관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이 '교대제 사업장의 임금지급방식 실태조사 결과',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이 '교대제 사업장의 임금지급방식 면접조사 결과'에 대해 각각 발제했다.
실태조사 결과, 임금체계는 70.4%가 호봉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임금지급방식은 61.6%가 시급제로 나타났다. 시급제는 100~299인 사업장에서 80.0%로 높았고, 업종별로는 조선업(100%), 기계금속(81.8%), 철강(71.4%), 전기전자 37.5% 순으로 조사되었다. 시급제 사업장의 정규직 평균 시급은 13,494원인 반면, 비정규직 평균 시급은 9,392원으로 정규직의 69.6% 수준이었고, 2022년 최저임금 9,160원보다 약간 높았다.
△ 발제 중인 우상범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
또한 임금지급방식 전환의 경우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이 어려운 이유(1+2순위)는 사용자 반대(46.7%), 복잡한 임금체계(44.4%), 근태관리의 어려움(31.1%) 순으로 나타났다. 시급제에서 월급제 전환을 고려하는 주요 이유(1+2순위)는 노동자의 안정적인 생활(66.7%),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사항(50.0%), 물량이 감소(33.3%)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월급제 전환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1+2순위)는 임금체계 설계의 어려움(40.0%), 사용자의 반대(33.3%), 노동자의 결근 증가 우려(20.0%), 노동자 동의 부족(20.0%), 기업 경영전략(17.8%) 등으로 나왔다.
△ 발제 중인 송관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임금지급방식에 대한 노조 인식의 경우 즉시 시급제를 폐지하고 월급제로 전환이 시급하다는 응답(39.0%)이 시급하지 않다는 응답(30.5%)보다 약간 높았다. 현재 운영되는 임금지급방식을 수용한다는 응답은 69.6%, 월급제로 전환되더라도 현재 임금액이 보전되어야 한다는 응답은 90.5%로 높게 조사되었다. 또한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하는 것이 노동자의 안정적인 소득을 위해 필요하다는 응답이 69.5%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위원들은 “시급제나 일급제보다는 월급제가 노동자의 안정적 소득 관점에서 필요하다는 보편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시급제 금속노련 사업장(61.6%)에서 월급제로 전환을 고려하는 비중은 11.8%에 불과했다”며 “이는 월급제로의 전환이 시급하지 않다거나 불필요하다는 입장이 아니라 시급-월급 전환과정에서 임금 보존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것으로 추론된다”고 설명했다.
△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그러면서 “불완전한 월급제, 불만족스러운 월급제라도 한번 도입되고 나면 비가역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사업장 특성에 맞게 탄력적으로 월급제로의 전환을 추진할 수 있게끔 할 수 있는 맞춤형 전략 수립에 나서야 한다”며 ▲시급제에서 월급제로 전환된 모범 사례 발굴 ▲자동차, 기계금속 업종 월급제 전환 우선 추진 ▲세대별(면접결과 MZ세대는 월급제, 40대 이상은 시급제 선호) 맞춤형 조합원 교육 등을 정책 방안으로 제시했다.
토론회에 앞서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은 "한 번의 연구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지만, 그동안 연구가 되어오지 않았던 만큼 오늘 토론회가 시급제 사업장의 월급제 전환을 위한 모델 개발의 시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인사말 중인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
이번 토론회는 이원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곽상신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 연구실장, 김영미 금속노련 정책기획본부장, 최지식 금속노련 세아창원특수강노조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